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과 18일, 고창과 부안의 어느 집단 사육농장에서 오리들의 집단폐사가 발생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역학조사 결과, ‘H5N8’이라는 조류인플루엔자(AI, Avian Influenza Virus)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18일에는 정부가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가창오리 등 1천여마리의 야생조류가 폐사했다 발표했고, 정부 연구기관들이 현장에서 폐사체를 수거해 폐사원인에 대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에 대해 야생조류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면서 야생조류를 살상하고, 종 보전과 서식지 보호에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되어 의견을 정리해 보았다.
공장식 사육 방식 바뀌고, 철새들의 다양한 서식처 조성 필요
야생조류가 집단 폐사한 고창 동림저수지는 조류연구자들과 탐조객, 사진찰영가들에게 익히 알려진 곳이다. 본인도 지난해 말에부터 현지를 자주 찾아 가창오리 최대 20여만 마리부터 최소 10만여 마리까지의 개체 수 변동을 조사하였다. 이외에도 최대 큰고니 68마리, 큰기러기 128마리, 노랑부리저어새 3마리 등 멸종위기종과 기타 오리들도 서식하고 있다. 특히 가창오리는 야행성으로 노을이 질 때 먹이인 낙곡을 먹기 위해 머물렀던 저수지에서 주변의 논경지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펼치는 군무는 장관이다. 하지만 군집성이 강한 종이여서 강력한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떼죽음을 당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2000년 10월에는 서산 천수만에서 가금콜레라로 가창오리, 고방오리 등 1만여 마리 정도가 떼죽음을 당한 적이 있다.
이번에 동림저수지에서 국립생물자원관의 연구자들이 걷어낸 죽은 새는 가창오리 20여 마리, 큰고니, 큰기러기, 흰빰검둥오리, 청둥오리 등 70여 마리였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종의 새들이 죽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실 우려했던 일이 발생한 것이다.
야생조류들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먹이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곳으로 밀집하는 경향이 증가해 개체 간에 보다 빨리 병원균을 옮길 수 있고, 독감 변종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 추수가 끝난 들녘에서 커다란 둥근 덩어리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소 사육용 여물로 먹이기 위해 거의 모든 볏집을 말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농경지에 떨어져 있는 낙곡(벼이삭)이 부족해지면서 낙곡을 먹는 겨울철새들이 굶주려 죽을 수 있고, 가금류 가축농장 근처의 농경지까지 접근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군집성이 강하다는 것은 언제든지 집단폐사의 우려를 갖고 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조류들이 분산해서 서식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낙곡이 많은 넓은 농경지를 끼고 있는 방해를 받지 않는 커다란 저수지를 여러 군데 확보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야생조류들이 집단적으로 서식하는 일정거리 안에는 가금류 사육장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공장식 집단 사육방식을 개체 간 충분한 공간 확보유지, 사육면적 허가제, 사육 개체 수 조절 등 동물복지까지 고려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대책이 필요하다.
밀실방식으로 집단사육을 하다보면 병에 저항하는 능력과 치유 능력이 떨어지고 개체 간 독감변종이 더 급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식 사육 가금류에서 치명적인 조류독감이 발생해서 야생조류에게 옮길 수 있고, 야생조류에게 조류독감이 발생해 가금류에게 전파됐을 때 병의 저항력이 부족한 가금류가 집단폐사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공장식 사육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가금류가 스스로 병원균에 저항력을 키울 수 있도록 사육방식을 바꾸도록 면밀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야생조류 죽었을 때, 현장 통제도 필요
야생조류들이 죽었을 때 어떤 원인에 의해 죽은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하게 방제복을 착용한 일부 전문가만이 현장에 접근하도록 하고, 이외의 사람들은 전문가들이 정한 지역으로는 접근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치명적이고 전파성이 강한 고병원성 조류독감에 걸려 죽었을 경우 다른 지역으로 전파의 우려도 있고, 폐사한 인근 가금류 축사장에서 조류독감 ‘H5N8’이 이곳 자연서식지로 전파돼 야생조류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송인터뷰를 하러 ‘출입금지’ 간판 앞에 도착했을 때 간판만 있고 누구도 제제하지 않고 있었다.
