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대규모 부채에 칼을 겨눈 정부는 ‘방만경영’과 ‘과잉복지’가 그 원인이라며 부채의 심각성을 설파하기 시작했다. 여론전과 동시에 11월 18일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등을 거쳐 12월 11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했다. 18개 부채 중점관리 기관과 20개 방만경영 중점관리 기관은 올해 1월까지 부채감축 계획 및 방만경영 정상화 대책을 제출하도록 했다. 이 외 공공기관은 올해 3월까지다.
이어 작년 12월 말부터 올해 1월초까지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실행계획’, 미래창조과학부 소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등 각 부처에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넣은 운용지침 등이 쏟아져 나왔다.
부채관리와 방만경영 두 가지 해소에 방점을 찍은 이 계획은 공공기관 기강잡기는 기본이고, 노동자와 서민의 삶과 직결되는 공공기관 민영화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기획재정부 실행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기관 부채비율을 오는 2017년까지 200%(2012년 220%)수준에서 관리하기 위해 ‘강도 높은 자구책’을 포함한 기관의 부채감축 계획을 요구했다.
또한 ‘사업조정, 자산매각, 경비절감, 수익극대화 등 부채감축을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그 결과 18개 부채 중점관리 기관은 최근 사업구조조정(44.3%), 자산매각(18.7%), 경영효율화(8.4%), 수익증대(8.4%), 기타(20.2%) 등으로 구성된 부채감축 방안을 제출했다.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이 결국 공공성을 훼손하고 민간자본으로 채워지는 ‘중장기적 민영화 시도’라고 비판받는 대목이다.
방만경영 해소 계획은 복리후생 후퇴와 노사 단체협약 무력화에 맞춰져 ‘노조 손보기’ 의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양대노총은 “공공기관에 빚 쌓이니 책임은 공공기관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정상화’를 빌미로 민영화와 단협개악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계획의 기본원칙이 ‘사회통념상 과도한 복리후생은 지양하고 일차적으로 국가공무원의 복리후생 수준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인데, 방만경영 해소 계획이 사실상 노사 간 합의한 복리후생 부분을 건드리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 |
▲ 양대노총에 소속된 5개 산별연맹과 38개 중점관리 공공기관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가 지난 1월 23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거부하겠다는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출처: 공공운수연맹] |
특히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경영의 사례로 휴가, 휴일, 수당 등 공무원보다 높은 복리후생과 노조활동 보장 등을 들고 있지만, 공무원에게 보장된 유공자 자녀채용, 근속승진,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연장, 공무원연금 등의 차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대노총은 또한 “정부가 일부 기관의 후한 복리후생 사례를 침소봉대하면서, 전체 공공기관의 현실을 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취재결과 미래창조과학부가 방만경영의 사례로 들며 정부 합동대책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선 ‘고용세습’의 경우, 산하 49개 기관 중 1개 기관에서만 고용승계가 이루어졌다.
‘방만경영’ 해소 종착지는?...노사갈등 불가피한 출연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핵심은 부채감축인데, 다른 부처 산하 공공기관과 성격이 다른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매섭게 불고 있다. 일각에서 ‘방만경영’과도 다소 거리가 멀다고 말하는 출연연조차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정상화 대책 적용대상기관에 포함되자, 정부 대책이 ‘막무가내식’이거나 ‘노조 무력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올해 1월 9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추진하며 내달까지 각 기관별로 방만경영 개선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기관이 밀집한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출연연은 올해부터 기초기술연구회나 산업기술연구회 등 소속 연구회 이사장과 각각 ‘경영성과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를 통해 경영목표를 수립하고 방만경영 관리 성과를 평가지표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 |
또한 ‘8대 방만경영 사례’로 복리후생을 대폭 축소해 개선 실적을 인건비와 경상경비 심의에 반영하거나 연구회 사무처장을 노사담당관으로 지정해 산하 출연연의 노사협상을 담당케 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등 노동조건 후퇴 등이 예상돼 노사 갈등은 불가피하다.
상황이 이러자 출연연 노동자들은 “이곳은 신의 직장이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복리후생은 이미 후퇴했기 때문에 더 이상 메리트 있는 복지라고 불릴 만한 게 없다”, “평가에 시달려 생존권을 위협받다보니 연구자로서의 자부심마저 없어졌다”고 토로하거나 “노사자율 원칙도 깡그리 무시하고 정부가 공공기관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디어충청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칼바람에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고 있는 출연연 노동자의 삶을 살펴보고, 노동조건 후퇴 및 노동통제의 역사, 고용형태 변화 등 이들의 과거를 돌아본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 대책을 중심으로 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향후 노조의 대응을 들어본다.
- 덧붙이는 말
-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