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시신 언제까지 냉동고에 둬야 하나”

보상합의도 없이 공장 가동… 유족들 거세게 항의

지난 10일 공장 붕괴로 숨진 현장실습생 김모 군(현대공고, 19세) 시신이 장례도 못 치르고 냉동고에 들어 있다. 이는 회사측과 유족 사이에 보상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군 사망으로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던 공장이 가동되자 유족이 영정사진을 들고 회사 정문에서 항의하고 있다. [출처: 용석록 기자 (울산저널)]

사망사고 사업장 금영ETS 측은 회사 사정이 어렵다며 일시금이 아닌 연금식으로 매달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유족에게 의견을 냈다. 유족은 거부했다. 회사측은 보상금을 유족에게 제시하라는 태도마저 보여 유족을 화나게 하고 있다. 회사측과 유족은 몇 차례 협의를 했으나 보상 문제는 좀체 해결되지 않고 있다.

회사측은 사망사고가 발생했어도 대응이 미숙했다. 회사는 장례식장 빈소 마련을 유족에게 맡기는가 하면 열흘 동안 두 차례 찾아가는 등 보상 협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유족이 답답해 회사와 대화를 요청했고 회사는 그 자리에서 연금형식 보상금 안을 냈다.

유족은 보상금 액수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적이 없다. 아들 목숨 값을 달라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회사가 먼저 보상액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군 유족들은 보름 넘게 빈소를 지키고 있으나 누구도 나서서 책임자 처벌이나 보상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았다. 서울에 사는 외삼촌이 회사도 못 가고 내려와 매달린지 보름째다. 그는 경찰서와 병원, 회사, 소방본부를 뛰어다니며 사고원인을 파악했으나 어디서도 똑부러진 답을 듣지 못했다. 울산고용지청과 울산교육청도 찾아갔다. 역시 조사중이라는 말만 반복해 들었다.

고용노동부는 사망사고 사업장에 작업중지명령을 내렸으나 20일부터 공장 일부 가동을 허락했다. 유족은 이 사실을 24일 접하고 공장 정문으로 달려가 회사측에 항의했다.

한편, 울산고용노동지청은 20일 오후 김모 군이 숨진 해당사업장 사업주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입건했다. 담당 근로감독관은 김군이 1주일은 13시간 연장근무, 1주일은 23시간 연장근무 했음을 확인했다. 사업주는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12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무를 시켰다. 울산고용노동지청은 사업주를 조사해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공장 구조 안전문제는 아직 조사중이고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 <직업교육훈련촉진법> 시행령에는 현장실습생에게 야간노동을 시킬 수 없게 돼 있다. 2012년 교과부, 고용부, 중기청은 공동으로 현장실습 표준협약서를 개정하고, 노동관계법 교육을 의무화(근로기준, 산업안전, 성희롱 예방 등)했다. 그러나 이를 위반한 기업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

민주노총울산본부와 금속노조울산지부는 울산에 38곳 공장이 무너졌지만 노동안전에 대한 특별점검이나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울산고용노동지청에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 사고 원인과 조사 과정, 결과를 3월 21일까지 답변해 줄 것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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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유미

    어린 목숨의 죽음에 애도를 표합니다... 유가족과 회사.. 결국은 어른들의 돈 문제로.. 편한곳으로 가지도 못하고 안타깝네요. 그냥 조금씩 양보하심이... 어른들 욕심에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