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국정원 ‘보안법’ 처벌 받아야

야권, ‘국정원·외교부·검찰’ 만행 비판...‘특검’ 도입 요구 확산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항소심에서 검찰이 증거자료로 위조 공문을 제출한 것으로 밝혀지며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야권은 이 사건과 관련한 국정조사 실시와 특검까지 요구하고 있어, 향후 2월 국회의 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증거를 조작한 당사자들에게는 ‘국가보안법’이 적용될 수 있어, 증거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에 대한 처벌 요구도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국정원이 ‘국보법’ 처벌 받나

앞서 민변은 지난 14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당사자인 유우성 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이 씨의 유죄 증거로 제출한 문서들이 모두 위조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민변이 위조문서로 제시한 것은 유 씨의 출입국 기록과, 중국 화룡시 공안국이 출입국 기록 사실을 확인한 회신문, 그리고 ‘출입경기록 정황설명서에 대한 회신’ 등 세 가지다.

민변에 따르면, 주한 중국대사관 영사부는 항소심 재판 전날인 13일, 서울고법 형사 7부에 “한국 검찰이 제출한 서류는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것이 맞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는 형사범죄에 해당하는 만큼 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위조문서의 출처를 중국 측에 제공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위조 의혹에 휩싸인 공문들은, 항소심에서 1심 무죄 선고를 뒤집을 만한 중요한 증거자료다. 유 씨는 2006년 5월 23일 부터 27일까지, 모친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북한을 한 차례 밀입국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 후에 북한을 드나든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검찰이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유 씨는 5월 27일 다시 북한에 들어간 뒤 다음달 10일 중국으로 나온 것이 된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문서는 국정원이 선양 주재 한국영사관을 통해 입수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이 어떤 경로로 문서를 입수했는지는 정확한 경위가 밝혀지지 않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만약 국정원이 문서를 날조하고, 검찰이 위조문서를 증거로 제출한 것이 밝혀지게 되면 국정원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요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심지어 문서 위조 당사자들에 대한 ‘국가보안법’ 처벌도 적용될 수 있어, 국정원이 국보법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김용민 민변 변호사는 17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보안법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에서 증거를 조작하고 날조해서 다른 사람을 처벌토록 한 경우에는, 국가보안법에서 그 사람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을 받도록 하고 있다”며 “이 사건에서 조작하고 위조한 사람들이 밝혀진다면, 그 사람은 간첩죄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 받도록 돼 있다. 굉장히 중요한 범죄다”라고 설명했다.

검찰이 애초에 문서 위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용민 변호사는 “재판 단계에서 그 기록은 위조다, 검찰에서 충분히 검증하고 제출하기 바란다고 여러 번 이야기 했다”며 “여러 가지 정황을 놓고 보자면 (검찰이) 이 기록이 위조됐을 가능성도 충분히 알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야권, ‘국정원·외교부·검찰’ 만행 비판...‘특검’ 도입 요구 확산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2월 국회의 핵심 사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증거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이 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을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진상규명 주체가 부적절하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야권은 수사대상인 검찰이 진상규명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사건과 관련한 청문회와 국정조사 실시, 특검 도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증거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조작, 묵인할 정도의 국정원과 검찰에 더 이상 수사와 재판진행을 맡길 수 없다”며 “이 사건에 관한 한 두 기관은 모든 신뢰를 잃었다. 이제 특검으로 가는 길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을 땐 한중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사건을 은폐하려고 하면 할수록 국정원과 검찰의 위신이 추락할 뿐”이라며 “증거조작에 가담한 사람과 기관 책임자에 대해선 응당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합진보당 역시 “이 모두가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검찰은 권력의 시녀 수준이 아니라 끔찍한 범죄 집단으로 전락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굉장히 위중하며 심각한 사안으로 독자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더 이상 어떤 조작이나 왜곡도 조금도 용납하거나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17일 오전, 상무위에서 “국정원은 해체를 각오하고 진실을 스스로 밝혀야 한다. 이런 국정원을 그대로 두고 민주주의도 인권도 없다”며 “정의당은 이번 사건을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국정조사나 특검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진실을 밝히고 범죄자들을 단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송호창 새정치추진위 소통위원장도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국정원과 검찰 공안부는 수사대상이다. 국회법 절차에 따라 임명된 특검이 독립된 수사를 담당해야 한다”며 “또한 국회 국정원개혁특위는 이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와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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