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통상임금을 둘러싼 산업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며 통상임금 노사지도지침을 발표했으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자의적 해석 논란이 불거지며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노동계는 고용노동부가 사용자에게 유리한 지도지침을 발표하며 노사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근로개선 지도과장 회의를 열고 해당 지침을 배포했다. 고용노동부는 지침을 통해 대법원이 ‘이 판결 이후’에는 신의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임단협 유효기간까지’로 확장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2월, ‘노사가 정기상여금 등을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키로 하는 노사합의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돼 무효이나, 노동자가 이에 대한 추가임금을 청구하게 되면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따르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허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신의칙 적용시점과 관련해 이 판결 이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임단협 유효기간’까지 신의칙이 적용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지침을 통해 재직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은 고정성이 없어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이는 모든 상여금 및 수당 등에 재직자 기준을 추가하려는 사측의 편법을 조장할 여지가 크다”며 “특히 노조가 없는 대다수 사업장에서 이러한 편법남용은 불을 보듯 뻔하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예규’를 통해 법원의 판결이나 근로기준법 시행령 외의 새로운 요건을 제시하며 통상임금 범위를 축소해 혼란을 일으켜왔다. 노동계는 지속적으로 고용노동부에 예규를 변경할 것을 요구해 왔으나, 결국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에도 예규 변경이 아닌 지침을 발표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고용노동부가 오늘 발표한 ‘통상임금 지도지침’은 애초에 정치적 판결이었던 지난 달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을 사용자들에게 더 유리하게 해석했다”며 “혼란의 근원이었던 ‘예규’를 변경하지 않고 ‘지도지침’이라는 꼼수를 동원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특히 적용시점과 관련해 소급적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의칙 적용 시점을 ‘임금협약 만료일’까지 설정한 것을 두고도 “그동안의 판례에서 인정돼 온 체불임금을 못 받게 하는 것은 물론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명확하게 정의한 ‘이 판결 이후’를 ‘임금협약 만료일’까지로 확장 해석하여 일방적으로 사용자 편을 든 것으로 이것은 노사갈등을 조정하기는커녕 대립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침이 현장에 적용될 경우, 노동조합이 있는 곳의 임금 청구권은 원천적으로 제한된다. 민주노총은 임단협이 없는 90%에 달하는 미조직 노동자들의 청구권은 형식적으로 인정되지만, 사실상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번 지침과 관련해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대응방안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한국노총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고용노동부가 어설픈 지침으로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고용노동부가 오늘 발표한 ‘통상임금 노사지도지침’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자의적 해석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오판과 편법을 야기시키고 있다”며 “본 지침은 신의칙 적용에 따라 고정적 정기상여금의 소급분에 대해 아예 청구할 수 없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과대 포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