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으로는 ‘겸손한 부자 기업’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반면, 한국과 저개발국가에서는 노동착취와 노동탄압, 백혈병 등 산업재해, 심지어 아동노동 등의 비윤리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 ‘사회공헌’으로 ‘악마의 얼굴’을 숨길 수 있나
1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삼성노동인권지킴이가 주관하는 ‘삼성의 사회적 책임’ 토론회가 개최됐다. 김정주 한양대학교 경제학 강사는 이 자리에서 “삼성의 행태는 삼성 스스로 표방하고 있는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의 가치를 존중하는 경영원칙이 얼마나 형식적이고 위선적인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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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의 253개 기업, 기관, 시민단체 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자발적 국제협약인 ‘유엔 지구협약’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60여개의 삼성그룹 계열사 중 ‘유엔 지구협약’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한 곳도 없다. 대신 삼성은 자기 나름대로의 ‘경영원칙’을 내세우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이 내세우고 있는 ‘경영원칙’은 △법과 윤리의 준수 △깨끗한 조직문화 △고객-주주-종업원의 존중 △환경-안전-건강의 중시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의 책임 등의 부문으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강제노동, 임금착취 및 어린이 노동 등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환경노동과 관련한 국제기준이나 관계법령을 준수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선언도 있다.
하지만 ‘경영원칙’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현재 삼성은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등 전 분야에서 문제적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김정주 강사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삼성의 전근대적인 ‘무노조 경영’은 21세기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또한 2007년 이후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던 수십 명의 노동자가 작업장에서의 발암물질 노출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추정되는 백혈병과 뇌종양 등으로 사망했지만, 삼성은 이에 대한 책임 및 산업재해 인정을 거부해 왔다”고 지적했다.
2007년 12월 충청남도 태안군 앞바다에서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 사건’도 삼성의 비윤리적 행태의 단면을 보여줬다. 김정주 강사는 “사고 주체인 삼성이 태안군 일대 어민들에 대한 보상을 제때 하지 않아, 이로 인한 경제적 곤란으로 인해 자살하는 주민이 나오기도 있다”며 “사고 직후 삼성은 자발적 성금을 내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의 사과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사고발생 6년이 지난 작년 11월에서야 지역 발전금 명목으로 3,600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해외 공장에서의 노동착취와 아동노동 등의 문제도 끊이지 않았다. 이승협 대구대 교수와 신태중 함께하는시민행동 활동가는 “브라질 노동자들은 삼성전자 공장에서 매일 15시간의 장시간 근로, 월 27일 근무를 강요받았으며, 15시간의 노동일 중 10시간을 조립 라인에 서서 근무해야 했으며, 포장직무의 경우 텔레비전 1대의 포장에 필요한 기준시간을 4.8초로 설정해 매일 6,800번의 반복작업을 하도록 하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을 제공했다고 비판받고 있다”며 “이로 인해 약 8,200만 유로의 손해배상이 청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독일의 ‘금융 및 윤리연구소’는 브라질 노동착취 사건과 더불어, 2012년 삼성전자의 중국휴대폰 공장에서 이뤄진 아동노동 및 장시간근로 문제도 언급하며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인 윤리경영평가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회공헌활동 연간 4천 억 들여 이건희 ‘사재출현’ 8천 억 원은 모르쇠
삼성은 ‘경영원칙’과 더불어 수 천 억 원을 ‘사회적 공헌활동’으로 쏟아 부으며 이미지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삼성은 4곳의 복지, 공익 재단을 설립했으며, 그룹 내부에 ‘삼성사회공헌위원회’를 만들어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투자하는 돈은 연간 4,00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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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반올림] |
이 같은 삼성의 행보에 대해 김정주 한양대 강사는 “최근 들어 자선 및 기부활동에 투자개념이 접목되어 사회적 공헌활동을 사회적 투자로 인식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기업으로서의 삼성은 준법경영을 선언하고 윤리경영을 실천할는지 모르지만, 권력으로서의 삼성은 대중들에게 온갖 탈법과 불법을 자행하고도 결코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 한국사회 내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05년부터 삼성은 X파일 사건과 삼성비자금 사건, 이재용 경영권 불법승계를 위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의혹, 삼성 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발행 사건 등 1년 단위로 굵직한 배임, 횡령 등의 불법 사건이 폭로됐다.
하지만 법적 기소가 이뤄진 이 사건들과 관련해, 처벌을 받거나 책임진 사람은 전무했다. 이건희 회장의 경우도 배임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았지만, 이명박 정부 하에서 특별사면 돼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삼성은 이 같은 불법적 배임, 횡령의 법적 처벌을 피해가기 위해 ‘이건희 회장의 사재 출현’ 같은 금전적인 배상을 내걸었다. 이건희 회장이 지금까지 약속한 ‘사재 출현’은 총 8000억 원이지만, 이 조차도 지켜지지 않았다.
김정주 강사는 “2005년 드러난 대선불법자금 제공 및 삼성 X파일 사건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재 8천 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으나 실제 사재출연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2008년에도 비자금 조성과 불법적 경영승계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이 회장은 차명으로 관리하던 2조 원대의 주식을 실명 전환해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기업의 사회공헌 및 기부활동은 오히려 기업의 탈법성과 비윤리성을 감추기 위한 기만적 수단에 불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등 삼성 계열사들이 발간하는 ‘지속가능보고서’ 역시 단순한 기업 홍보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승협 교수와 신태중 활동가는 “삼성 SDI의 지속가능보고서의 사회성과지표는 주로 제품책임과 사회공헌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으며, 노동과 인권에 대한 내용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며 “특히 삼성 SDI의 지속가능보고서에는 반도체공장 백혈병 근로자와 관련된 언급은 단 한줄도 보이지 않는다. 사회적 현안과 쟁점으로 떠오른 사안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부정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전자가 발간한 지속가능보고서의 사회성과지표 역시 사회공헌을 제외하면 노동문제 및 노사관계와 관련된 언급이 나와 있지 않다. 이승협 교수는 “무노조주의와 노동자 감시 등 이미 알려진 사안에 대해 최소한의 입장표명도 없다”며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연구보고서를 연달아 발간하는 것은 반사회적 활동의 체계적 은폐시도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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