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뉴라이트 성향의 교학사 <한국사>교과서를 채택했던 학교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했으면서도 당초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한 과정에서의 학교장이나 사립 재단이 역사교사들에게 행한 압력 여부는 알아보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교육부는 지난 6~7일 이틀간 교학사 교과서를 선정했다가 바꾸거나 취소한 전국의 20개 고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이 가운데 “일부 학교가 시민·교직단체 등의 항의 방문과 학교주변에서의 시위와 시위계획 통보, 조직적 항의 전화 등이 교과서 선정 번복 결정에 주요한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외부에 의해 번복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은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서 깊은 우려와 유감을 금할 수 없다고”고 표했다.
“단위학교 자율성 훼손” 교육부, 담당교사 자율성은 외면
친일과 독재미화, 식민지 근대화론에 바탕을 두고 쓰인 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시민단체 등의 문제제기가 ‘외부의 부당한 압력(외압)’이라는 얘기다. 1000건을 훌쩍 넘긴 오류와 사실왜곡 등으로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교과서 채택에 대한 항의 자체를 외압으로 치부한 것이 교육부가 교과서 파동을 바라보는 인식이다.
한 사립학교에 항의성 방문을 한 학부모단체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교육적이지 않은 교과서를 채택해 우려하는 학부모와 지역여론의 우려를 전달한 것인데 이것이 부당한 압력이라는 황당하다”면서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를 살리려고 법을 어기면서 수정 기회를 준 자신들의 외압에는 눈을 감은 것이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교육부는 지난 8월 국사편찬위원회 검정 과정 승인과 지난 12월 수정명령에 따른 또 한 번의 승인, 보도연맹 등 9건의 추가 승인 등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3번이나 수정을 승인하고 검정교과서 지위를 유지시켰다.
교육부는 구체적으로 몇 개 학교가 외압으로 바뀌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나승일 교육부 차관은 이날 오전 결과를 알린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숫자를 말하는 것이 기타 추가적인 우려가 있어서 ‘일부 학교’라는 말을 했다”면서 “이미 언론을 통해 사례들이 보도된 바도 있기에 굳이 밝히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교육부는 당초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던 과정에서 터져 나온 학교장과 사립 재단 등이 역사교사에 행한 ‘부당한 압력’은 알아보지도 않았다. 나승일 차관은 “학교 관리자나 윗선에서의 압력을 행사했다고 하는 부분까지는 사실상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오히려 최소 선정 과정에 지나치게 또 다른 부담을 부분이어서 불가피하게 제외하고 번복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조사했다”고 밝혔다.
학교장 외압이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 양심선언 교사 “왜 나는 조사 않나”
이현준 교육부 감사총괄담당관은 “학교 내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에 관한 것은 조사대상이 아니었다”라고도 말했다. 역사교사에 대한 외압을 의사소통으로 본 것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학교장의 외압을 알린 공기택 경기 동우여고 교사는 “역사교사들이 선정할 때 학교장이 행한 요청에 대해서는 왜 조사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언론에도 나왔는데 교육부는 나를 만나지도 않았다”고 밝히며 “내부에서의 압력이 없을 때 자율성이 더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공 교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학교장의 간절한 요청으로 3순위로 학운위에 올렸고 이를 학운위가 최종 채택했다”는 내용을 폭로한 바 있다.
전교조는 이날 오후 내놓은 성명서에서 “정상적 의사표현을 외압으로 매도하지 말고 학교장 채택강압, 학운위 미개최, 순위 뒤집기 등 위법 행위를 처벌하라”고 요구하며 “온간 편법과 무리수를 동원해 교학사 교과서 구하기 작전을 벌이는 교육부 장관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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