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전국 56개 단체의 인권활동가 50여 명은 10일 오전 서울 대한문에서 세계인권선언 제정 65주년 맞이 기자회견을 열고 후퇴하고 있는 한국사회 인권 현실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책임과 주요 사건을 기록했다.
인권활동가들이 보는 한국의 인권 현실은 65년 전 세계인권선언이 제정될 당시의 물음 즉, “도대체 인권이 무엇인지, 그리고 도대체 자유가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통치권자의 지배 아래”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활동가들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후 ‘정치는 멎었고 사적인 혐오감으로 공적 사안을 처리하는 인적 지배’의 모습이 가시화됐다”며 “점점 심화되는 불평등의 극단에서 사람들의 기본권은 짓밟히고 생명조차 압류당하고 있다”고 짚었다. 쌍용차 국정조사 약속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고,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 정몽구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으며, 삼성 노동자의 잇따른 죽음에도 삼성은 무노조 경영 원칙 아래 인권을 제압, 대자본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수많은 하청, 알바, 특수고용직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권리를 짓밟아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종북’의 낙인과 함께 한국사회에는 ‘혐오’ 정서가 만연해,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깊어가고 있지만 국회는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해 놓고도 철회하는 사태까지 밟았다고 제기했다.
‘홀로코스트’처럼 고유명사가 된 이름들...쌍용, 강정, 용산, 밀양, 형제복지원, 성소수자
기자회견에는 다양한 인권 침해의 현장에서 연대하고 빼앗긴 이들의 인권을 옹호해온 활동가들이 참여해 인권의 현실을 고발했다.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활동가는 “세계인권선언 65주년, 대선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인권활동가들은 참담한 마음으로 모였다”며 “우리는 대선 전 후보자를 떠나 얄팍한 인권이 두터워지고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강해지는 세상을 바랐지만 한국 사회 인권은 후퇴를 거듭해 왔다”고 토로했다.
류 활동가는 이어 “2차 세계대전 후 사람들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인권선언을 만들었고 당시 학살이라는 말은 ‘홀로코스트’라는 고유명사가 됐지만 이제 한국의 억눌린 현장들도 고유명사로 호출되고 있다”며 쌍용, 강정, 용산, 밀양, 형제복지원, 성소수자 등 빼앗긴 이들의 의미를 각각 새겼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세계인권선언 전문 마지막에는 사람들이 폭압과 억압을 참지 못해 반란으로 내몰지 않도록 인권을 옹호해야 한다”고 기록됐다며 “이를 정부는 새겨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국사회 인권현실의 열쇳말...‘종북’과 ‘혐오’
이날 활동가들은 특히 올해 한국사회 인권현실의 열쇳말로 ‘종북’과 ‘혐오’를 선정하고 이 담론과 태도가 어떻게 한국 사회 인권을 옭아매며 정치적으로 이용돼 왔는지 설명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종북이란 단어의 출처는 공안당국과 언론에서 비롯됐다”며 “작년 언론에는 좌파 종북세력 척결이라는 칼럼이 쇄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공안당국의 언어에 갇혀 우리의 생각과 언어 그리고 사회 변화를 위한 노력이 위축돼 있다”며 “사람들을 분류하고 검열하는 종북 담론을 넘어서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나영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활동가는 “여성, 이주민, HIV/AIDS 감염인, 종북, 빨갱이, 전라도 등 혐오에 기초한 주장이 자연스레 진행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 1년 간 혐오는 익숙한 용어가 돼 버렸다”고 제기했다. 그러나 나영 활동가는 “더 큰 문제는 국가인권위 시정권고를 지자체가 무시하는 등 혐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정부가 이를 방치하는 것”이라며 “혐오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의 문제”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특별히 윤충렬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가 참여해 투쟁과정에서 느꼈던 인권의 문제를 전했다.
한종선 생존자는 “인권을 모른 채 한다면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형제복지원에서는 공식 통계에서도 12년간 513명이 사망했고 26년만에 이 사실을 알리고 있다”며 “쌍용, 강정, 밀양 송전탑에 왜 반대하는지 들어주고 알아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참여자들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우리는 저마다의 싸움 속에서, 모든 사람의 존엄을 보장하는 세상만이 각자의 존엄을 보장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며 “혐오에 굴하지 않고 용기 있게 거리에서 커밍아웃하는 사람들, 노동탄압을 뚫고 복직이나 단체협상을 쟁취해낸 사람들, 시간을 기록하고 원칙을 지키며 원칙을 지키며 한걸음씩 나아가는 청소년들, 해군기지를 평화의 인간띠로 이어선 사람들, 울산으로 밀양으로 희망버스를 타고 한걸음에 달려간 사람들, 작은 목소리로 이어말하기를 시작한 사람들, 이 모든 사람들이 2014년 인권의 그날들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단체는 이날 2013년 인권의 역사를 기억하는 프로젝트 ‘그날들’ 소책자도 배포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12월 1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부터 올해 11월 30일 밀양 희망버스까지 89개의 기억해야 할 인권의 그날들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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