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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복지원피해생존자모임과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는 23일 오전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에 집단 진정했다. |
형제복지원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집단 진정이 진행됐다.
형제복지원피해생존자모임과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는 23일 이른 11시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에 집단 진정했다.
형제복지원은 3500여 명의 원생이 수용됐던 전국 최대의 부랑인 수용시설로 1975년부터 1986년까지 12년간 공식 기록만으로도 513명이 사망한 곳이다. 사망자들은 암매장되거나 병원에 가족 동의 없이 해부용 시신으로 팔려나갔다. 사망 외에도 수용 당시 원생들을 대상으로 폭력과 성폭행, 감금, 노동 착취 등이 일상적으로 일어났다.
1987년 울산지검 김용원 검사에 의해 형제복지원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고 수사가 진행됐으나, 당시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은 횡령만이 인정되어 최종적으로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마무리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생존자 오준구 씨는 “국가를 고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라며 “형제복지원은 복지시설이 아닌 감옥과 같은 수용시설이었다”라고 밝혔다. 당시 부산에 살던 오 씨는 13살 때 부산역에 혼자 놀러 갔다가 단속반에 잡혀 형제복지원에 끌려갔다.
오 씨는 “죄인은 죗값에 따라 최소한의 형기가 정해져 있지만, 우리는 형기 없는 곳에서 감옥 아닌 감옥 생활을 했다”라면서 “형제복지원은 가족이 신병 인수를 하거나 탈출, 혹은 죽어야만 나올 수 있는 비참한 곳이었다”라고 전했다.
오 씨는 “당시 형제복지원엔 3500여 명이 수용되어 있었는데 이 중 80%가 부산시와 경찰의 단속에 의해서였다”라며 “당시 경찰 내부 근무 평점을 보면 구류자 단속 시엔 2~3점을, 부랑인을 단속해 형제복지원에 보내면 5점의 근무평점을 줬다. 이 때문에 경찰은 무차별하게 시민들을 잡아들였던 것”이라고 분노했다.
오 씨는 “형제복지원은 당시 한해에 20억 원의 국가 보조금을 받았다. 그러나 국가는 이에 대해 어떠한 관리감독도 하지 않았다.”라면서 “현재 박인근 원장은 부산의 복지 거물로 천억 원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상임활동가는 “인권위법에 따르면 1년이 지난 사건은 각하 대상이라서 이 진정을 각하할 수도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단서조항으로 인권위가 조사한다고 하면 직권 조사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인권위는 제대로 된 모습이 아니기에 인권위가 이걸 조사할지 의구심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명숙 활동가는 “형제복지원에서 12년간 513명이 이유 없이 사라졌지만,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 없었다. 또한 진상규명과 함께 박인근 원장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도 없었다.”라며 “국가폭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준은 책임자를 처벌하고 피해자에게 배상하며 재활하는 것이다. 국가가 이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이번 진정을 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사회를 맡은 49평화통일재단 안경호 사무국장은 “형제복지원은 정치적 사건이다. 김용원 검사가 처음 내사를 할 땐 불법구금, 강제노역 등의 형사사건이었지만 청와대, 지방정부, 검찰청장, 부산지청장이 막아서면서 형제복지원은 그 성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라며 “따라서 단순한 인권침해가 아닌 국가가 만들어낸 정치적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국가는 형제복지원 수용자에 대한 입소경위, 학살, 폭력, 성폭력, 강제감금, 강제노역, 부당한 처우 등 인권침해를 조사해 진상을 규명할 것 △피해생존자, 사망자 가족 등의 정신적, 경제적 고통과 어려움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의료지원, 배상과 보상 등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것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현재에도 계속되는 시설에서의 인권침해 조사와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법·제도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피해생존자들이 당시 부산 시내를 혼자 걷는 여자, 길에서 혼자 노는 아이, 길에서 껌을 파는 사람 등이 경찰, 공무원, 단속요원에 의해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을 재연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형제복지원 사건을 담은 책 ‘살아남은 아이’ 저자이자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인 한종선 씨는 인권위에 집단 진정을 마친 뒤 “이제까지 나를 비롯해 여러 피해자가 개인으로 인권위에 여러 번 진정했으나 인권위는 아무런 답이 없었다”라면서 “개인이 하면 들춰도 안 봤지만 이젠 들춰는 보지 않겠나”라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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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후 피해생존자들이 당시 부산 시내를 혼자 걷는 여자, 길에서 혼자 노는 아이, 길에서 껌을 파는 사람 등이 경찰, 공무원, 단속요원에 의해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을 재연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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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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