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조사처 “군소정당 자유 보장토록 정당법 개정해야”

헌재 위헌판결 이후, ‘정당등록제도’ 재검토 요구도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8일 군소정당의 정당등록 취소규정과 관련해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군소정당 존립 보장 등을 위한 정당법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총선에서 2%이상 득표하지 못한 정당의 등록을 취소토록 하는 정당법 44조 1항 3조에 대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애초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노동당(구 진보신당), 녹색당, 청년당 등의 군소정당은 정당 설립의 자유를 갖게 됐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국회 입법조사처는 5일 ‘정당등록 취소규정에 대한 위헌결정과 입법과제’라는 주제로 <이슈와 논점>을 발간하고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입법부로서는 정당의 자유가 보다 확대되는 방향으로 정당법 등 관련 법률을 정비할 과제를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입법조사처는 위헌으로 결정된 현행 정당법을 군소정당의 존립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나아가 현재의 엄격한 정당등록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법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김선화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군소정당의 난립은 정국의 불안을 가져온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곤 하지만, 정당설립 단계에서 군소정치세력을 배제하는 것은 그 자체가 과잉규제이며 위헌적인 입법목적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며 “오히려 다당제를 통해 정치적 대표성이 고르게 반영될 여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입법조사처는 이미 선거에서 기탁금제도나 반환규정제한, 국고보조금지급제도 등으로 선거결과에 의한 차등적인 취급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군소정당의 존립자체를 규제할 필요성은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선화 입법조사관은 “이러한 이유로 법률을 개정한다면, 위헌으로 결정된 정당법 제44조를 개정하여 정당의 진지한 활동의사를 판단하는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격한 정당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는 현행 정당법에 대한 검토 역시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행 정당법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해야 정당으로 존립할 수 있으며, 등록요건 역시 ‘중앙당과 5개 이상의 시, 도당 및 천명 이상의 당원확보’ 등의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입법조사처는 “민주주의의 모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의 경우에도 2000년에 ‘정당, 선거 및 국민투표법’을 제정한 후에 정당등록제도를 규정했지만, 선거참여와 관련해서 등록을 실시하는 것이며, 소수정당에 대해서는 등록요건을 완화하고 있다”며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인한 폐해를 실제로 경험했고, 의원내각제를 택한 독일의 경우에도 정당의 존립자체를 등록제도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양당제가 확립된 미국 역시 정당에 대한 등록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김선화 입법조사관은 “우리의 경우는 1963년 정당법이 제정될 때 엄격한 정당등록제도가 도입되어 지금까지 유지된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정당기속력을 강화하고 정당을 협소하게 이해한 정당법 제정 당시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번 위헌결정을 계기로 입법부는 민주화가 심화되어 온 시대적 상황과 성숙한 정치적 시민의식을 반영하고 새로운 정당문화의 발전이 가능하도록, 정당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정당법 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잇다”며 “정당등록제도나 유사명칭금지규정 뿐 아니라 정당법에서 규율하는 여러 가지 규제 등도 정당의 다양성, 민주성, 개방성 및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함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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