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께 산업재해 승인을 돕겠다고 약속한 삼성전자서비스 칠곡센터 사장 임 모 씨가 소개해준 노무사가 유가족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하니, 노조가 교육을 많이 시켜 스트레스를 받은 걸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이다.
장례를 치를 때만 해도 가족들은 사장 말을 믿었다. 현우 씨 누나 승은(48) 씨는 “처음 현우 빈소를 차리고 사장이 찾아왔다. 빈소에 향이라도 피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없었다. 그러면서 노조가 사인(장례 위임)하자고 하면 절대 하지 말라고 했다. 노조 분들한테 현우 이야기를 듣고서 장례를 미루고 노조에 위임하려고 했다”며 “그런데 사장 쪽에서 계속 찾아와 도와줄 테니 빨리 장례를 치르자고 했다. 당시 경황이 없어 이 말을 너무 쉽게 믿었다”고 말했다.
사장과 유가족은 현우 씨 산재에 대한 자료 협조를 하며, 산재로 판정나면 회사가 들어놓은 근재보험 1억 5천만 원도 유족에게 주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승은 씨는 “장례를 마치고 나서 사장을 만나 ‘정신 차리고 보니까 현우 사장님 밑에서 일했는데 위로금, 보상금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더니, 산재 이야기만 하더라. 그래서 ‘산재는 별개 문제고 직원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산재 승인 안 나면 내 책임이 아닌데 왜 그러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승은 씨는 “사장이 소개해준 노무사를 만났더니 ‘산재 되게끔 도와주는 사장도 없다’며 사장 편을 들더라. 노조도 100% 믿지 말라고 말했다. 조금 꺼림칙해서 계약은 하지 않고 1주일 후에 노조 사람들과 같이 만났다. 그러면서 노조에 교육이 없었는데 교육이 있었던 것처럼 해서 산재 신청을 하자고 해 언성이 높아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승은 씨는 “없었던 일을 있었던 것처럼 하는 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현우가 하던 업무와 관련해서도 노조 분들 이야기랑 다른 것 같다고 노무사에게 물으니 도리어 화를 내더라.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 그 노무사와 계약하지 않고 노조에 부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자리에 동석했던 임종헌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칠곡분회장도 "당시 이 이야기를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노조 교육이 많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떠 넘기려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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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출혈로 사망한 임현우 씨.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대구 칠곡점에서 근무하던 임 씨는 과다한 업무와 실적압박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지난 8월부터 건강에 이상을 느껴왔지만, 쓰러진 26일에도 자재반납을 위해 출근 준비를 해야만 했다. [출처: 뉴스민 자료사진] |
삼성에 속았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을 때쯤 천안센터 최종범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한 형 선우(43) 씨는 천안으로 올라갔다. 장례식장에 찾아가 밤을 지새웠고,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상경 투쟁에도 함께했다.
선우 씨는 “뒤늦게 후회가 된다. 배고프게 일하다 하늘나라로 간 현우와 최종범 열사처럼 삼성의 횡포와 부당함에 죽는 이가 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확인을 위해 <뉴스민>은 임 사장과 통화를 시도했고, 기자 신분을 밝히자 “지금 회의 중이다. 나중에 연락하라”는 대답과 동시에 끊어졌다. 이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한편 현우 씨는 삼성전자서비스 칠곡센터에서 외근기사로 근무하던 중 9월 27일 뇌출혈로 목숨을 잃었다. 사망 한 달 전 무급 휴무 요청도 반려당했고, 7월에는 주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등 다한 업무와 실적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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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용길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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