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교에 교학사 채택 압박 공문 발송 "7종 좌편향"

친일, 독재미화 논란 교학사 교과서 채택 압박에 반발 확산

대구지역에서 친일, 독재미화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권하는 일이 벌어져 파문이 일고 있다. 대구국공립일반계고학교운영위원연합회(학교운영연합회)가 대구 고교에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7종의 역사교과서는 비교육적, 좌편향으로 왜곡돼 있다”며 역사교과서 심의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

  대구국공립일반계고학교운영위원연합회가 대구시 일반계고에 발송한 공문 [출처: 뉴스민]

학교운영연합회는 11월 27일 대구시 일반계고 교장과 운영위원장에 ‘학교운영위원회의 역사교과서 심의 관련 참고자료 송부 및 협조’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좌편향 역사교과서의 실체’, ‘박정희 정부 공과에 관한 교과서 비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공문을 보면 “최근 역사교과서를 둘러 싼 논쟁이 도가 지나쳐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특히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좌편향, 우편향된 교과서가 있어서 무엇이 조금 더 교육적으로 옳은지 국민들은 혼란을 넘어 두려워할 정도”라며 “초중등교육법 32조 4항에 교과용 도서의 심의 권한을 상기하고...(중략)...첨부한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여 회의에 임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공문의 첨부자료에는 “좌편향 역사학자, 민주당 의원, 전교조 등은 교학사 교과서 역사 인물에 대해 왜곡 선전하고 있다”,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7종의 역사교과서는 역사관을 농민, 노동자와 민중의 계급혁명의 관점으로 보고 그 내용도 비교육적, 좌편향으로 왜곡돼 있다” 등이 언급돼 있어 노골적으로 교학사 교과서를 옹호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연합회는 학교운영위원들의 모임으로 교육청 지원을 받아 활동하고 있어 교과서 심의 과정에서 영향력을 무시하기 어려운 단체다. 이 때문에 전교조 대구지부, 민주당 대구시당 등은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공문과 함께 보낸 첨부자료. 좌편향 7종 교과서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8종 가운데 7종이 문제라면 채택가능한 교과서는 교학사 뿐이다. [출처: 뉴스민]

소식을 접한 전교조 대구지부는 13일 성명을 내고 “(교학서 역사 교과서는) 일본 식민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를 촉진시켰다는 이론에 기초하고 있고, 친일파들을 민족 발전에 기여한 기업가, 학자, 교육가 등으로 둔갑시키고, 독립운동을 축소시키는 친일 반민족 교과서이다. 이런 역사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채택되도록 하기 위한 치밀한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으로 섬뜩함을 지울 수가 없다”며 “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 회장 명의 공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지금이라도 다수의 선의의 학교운영위원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사과하고 공문을 철회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곳인데 교육감이 각 학교운영위원 대표들로 구성된 학교운영위원 협의회를 만들어 지원하면서 관변단체의 성격이 강해지게 되었다”고 지적하며 “협의회의 입장은 대표자 소수의 의견이며, 행여나 이번 공문으로 단위 학교에서 교과서 심의절차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장은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민주당 대구시당도 지역위원장단 명의로 ‘학교운영위원연합회는 국사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모독하지 말라’는 성명을 내고 “연합회가 지역교육청 지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 공문은 지역교육청의 묵인 아래 일반계 고등학교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며 “연합회가 해당 공문을 즉각 철회하고 조성구회장은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문을 발송한 조성구 협의회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교학서나 외부로부터 청탁받은 일은 일절 없다. 좌편향 교과서로 인해 대한민국 근본 자체가 흔들리고 있어 교육부가 지시한 데로 만든 교과서가 교학사 하나뿐”이라며 “친북 찬양하는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 공문을 발송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8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전시본을 온라인으로 전시하고, 18일경 서책형 전시본도 일선 학교에 제공할 예정이다. 학교는 ‘교과 교사의 추천→학교운영위원회 심의→학교장의 확정’의 3단계 검토과정을 거쳐 오는 30일까지 주문을 마쳐야 한다.
덧붙이는 말

천용길 기자는 뉴스민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민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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