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8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의 민주노총 사무실 침탈이 정당한 법집행이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사정위 위원장이 공식적으로 민주노총 침탈을 정당화하고 민주노총의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으면서, 노동계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노사정 대타협을 위한 기구인 ‘노사정위’가 오히려 노정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김대환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발생한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 침탈 사건과 관련해 “정도의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겠지만 정당한 법집행이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이 1987년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총파업 예고와 관련해 “예전과 여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1987년 체제로부터 스스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의무와 권리를 모두 포기한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침탈 이후 노사정위 불참을 선언한 한국노총에 대해서도 “항의대상이 잘못됐다”며 “한국노총이 중재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은 올 상반기 중 노사정 대타협에 나서겠다며 “한국노총은 여러 현안들에 대해 대화와 타협을 필요로 하는 인식이 있다”며 “한국노총은 노사정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노정 관계 전략으로 활용해 왔던 민주노총 배제 전략과 일맥상통한 것이라, 이후 노정관계는 지속적인 악화일로를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김대환 위원장은 한국노총에 대해 아쉬움을 전하며 ‘포섭’ 전략을 내세웠지만, 한국노총은 여전히 모든 노정대화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사정 대타협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앞서 한국노총은 민주노총 사무실 침탈 다음날인 23일, 경찰의 민주노총 강제 침탈을 규탄하며 정부가 사과할 때까지 일체의 노사정 대화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28일 민주노총 1차 총파업 결의대회에서는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이 참석해 “한국노총은 정부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 가열차게 투쟁하고 있는 민주노총과 함께 강력한 연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강훈중 한국노총 대변인은 김대환 위원장의 ‘한국노총은 노사정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한국노총은 (민주노총 침탈에 대해 정부가 사과할 때까지 노사정위를 불참하겠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 침탈이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김대환 위원장이) 안일하게 현실을 보고 있다. 현실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 역시 “사실상 식물상태인 노사정위를 명목상 유지해 준 한국노총이 불참을 결정한 원인은, 경찰의 민주노총 난입인데 김대환 위원장이 그것을 정당한 행위였다고 강변하고 있다”며 “노사정 대화나 사회적 타협은 사실상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노사정위를 노사정 대타협의 창구로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사회적대타협위원회’ 구성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현재 구성돼 있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충분히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노사정위원회에 집중해,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지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노사정위가 양대노총의 외면과 비판에 직면하면서, ‘노사정 대타협’은 고사하고 노정 관계를 악화시키는 ‘식물기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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