태국 시위대, 국왕을 내세운 이유는?

"태국, 선출된 정부에 대한 왕정주의 공격"

태국 반정부 시위대가 왕이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며 국가적 소요의 해결 방안으로 왕을 내세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태국 출신 좌파 정치학자인 짜이 응파꼰은 4일 <그린레프트위클리>에서, 반정부 시위에 나선 왕정주의자들은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허수아비 왕을 내세운 한편, 실세인 군과 손잡고 정권을 찬탈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태국 반정부 시위를 이끄는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는 지난 3일 밤, 총리를 국왕이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기존 총리 퇴진, 의회 해산과 함께 새로운 요구 사항을 들고 나왔다. 총리 불신임 투표는 좌초된 한편, 각종 시위 행동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시위대에 오히려 청사까지 내주자 국왕 생일을 앞두고 던진 전격적인 정치 공세다.

[출처: www.bbc.co.uk/ 화면캡처]

짜이는 “수텝이 시위가 군을 자극해 쿠데타를 추구하도록 하길 바란다”며 왕정주의로 회귀하려는 시위대의 의도를 비판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왕정주의자들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잉락 정부에 유리했다는 평이다.

짜이는 “정부는 1라운드에서 왕정주의자에게 이겼다”며 “난동을 부리는 군중(옐로우셔츠) 에 대해 폭력을 자제했다는 사실은 도덕적인 권위를 강화하며 신용을 얻게 한다”고 분석한다. 정부는 또, 민주적으로 선출됐기 때문에 이의 정당성은 이미 ‘왕정주의자 깡패’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응파꼰은 “국왕 생일, 일시적인 휴전 상태가 됐고 왕정주의자는 그들이 ‘친애하는 지도자’에 불손하길 원치 않지만 (...) 결국, 잉락 총리도 왕정주의자다”라며 그 한계를 짚었다. 정부 또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평소와 같은 기념식을 준비하며 왕에 대한 충성심을 보이고자 한다는 것이다.

응파꼰은 그러나 “속지 말자”며 “연로한 왕은 실제 권력이 없으며 그는 어떠한 것도 감행할 만한 충분한 용기가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군대의 도구이며 엘리트로 실제 권력은 군에게 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군은 쿠데타를 원하지 않는다. 군대는 2011년 잉락 총리의 오빠인 탁신 그리고 현 여당과 거래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짜이는 군이 다시 개입한다 하더라도 왕이 총리를 지명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왜 시키는 대로 제주를 부리는 자가 있는데 원숭이에게 힘을 주겠는가”라는 것이다.

짜이는 결국 “태국 지배계급은 쓰디쓴 경험으로부터 민주화 과정과 같은 종류가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빈민에 기초한 레드셔츠 민주화운동(현재 잉락 정부를지지)을 쓸어 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한다.

짜이에 따르면 지금까지 정부는 퇴진과 의회 해산을 거부해왔지만 앞으로 무엇이 일어날지에 대해선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반동적인 학계와 시민단체는 정부에 의회를 해산하라며 상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태국 대학 학장회의는 심지어 향후 총리는 선출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지지하기도 했다.

짜이는 “이들의 정치적 입장은 놀랍지 않다”며 “그들 모두는 2006년 쿠데타를 지원했고 국민 다수가 지능이 떨어진다고 비난하며 2010년 민주화 시위에 나선 레드셔츠에 대한 군의 진압을 환호했다”고 덧붙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는 집권 여당과 군대 고위층은 “국가적 통합을 위한 정부”를 제안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레드셔츠와 유권자 다수는 이에 반대하며 대안은 오직 민주적 노동조합 운동을 포함한 민주주의 운동을 통해 확산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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