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정규직, 끊임없이 반복되는 해고위기

설비쪽 노동자들, 해고위기 처했다가 노조의 투쟁으로 고용승계 보장

인천국제공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월 1일자로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가 노조의 투쟁으로 업체로부터 고용승계를 보장받게 됐다. 상황은 정리가 됐지만, 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해고되는 노동조건을 바꾸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전개하고 난 뒤 벌어진 일이라 씁쓸함이 남는다.

[출처: 뉴스셀]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30일, 신규 용역업체인 A사가 요구한 입사지원서 제출시간이 매우 짧아 소속 설비지회 노동자들이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고 알렸다. A사는 2014년 1월 1일부터 여객터미널 기계시설 및 자동제어시스템 유지관리 용역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는 업체다. 노조는 A사가 “파업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3시간만 주고 입사지원을 하도록 했다”고 폭로하며, “관련서류를 구비하는 데에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시간”이라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설비지회 지회장과 A사 인수인계 팀장은 협의를 통해 ‘12월 23일 오전 중에 지회에서 업체에 고용승계 문제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면 업체는 그 공문에 답변을 보내는 형식으로 입사절차를 알리기’로 했다. 노사의 합의대로 설비지회는 23일 업체에 고용승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냈으며, 26일까지 답변을 요청했다.

다음 날인 24일, 업체 행정담당자는 설비지회 지회장에게 전날인 23일 지부로 문서를 보냈다고 회신했다. 이에 설비지회장은 지부로 보낸 문서를 오전 중에 지회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업체는 문서를 오후 2시 50분경 팩스로 보냈다.

문제는 A업체가 보낸 팩스에는 ‘24일 오후 6시까지 입사 지원하라’고 되어 있었다. 입사지원서를 받고 불과 3시간 안에 입사지원을 하라는 통보였다. 더욱이 업체가 전날 지부로 보냈다는 문서는 26일 내용증명으로 지부사무실에 도착했다. 입사지원 기한이 지난 시점이다.

노조에 따르면 A사는 입사지원 기간이 끝났다며 개별적으로 구인구직 광고 사이트를 통해 입사 지원해야 한다는 뜻을 면담자리에서 지회 간부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고용문제나 임금, 노동조건에 대해서는 확답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설비지회 지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날짜에 입사지원을 하라고 했던 업체에 항의하며 조합원들의 이력서와 정보공개동의서를 업체 관리자에게 일괄 제출했다. 인천공항 지부는 29일 A사에 30일 오후 12시까지 전 조합원에 대한 임금·노동조건 저하 없는 고용보장 요구에 최종 입장을 달라고 공문으로 요청했고 아울러 공항공사에도 비정규직 노동조건 해결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노조는 “이번 사태를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에 대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투쟁할 것”이라며 30일 인천공항 터미널의 A사 사무실 앞에서 노숙 농성을 시작했다. 이날 저녁 6시 30분 경, 노조는 A사와 “임금 저하없는 고용승계”와 “노조가 30일 밤 12시까지 조합원들의 입사지원을 일괄로 업체에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신철 인천공항지부 정책기획국장은 이번 상황에 대해 “신규업체가 들어올 시 노조를 길들이거나 와해시키려 유언비어를 퍼트리기도 하고, 몇몇을 본보기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조장하는 일들을 해왔다.”면서 “올 9월부터 다달이 업체가 변경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끊임없는 고용불안에 시달려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지난 7일부터 있던 19일 동안 고용안정을 요구로 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이번 A사의 계약해지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었다.”고 덧붙였다.

[출처: 뉴스셀]

한편,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안정보장과 인력충원,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 12월 7일부터 25일까지 파업을 전개해왔다. 전면파업에는 소속 지회 중 쟁의권을 확보한 환경미화와 시설 지회 등 700여명이 참여했다. 노조는 나머지 지회들의 쟁의권이 확보되는 내년 2월까지 인천공항공사 측에 시간을 주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하며 26일 업무에 복귀했다.

노조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노조의 고용보장 요구에 대해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에게 보고한 자료에서 기존에 선택사항이던 ‘근로조건 이행확약서’(기존 직원의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를 필수 제출 서류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또한 용역계약 체결 30일 이내에 용역수행 계획서를 제출할 때 ‘근로조건 이행확약서 이행내역’을 기재하도록 신설하고, 용역계약특수조건에도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준수한다;는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행시점과 관련해서 노조와 합의된 사항은 없는 상태다.

6,900여명의 직원 중 87%인 6천여 명이 용역업체로 고용된 비정규직인 인천국제공항. 세계서비스 평가 1위에 걸맞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끊임없는 고용불안과 해고문제에 원청인 인천공항공사의 책임 있는 태도가 요구된다.
덧붙이는 말

백일자 기자는 뉴스셀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셀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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