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필요한 교원 수보다 2배수를 임용고시에서 뽑는다.
2. 임용고시에서 뽑힌 사람들을 정규임용하던 것과 달리 전원 인턴교사 지위를 부여한다.
3. 한 학기 이상의 무급여 교육기부 봉사활동을 하게 한 후 평가하여 적격자만 교원으로 임용한다.
이는 실질적으로 교원신규임용을 완전 비정규직화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대구시교육청에서는 교원부적격자를 걸러내고 더욱 더 전문성을 갖춘 인원을 교원으로 채용하기 위한 제도로, 한 학기 이상의 인턴과정은 신규교사들이 학교 현장에 배치되었을 때 시행착오를 줄이고 현장적합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얼핏 듣기에 매우 긍정적이다. 신규임용 3년 동안은 교사의 ‘생존기’라고 불릴 만큼 교원 스스로에게도 혹독한 시기이고 신규교사들의 현장적합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가 빠졌다. 그에 따르는 부담은 과연 누가 져야 하는 몫인가?
언제부터인가 ‘갑’은 ‘을’에게 채용 전에 이미 완벽히 준비되어 있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채용과 동시에 100% 이상 일을 해낼 수 있도록 고용되는 사람이 모든 준비를 하여야 했다. 구직자들은 어학시험과 자격증 등 온갖 스펙으로 무장해 언제라도 당장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해야 하고 여러 사업체를 대상으로 동시에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 각각의 사업체에 ‘맞춤형 인재’임을 부각해야 한다. 무역회사에 한 번도 일해보지 않았지만, 온갖 정보와 업무처리를 꿰고 있어야 하며 입사 첫 달이라도 큰 계약을 따낼 만반의 준비가 된 사람. 그런 사람을 사업주는 구미에 맞게 선택해서 뽑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갑’은 어떠한 비용도 감당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국가의 중요한 정책이자 공적 서비스인 교육 역시 마찬가지이다. 교육의 질적 관리가 국가의 책임이라는 것이 국가수준교육과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국가는 그리고 각 교육청과 교육감은 교육의 질적 관리에 대해 무엇을 책임지고 있는가. 지금도 교사대 학생들은 온갖 자격증과 어학시험, 임용고시 학원 등 사교육을 통해 공교육교사로 양성되고 있다. 꽃꽂이 자격증이 중고등학교 윤리교과 교원시험에 가산점이 있다고 해서 꽃꽂이 자격증 붐이 분 적도 있었고 전과목을 다 공부해야 하는 교대생들의 경우 미술학원, 피아노학원, 영어학원은 기본으로 다닌다. 임용고시 학원 수강료는 한 달에 30만 원을 훌쩍 넘는다. 그리고 단언컨대, 학원 강의를 듣지 않고 교원임용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채 1할이 안 될 것이다.
이는 교원양성과정을 국가와 교육청이 완전히 민영화(산업화)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동시에 인턴교사제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신규교사들의 낮은 현장적합도’가 어디에서 근거한 문제인지 알 수 있다. 현재의 교사 채용과정은 교육현장과 동떨어져 있다. 국가나 교육청이 교원양성 및 채용과정에 관계하지도 소통하지도 공동으로 발전을 꾀하지도 않는다. 그냥 내팽개쳐져 있는 돈벌이시장. 그것이 한국 교원의 양성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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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교사제가 교원을 비정규직화시키고 높은 경쟁률의 시험을 2차까지 치러야하는 현재의 임용 체제를 실질적으로 3차 시험으로 변형시켜 임용준비생들의 갈등일 극단적으로 심화시킬 것이라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또한 무급으로 인턴교사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말은 교육기부 봉사활동이라지만 결국 평가권자인 교장의 심부름꾼으로 직장생활 초반부터 길들이기를 하는 반노동적인 정책이라는 점은 인턴교사제를 절대적으로 저지해야할 이유를 명확히 해준다.
이에 덧붙여 인턴교사제는 이미 상업화, 민영화되어 있는 한국 교원 양성 과정의 책임으로부터 국가와 대구시교육청을 더 자유롭게 할 것이다. 국가의 공적 제도인 ‘교육’의 질은 교원이 책임지는 것인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가? 우동기 대구교육감은 시민들이 내는 교육세를 받고도 이렇게 책임을 방기할 셈이라니 개탄스러울 뿐이다.
교원양성이 완전히 민영화되어 있는 미국 등의 사례에서 교원의 질은 자주 문제시되곤 한다. 한국은 그 어떤 국가보다 교육열이 높고 교원의 질에 관심이 많은 국가이기도 하다. 대구의 학생들, 대구의 시민들께서 생각해 보길 바란다. 4년 내내 학원에서 사교육을 받느라 뛰어다니고 임용고시에 통과한 후에는 무보수로 학교장의 손발이 되어 반년 이상을 일한 후 교원임용이 된 교사가 보다 현장적합도가 높고 더 전문적인 교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되는지를. 대구시교육청은 교사채용과정에 대한 혁신을 꾀하기 위해 제도 개선의 칼을 빼 들었다면 적어도 시민들의 교육세에 부끄럽지 않을 선택을 해야 했다. 필요한 교원 수의 2배 만큼 시험을 치게 해서 시험에 드는 비용을 두 배로 늘리고, 정작 뽑은 사람들은 교원으로 쓰지 않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봉사활동을 시키며 쥐락펴락하며 교원의 전문성은 개인들이 알아서 향상해 올 것이라고 말하는 교육청이라니. 이건 돈만 받고 일은 하지 않겠다는 심보지 않고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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