더욱이 방송기자의 말에 의하면, 취재하던 현장에 행정공무원, 경찰, 방송취재기자, 조류보호단체 관계자 등이 방진복도 입지 않은 채 몰려 있었단다. 더욱이 집단적으로 조류들이 몰려 있는 서식지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고 취재기자까지 취재경쟁을 벌이다 보면 나머지 많은 조류들에게 위협을 주어 편안히 쉬지 못하게 된다. 혹 병에 걸려 있는 조류라면 저항력이 더 떨어져 죽을 수 있고, 이들이 다른 곳으로 서식지로 이동해 전국적으로 병이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들은 이동성이 강하기 때문에 죽은 새와 같은 종, 특히 집단폐사가 우려되는 군집성이 강한 가창오리가 주로 서식지로 이용하는 금강호, 해남지역의 영암호와 고천암호, 금호호, 천수만 간월호, 주남저수지 등의 모니터링 전문가와 관계 공무원들이 긴밀히 협력해 상당기간 현장조사와 대책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가창오리는 집단성이 강하고 하루에도 이들 지역까지 오고 갈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들 지역의 모니터링 전문가들과 함께 연계해 공동으로 개체 수 확인과 서식지 및 주변 농경지의 상황을 조사해 왔다. 18일, 긴급하게 각 지역 모니터링 전문가들에게 전화연락을 해 20일부터 더욱 주의 깊은 모니터링과 폐사체가 있는지 확인하기로 약속했다. 그동안 공동조사를 하면서 농경지 먹이가 많이 줄어들고 서식지에 교란행위가 증가해 이들의 생존에 우려를 했고, 더욱이 2012년 5월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에서 제외돼 버리면서 더욱 우려가 되었다. 가창오리 무리들이 이번 겨울철이 시작되는 지난해 11월초 전후로 천수만과 금강호를 들르지 않고 지난해에 이어 곧바로 해남의 염암호로 이동을 해 버렸다. 염암호에서 11월 30일 조사결과 대략 40만 마리였고, 작년 말에는 이들 중 절반이 북상을 해서 고창 동림저수지와 금강호에서 각각 10만여 마리가 관찰되었다. 전반적으로 먹이가 부족한 상황이라 병에 쉽게 걸리거나 굶주려 죽을 수 있고, 번식지로 이동해 영양 부실로 번식에 실패하는 개체수가 증가할 수 있다. 다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고, 종 및 서식지의 보호와 관리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확한 분석과 대응 위해 농림부와 환경부 공동 대응해야
그리고 폐사한 종과 개체 수, 폐사원인에 대해서 명확한 분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추측성 기자회견과 보도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1월 18일 밤, 농림축산식품부가 긴급브리핑을 하면서 배포한 자료에 “18일, 고창 동림저수지(오리 농장과 10km)에서 철새 천여 마리 떼죽음. 겨울 철새 10만여 마리 찾는 곳”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걷어낸 폐사체가 50여 마리였고, 그 전날에는 27마리였다. 그리고 당일 가창오리 개체 수는 20만 마리가 넘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자들의 질의 응답에서 “철새가 원인중 하나라고 본다면 전남북 뿐만 아니라 충청이나 다른 지역 즉 철새 이동경로에 있는 곳도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농림부는 “전문가들 의견을 들어보면 남쪽으로 이동하는 시기입니다. 현재 철새들이 발생하는 지역들이 전북 해안가인데 그 철새들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철새 이동 경로 파악 못했나? 설명해 달라”라는 질문에 농림부는 “가창오리가 남북으로 이동하는 그런 때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남쪽으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서남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럼 충청을 지나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전북 해안을 타고 들어와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거죠. 추우니까”라고 답변을 했다.
하지만 20일 전부터 조사한 결과, 가창오리는 이미 지난해 11월말에 해남 염암호에 40여만 마리가 있었고, 지난해 말 이들의 일부가 북상해 동림저수지와 금강호로 이동했다. 특히 동림저수지와 금강호는 하루 간격을 두고 이동해 오고 가고 했다. 따라서 남하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북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기존 가창오리들의 서식지 모두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따라서 농림축산식품부(산하 국립수의과학검역원)만이 아니라, 조류를 담당하는 환경부(산하 국립생물자원관)와 협력해서 공동발표를 하고, 외부 모니터링 전문가들과 연계해서 관련 지역을 모니터링하고 확산에 대한 대책을 새워야 하겠다. 조사지역을 방문해 모니터링할 때 방진복 착용, 소독제 사용 등 조사자가 갖추어야 할 매뉴얼도 제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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