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대, ‘투쟁계획’ 의결 못한 채 성원미달로 ‘휴회’

1호 안건 심의 도중 대의원 100명 이탈...2.25 파업 앞두고 어쩌나

민주노총이 대의원대회를 열고 2014년 투쟁계획을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성원 미달로 대의원대회가 휴회됐다. 애초 의결정족수 이상의 대의원들이 회의에 참여했지만, 개회 선언 후 2시간 여 만에 100명에 달하는 대의원들이 대회장을 빠져나간 탓이다.

결국 민주노총은 1호 안건인 ‘2014년 투쟁계획 건’ 조차 의결하지 못한 채 대의원대회 휴회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특히 민주노총은 오는 2월 25일 국민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파업 조직화에도 힘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대대, ‘투쟁계획’ 의결 못한 채 성원미달로 ‘휴회’

민주노총은 13일 오후 1시, 서울 등촌동 88체육관에서 제60차 정기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말 민주노총 침탈사건이 발생하는 등 노정 갈등이 극에 달한 만큼, 민주노총은 이번 대의원대회에서 ‘박근혜 퇴진’을 내건 연이은 총파업 투쟁을 결의한다는 방침이었다.

무엇보다 민주노총은 오는 25일 국민총파업을 시작으로 5~6월까지 총파업을 포함한 굵직한 투쟁 계획을 상정한 상태다. 올해 ‘투쟁계획 건’을 ‘2014년 사업계획’ 안건과 분리해 1호 안건으로 상정한 것 역시 규모 있는 투쟁을 성사시키기 위한 대의원들의 결의를 모으기 위해서였다.

이번 대의원대회에는 재적인원 967명 중 과반수인 540명의 대의원이 참석해 대회가 성사됐다. 하지만 1번 안건과 관련한 논의가 약 2시간가량 이어지면서 대의원들이 속속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올해 투쟁계획 안건과 관련해 이견이 발생한 것은 ‘2차 국민파업 시기’와 ‘투쟁방향 및 목표’와 관련한 내용이었다. 애초 민주노총은 오는 4~5월 박근혜 퇴진 총궐기 투쟁과 지방선거 대응투쟁 등을 진행한 뒤, 6월 말에 총파업 및 총력투쟁, 그리고 2차 국민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상정했다. 하지만 일부 대의원들이 총파업 시기를 5월로 앞당기자고 제안하면서 논의가 길어졌다.

총파업 시기와 관련해서는 중재가 이뤄졌지만, 투쟁방향 및 목표와 관련한 내용에서는 이견이 엇갈렸다. 일부 대의원들은 올해 투쟁방향 및 목표에 ‘박근혜 정권의 종북공세를 분쇄하고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저지하며 반전평화, 자주통일을 적극 실현한다’는 기조를 추가하자고 주장했지만 반대 의견도 제기돼 이견이 발생했다. 결국 신승철 위원장은 수정된 안을 중심으로 표결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 개회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 50분 경, 표결을 위해 재석인원을 확인했다. 하지만 재석인원은 의사정족수 484명에 미치지 못하는 448명으로 집계됐다. 애초 참석한 대의원 중 약 1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1호 안건도 의결하지 않은 채 대회장을 빠져나간 셈이다.

신승철 위원장 “대단히 죄송하다. 21일 오후 2시 속개 할 것”

민주노총은 이번 투쟁계획의 중요도를 감안해, 대의원대회를 사수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후 4시 50분 경 정회를 선포하고 두 번에 걸친 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했다.

중집은 회의를 통해 “대의원대회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인식 하에, 저녁식사 후 6시까지 재석확인을 다시 한 번 하고 대의원대회를 사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산별연맹 위원장과 지역본부장 등은 대회장을 이탈한 대의원 재조직화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여러 차례의 중집회의와 대의원 조직화 호소에도 불구하고, 오후 7시까지 성원이 채워지지 않아 결국 휴회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대단히 죄송하다. 오늘 대의원대회에서 2시간 가까이 정회를 했다”며 “우리는 25일 총파업 전에 대의원대회를 통해 결의해야 할 안건들이 있다. 우리의 힘을 모아야 할 투쟁의 의제가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대의원 동지들을 조직하지 못한 책임과 운영을 원활하게 해지 못한 책임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서 “중집회의 결과 대의원대회는 휴회를 하도록 하겠다”며 “오늘의 과정을 다시 한 번 힘 있는 투쟁 결의를 모아낼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승철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는 21일 오후 2시에 제60차 대의원대회를 속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휴회 선포 직후, 한 대의원은 “오늘 회의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2월 25일 총파업으로 박근혜를 퇴진시키는 것이 가능한가. 각성해야 한다. 21일 오후 2시에는 각 산하 대표자들이 책임지고 회의가 끝날 때 까지 대의원대회를 사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21일 대의원대회를 속개하고, 오늘 다루지 못한 △2014년 투쟁계획 건 △미래전략위원회 구성 건 △3기 전략조직화 방침 및 200억 기금조성 건 △2013년도 사업평가 및 결산 승인 건 △2014년도 사업 계획 및 예산 심의 건 △임원직선제 기본방침 및 사업계획 건 △규약개정 건 등을 의결할 계획이다.
태그

대의원대회 , 민주노총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지연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보스코프스키

    이런 중요한 문제는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야 맞는 것이 아닐까요? 거기다가 아직까지도 대의원을 거치기까지해야하는 간접제에다가 아예 이 대의원에 대한 선출절차도 부재 - 사실과 다를 수도 있겠는데 이 부분의 사실은 다른 댓글로 알려주세요 - 하고 이 때문만은 아니지만 지난 대선기에도 노동만 목소리를 내지 못했습니다. 조합원들은 뜻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대의원들때문에 번번히 이런식이라는 것 참 문제입니다. 오히려 저 일정도 앞당겨야 할 시기인데 매번 번번히 이러니 우선 이런 불참을 한 자들에 대해서라도 재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튀니지 노총 UGTT조차도 결정적인 국면에서 어용을 포기하고 총파업에 돌입했었는데 정말 UGTT라도 수입해야 하는 건 아닌 지 걱정입니다!

  • 보스코프스키님

    이런 때에도 상층부만 공격하면 만사가 해결되는건가요.

    저 대의원들을 용인한 것이 바로 현장입니다. 현장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고민 없이 맨날 어용 지도부가 문제라고 떠드는 게 얼마나 공허한가요.

  • 보스코프스키

    제법 격하게 대문(댓글)을 작성했는데 실은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의 상황을 모르고 그 반대가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확실하다고 생각하지만) 우측반대인지 좌측반대인지는 모릅니다. 님의 댓글은 감사드립니다. 다만 한 두번이 아닌 여러 번째 이런 식이라는 생각에 굉장히 격하게 나온 듯 하네요.
    현장을 전환할 방법 당연히 있어야 하겠지요. 아직 현장에 대한 파악이 부재하니 더욱요. 다른 분들의 관련 문서를 더 보겠습니다만 아직도 의사결정구조 자체는 국민파가 위원장 선거에서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 저는 그래도 결선엔 오르고 결선에서 낙선하리라고 예상 했었습니다! - 변화가 왔지만 위원장 직선을 비롯해서 직접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물론 이의 변화 역시 현장의 변화에 조응할 일이지만 지금의 간접 그것도 (극단적인 언사로) 과거 중세 말 근세 초 신성로마제국의 선제후 선거처럼 대의원 선출과정마저 부재한 초간접/극간접의 의사구조를 빠른 시간내에 바꿔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장황한지는 모르겠지만 저 역시 상층부만의 공격으로 님의 인상으로 다가왔다면 반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