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적극적 군사주의...“민중과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 확대”

유럽위기 후 부상한 독일, 미국과의 군사 공조 확대에서 경쟁으로

독일이 적극적 군사주의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세계적인 군사 갈등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세계 각국 안보 책임자들이 참석하는 ‘뮌헨 안보회의’ 기조 연설에서 현재까지 소극적이었던 군사적 태도를 도덕적으로 비겁하고 무임승차하는 태도라고 표현, 국제적인 책임에 부합해야 한다며 국제적 안전과 질서의 수혜자에서 보증인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종청소 또는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에 대한 군사 개입은 자명하다며 독일군 해외 파병의 정당성도 주장했다.

  평화활동가들이 군사주의를 강화하는 뮌헨안보회의 중단을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출처: <융에벨트> 화면캡처]

독일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사실 새로운 방침이라기 보다는 메르켈 정부 3기의 가장 특징적인 정책이다.

독일의 외교 정책은 유럽에 대한 경계 강화, 동유럽으로의 전진 및 아프리카에 대한 식민정책 대상으로 중점 추진될 전망이며, 2005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여야 대연정 시기 외무장관을 맡았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사민당), 메르켈 2기에 노동사회장관을 맡았으며 독일 차기 총리로 거론되는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국방장관(기민당)을 주축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독일이 그동안 ‘소극적’ 정책을 펴왔다고는 하지만 사실 이미 약 5,000명의 군인을 3개 대륙의 11개국에 파병해 있으며 향후 말리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파병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독일의 적극적인 군사개입 정책 천명은 세계적인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WSWS는 6일, 이 같은 독일 새 정부의 군사주의 강화 방침에 대해 세계 2차 대전과 나치정권 후 70년과 통일 25년만의 첫 번째 조치라며 “역사적 분기점을 이루는 공격적인 제국주의 외교 정책의 새로운 단계를 개시했다”고 논평했다.

유로화 위기 후 부상한 독일

독일정부의 노골적인 군사주의 강화 방침은 집권 기민/기사당과 사민당 기득권층이 “이제, 무력 개입을 위한 시간이 도래했다”는, 군사개입을 통한 지배체제 안정과 영향력 확대를 위한 조치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1일 독일 좌파언론 <융에벨트>에 기고한 독일 외교정책 정보 매체 <게르만포린폴리시(german-foreign-policy.com)> 죄르그 크로나우어(Joerg Kronauer) 편집장의 지적처럼, 유로화 위기 후 유럽에서의 권력 관계가 분명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애초 국제 외교 무대에서는 전통적으로 프랑스가 독일에 대한 경제적 열세를 보상하기 위해 주름을 잡았다. 프랑스는 아프리카에서 전쟁을 했고 보상을 강제했다. 일례로 2011년 초 프랑스가 코트디부아르 전쟁에 개입한 후 새 대통령은 프랑스 기업에 자국 시장의 대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그러나 유로존 위기는 이 모습을 뒤바꿔 놓았다.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프랑스 앞에서 독일은 이전에는 기껏해야 견제 세력으로 역할했지만 이젠 자신의 외교 및 군사정책을 관철시킬 수 있는 형편이다.

새롭지는 않지만, 유럽의 전문적인 과학및정책재단(SWP)는 지난해 10월 유럽에서는 “현재 보다 큰 권력분배가 시작됐다”며 “독일의 무게는 상대적으로 늘었고, 이에 비해 부채위기에 빠진 프랑스와 남부 국가들은 영향력을 크게 잃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독일은 지난 총선 후 직접적으로 새로운 국제정책적 공세를, 물론 EU의 수단을 포함해, 시작했다.

미국과의 공조 그리고 경쟁의 시작

크로나우어는 뿐만 아니라 독일은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로 중심축을 이동하고자 하는 미국의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중동과 아프리카에 대한 공조 요구를 받아왔다고 지적한다. 독일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이 책임을 논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말이며, <동아일보> 등 국내에서 외국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고 이번 행사에 보도한 것도 이런 이유다.

독일은 그러나 미국과의 공조 뿐 아니라 경쟁도 시작됐으며 이로 인한 군사적인 도전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 크로나우어의 견해다. 일례로 독일의 긴축정책은 미국에 불편한 결과로 이어졌다.

지난 10년 간 독일의 실질임금 삭감과 ‘아젠다 2010’은 독일 산업에 매우 큰 이득을 초래했으며 이는 유럽 내에서 뿐 아니라 유럽 외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독일의 수출경제는 으르렁거렸고 이는 프랑스(대독 적자 400억 유로) 뿐 아니라 미국에 대해서도 흑자를 봤다. 독일은 남유럽위기 시 발생한 수출 감소분을 미국으로의 수출 확대를 통해 메꿨고 대미 수출은 2010년 656억 유로에서 2012년 약 870억 유로로 확대됐다. 동시에 독일에 대한 미국의 수출 적자는 2010년 205억 달러에서 2012년에는 360억 유로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 재무장관, IMF 뿐 아니라 폴 크루먼까지 독일의 긴축과 ‘수출과잉’이 유로존을 보다 깊은 위기로 추락시킨다고 비판해 왔다.

뿐만 아니라 세계 통화시장에서의 달러 지배에 대한 유로화의 도전도 문제다. 독일의 한 일간지 <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외교정책단체(DGAP)의 미국 전문가 요제프 브람은 메르켈 통화에 대한 NSA의 감청은 통화경쟁과 관련된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는 여기서 “유로화는 이제 달러의 경쟁통화가 됐다. 이는 미국이 경쟁하는 유럽의 지도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고자 하게 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독일은 현재 미국과 NATO 등의 동맹을 통해 공조체제를 취하고 있지만 이미 개별적인 경쟁 관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미국 GPS와 경쟁관계에 있는 유럽위성통신시스템 ‘갈릴레오’ 같은 사례를 예로 들었다.

적극적 군사주의...민중과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일 뿐

31일 독일 가우크 대통령이 연설한 ‘뮌헨 안보회의’에는 20개국 정상과 50개국 국방 및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으며, 3100명의 경찰이 배치된 세계적인 회의였고, 이 같은 자리에서 독일 대통령의 선언은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 행사를 독일의 대표적인 방산업체 크라우스-마페이 베그만이 후원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 적극적 군사주의로 이익이 되는 자가 누구인지는 명확해진다. 이 때문에 독일 평화, 인권 활동가 뿐 아니라 수많은 양심들은 적극적 군사주의는 세계 민중과 평화만을 위협해 이들의 피로 방산업체, 독일 기업과 정치인들만을 살찌울 것이라며 저항하고 있다.

31일 대통령의 선언에 특히 경악한 독일의 인권, 평화활동가, 노동조합, 좌파정당 등은 다음날 뮌헨에 3천명 규모로 반대시위를 진행했으며 계속적인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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