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원전 재난 청소용역으로 노숙인 동원

정화 작업 일당,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쳐...후쿠시마 온 후 빚진 노숙인 증가

세이지 사사 씨는 이른 아침, 일본 북부의 한 철도역에서 집 없는 사람들을 찾아 배회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노숙인을 돌보는 사회복지 노동자가 아니라 직업소개소 사람이다. 사사 씨는 일본 후쿠시마 핵 재난 지역 정화 작업 업체에 노숙인들을 파견하는 대가로 1인당 100 달러(약 105,350원)의 보상금을 받는다.

30일 <로이터> 통신은, 노숙인들이 후쿠시마 원전 참사로 인한 재난 지역 정화작업에 최저임금도 못 받는 헐값에 동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숙인 중 상당수는 정화작업에 나섰다가 오히려 빚을 지고도 있다.

[출처: reuter.com 화면캡처]

약 3년 전,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북부 해안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강타한 후 후쿠시마에는 방사능 사고로 오염된 수많은 재해 현장이 아직도 남아 있다.

세이지 사사 씨는 “매일 나 같은 사람들이 오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추위를 피해 골판지 위에 누어 외투를 부여잡고 있는 노숙인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 지원 의사를 묻는다. 이러한 노숙인 모집 작업은 원전 재해 청소 작업에 기꺼이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려는 사람을 손쉽게 찾는 방법이기도 하다.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방사능 오염 지역 정화 작업

거리에서 생활하는 시추야 니시야마(57세) 씨는 “우리는 쉽게 선택돼요”라고 말문을 연다. 그는 “모집인들은 우리에게 ‘일을 찾고 있나요, 배가 고픕니까’ 그리고 ‘굶고 있다면 일자리를 주겠어요’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지역으로 파견된 니시야마 씨는 쓰나미 잔해를 청소하는 일에 하루 90달러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또, 음식과 임시 숙소에만 50달러 이상을 써야 했고, 일할 수 없는 날에도 숙소비는 내야했지만 추가 일당은 엄두도 못내 적자는 늘어만 갔다. 그래서 그는 빚을 지느니 차라리 거리 생활이 더 낫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고쳐 먹고 센다이 역으로 돌아왔다.

55세의 또 다른 노숙인은 1개월 노동에 10달러밖에 받지 못했다. <로이터>가 노동자들의 급여명세서를 검토한 결과, 이 노동자는 1,500 달러 상당의 임금을 받았지만 음식, 숙박시설과 세탁 요금이 자동적으로 빠져나가 월 말에는 10달러만 남아 있었다.

심지어 노동자 중 많은 이들은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빌리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후쿠시마에서 일을 시작한 후로 2만 달러를 빚지기도 했다.

노숙인들의 빚 문제는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노숙인 지원 활동을 하는 아오키 목사는 “노숙인 등 많은 이들이 기숙사에서 생활하지만 요금과 식비가 임금에서 자동적으로 빠져 나가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라며 “월말에 그들에게 남겨진 건 아무 것도 없어요”라고 전한다.

공제되는 비용 외에도 노숙인들은 애초 매우 적은 돈을 받을 뿐이다.

정부 지원사업 예산 중 각 노동자에게는 위험수당으로 일당 100달러만 추가 지불될 뿐이며, 임금으로 책정된 금액에서도 약 3분의 1만이 노동자들에게 돌아간다. 음식과 숙소비를 제외하면 노동자들에게는 시간당 약 6달러(약 6,320원)가 남는다. 후쿠시마에서 최저임금은 시간당 6.5달러로 이보다도 적은 규모다.

후쿠시마 경찰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떼이는 임금의 3분의 2는 중간에서 사라진다.

불법적인 하청 업체 운영과 하청노동자 착취

중간에는 각종 하청업체들이 있다. 조직폭력배까지 개입돼 후쿠시마 정화작업 운영은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만 해도 벌써 1월, 10월과 11월 모두 3차례 일본 조직폭력배들이 정부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일본 제2 건설회사 오바야시건설(Obayashi Corp.)의 오염 제거 하청 업체의 네트워크에 끼어든 한편, 노동자를 불법적으로 고용한 혐의로 체포됐다.

오바야시건설은 정부가 지원하는 방사능 제거 사업에 참여하는 다른 20개 주요 기업 중 하나며 당시까지 어떤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야마구치 구미, 스미요시 카이와 이나가카이 등 3개의 범죄 조직이 오야바시건설 아래 암시장과 같은 모집회사를 운영해 온 것으로 밝혀지며 체포 바람이 불기도 했다.

이렇게 공식 협력업체 아래, 조직폭력배의 그늘진 네트워크와 불법적인 브로커는 후쿠시마에서 활성화된 상태다. 후쿠시마에서 방사능에 가장 오염된 지역에서 일본 환경성과의 계약은 특히 수익성이 좋다는 풍문 때문에 더 그렇다.

정부의 공공 통제 부족

문제는 공공기관의 소홀한 관리감독에 있다고 제기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733개 기업이 환경성과 계약, 10개의 가장 오염된 마을과 후쿠시마의 폐허가 된 공장의 문이 있는 고속도로에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성은 2011년 오염 제거 사업을 위한 법을 제정했지만 일반 회사들이 효과적인 도로 건설 사업이나 공공부문 노동자 참여를 위한 공시나 증명서 없이도 사업에 뛰어들도록 해 입찰자에 대한 통제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로이터>는 환경성과 계약한 업체 중에 실제로 존재하는 지 증명하기 어려운 기업이 5개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화작업에 참여하는 많은 건설회사는 지상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니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각각의 일은 여러 계약에 의해 나뉘어져 있고 최고경영자는 이 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달 초, 아베 총리는 방사능 토양 및 기타 폐기물 저장 시설 건립 기금을 포함해 350억 달러로 정화 예산을 늘려 “후쿠시마 부활을 위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화 작업 기한은 늘어나고만 있다. 환경성은 지난 26일, 오염제거 사업이 애초 내년 3월까지 계획됐던 기한 보다 2-3년 더 걸릴 것이라고 연장 발표했다. “이는 이 지역에서 살았던 6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재해 후 6년이 지나서도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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