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새 총리 후보, 베를루스코니와 구태정치 개혁?

39세 렌치 새총리 18일 임명...민주당 분당 및 연정 붕괴 가능

이탈리아 경제위기 후 3번째 총리로 39세의 젊은 정치인이 부상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마테오 렌치가 출구없는 터널 속 이탈리아 구태 정치와 경제위기의 끝판왕으로 자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탈리아에서는 18일 마테오 렌치 민주당(PD) 대표가 새 내각을 맡게 된다.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16일 정부 위기 중재를 위한 논의를 마무리하고 지명 절차에 들어갔다.

[출처: http://www.repubblica.it/ 화면캡처]

피레네 현직 시장인 렌치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개월 간 정부를 이끌었던 엔리코 레타 총리를 사퇴시킨 인물이다. 그는 레타 총리가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노동시장과 사회복지 분야 개혁을 성공적으로 관철시키지 못했다며 비난을 퍼부어 왔다. 특히 지난 13일 민주당 중앙위에 총리 교체안을 상정해 찬성 136표 대 반대 14표로 관철시켰다.

렌치가 최근 부상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이탈리아의 심각한 경제위기다.

이탈리아는 2007년 이후 GDP의 10%가 줄었고 실업률은 13%로 치솟아 약 6백만 명이 실업상태에 있다. 그러나 마리오 몬티 정부에 이어 레타 정부까지 세금인상과 국가 예산 삭감 외 실제적인 개혁은 진행하지 못했고, 부패한 정치적 잡음만 계속되며 정치에 대한 불신이 심화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 유권자들은 기성 정치를 개혁할 수 있는 보다 강한 리더십을 원했지만 우파 진영의 베를루스코니, ‘로마의 좀비들’에 맞선 신생정당인 오성운동당의 베페 그릴리오 외에 좌파적 인물은 부재한 상황에서 렌치가 이 빈 공백을 치고 들어갔다는 평이다.

베를루스코니 손잡은 이탈리아의 토니 블레어

영국 토니 블레어를 자신의 정치 모델로 불러온 이 젊은 이탈리아 정치인은 기성정치를 비판하는 뛰어난 말솜씨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가 실제 개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이탈리아 언론들은 그의 지나친 정치적 야욕을 경계한다. 이탈리아 역사를 연구하는 독일 역사가 게르하르트 펠트바우어의 17일 <융에벨트> 기고문에 따르면, 민주당 내 좌파 소수 뿐 아니라 다수 언론도 그를 ‘폐기물 처리가’라고 부르며 “거리낌 없는, 권력에 굶주린” 독재자로 보도하는 한편, “(같은 정당의 총리를 쓰러트렸다는 의미에서)형제살인”, “궁전쿠데타”로 비난하기도 한다. 민주당을 대변하는 일간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는 그를 “거리낌 없는 출세주의자”라고 부르고 분당 위험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렌치가 구태 정치 개혁을 약속했지만 그는 기존 우파정당과의 연정을 이끌어야 해 그가 약속한 새 정치를 어떻게 관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도 짙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미 우파적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기도 하다.

렌치 민주당 대표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플로차이탈리아’ 당과 정치적 교착상태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미국식 양당체제를 따라하는 선거법 개악을 약속했다. 법이 통과될 경우 이탈리아 소수당 공산주의자와 좌파 뿐 아니라 다른 소규모 정당들은 의회에서 배제될 전망이다. 렌치는 또 청소년 성매매 등으로 각종 물의를 일으켰고 지난해 11월에는 세금 횡령 혐의로 상원직을 박탈당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정치적 복권을 지원할 방침이기도 하다. 민주당과의 연정을 통해 내무장관과 부총리를 맡은 우파 자유국민당(NCD)의 당수 안젤리노 알파노는 연정 조건으로 “모든 좌파적 행보”에 대한 분명한 반대를 내걸어 이 또한 문제다.

정치 개혁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우향우를 노정하는 렌치의 이러한 입장과 조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벌써 분당과 이로 인한 새 총선 가능성이 점쳐진다. 민주당 내 좌파 소수 계파 지도자 쥐세페 치바티는 이미 지지자들과 민주당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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