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과도정부 구성 지연...“우익, 권력을 원한다”

서구와 러시아 갈등 지속...독일과 프랑스도 이견

우크라이나 과도정부 구성이 연기된 가운데 파시스트의 정국 장악 시도와 과도세력 간의 권력 투쟁이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융예벨트>는 “파시스트가 권력을 원한다”는 제목으로 우익과 기존 야권 간 권력 투쟁의 결과, 연정 구성 계획이 늦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우익들은 마이단(광장)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구실로 계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우익섹터 대표 드미트로 야로쉬는 과도정부에 사법과 국방 그리고 치안에 대한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정국을 장악한 최대 세력인 조국당 내 분열도 문제가 되고 있다. 조국당 당수인 아르세니 야체뉴크는 출소한 율리야 티모셴코에 맞서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출처: http://www.taz.de/ 화면캡처]

극우, ‘마이단의 이름으로’...정국 장악 시도

이미 극우 세력은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가 24일 신임 중앙은행장으로 지명한 스테판 쿠비브는 조국당 의원이자 우익섹터 출신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영문뉴스 <월드크런치>는 22일, 그가 우익섹터 소속으로 ‘유로마이단’을 인솔한 3명의 사령관 중 한 명이라고 보도했다.

스테판 쿠비브는 앞으로 서구 정부들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 지원 논의를 비롯해 새 정부의 통화와 금융정책을 관장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임명된 올렉 마흐니츠키 검찰총장 대행은 우익 자유당(스바보다당)의 법률고문 출신이다.

이러한 자유당 등 우익세력은 서구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25일 미국 웹진 <살롱닷컴>은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과 다른 국무부 위원들은 자유당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은 때때로 CIA의 도움을 받으며 유럽과 미국 등과 정치적 동맹을 결성해 왔으며, 특히, 존 매케인은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 자유당 등 우익 야권을 만나 지원한 바 있다.

야권 간 권력투쟁 심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실각 전 최대 야당이었던 조국당(바티키프쉬나당)에서는 내부 권력 투쟁도 심각하다.

조국당 당수인 아르세니 야체뉴크 전 외무장관은 출소한 조국당 출신의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와 경쟁하고 있다. 야체뉴크는 마이단의 대변인으로 나서며, 자신의 동지들을 내각의 주요 보직에 진출시키고자 하는 한편, 대선 출마도 예비하고 있다. 애초 실각한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시위사태가 격화하자 지난달 야체뉴크 전 장관에게 총리 자리를 넘기겠다고 제안했지만 시위대가 거절해 무산된 바 있다.

<융에벨트>는 이러한 야체뉴크에 대해 티모센코의 복귀로 인해 조국당 내에서 그의 자리가 약화된 후 더욱 적극적으로 권력 장악을 위해 나서고 있다며 애초 25일로 예정된 과도정부 구성이 27일로 미뤄진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한편, 기존 여당 지역당 의원들은 이 과도정부에 참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지만 의회 표결에는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구와 러시아 갈등 지속...독일과 프랑스도 이견

우크라이나를 놓고 벌이는 러시아와 서구 간 갈등은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정에 깊숙이 관여해 제국주의적 정책을 펴왔던 러시아는 과도정부의 합법성을 부인하는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다. 특히 소수민족의 인권 침해 등 야권의 폭력적, 인종적 측면을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 하원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지역 정치인들과 만나 러시아로의 병합 문제를 거론하는 등 군사적 긴장도 심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독일 등은 우크라이나 정국을 장악한 친서구 야권의 입지를 지원하면서도 견제할 방법을 찾고 있다. 특히 야권의 정국 장악과 동시에 터져나온 우크라이나 국가 부도 위기 해법 방안으로 서구는 우크라이나 내정에 깊이 관여할 전망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갈등에 대해 독일의 경쟁국인 프랑스는 다소 다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26일 <융에벨트>에 따르면, 프랑스는 야권의 정국 장악을 지지하면서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해 독일을 견제하는 모습이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는 유럽이지 유럽연합에 속한 것은 아니”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러시아와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이 언론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프랑스는 이미 유럽연합 내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연합 가입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바 있다.

한편, 현재에도 다수가 머무르고 있는 반정부 투쟁의 중심지 마이단의 사람들은 대통령을 쫓아냈지만 정국을 주도하는 야권에도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마이단 현장을 탐방한 <타츠>의 보도에 따르면, 현지에 있던 한 활동가는 “티모셴코와 우익섹터는 서로 권력을 나눌 수 있지만 우리를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는 여기에 남겠다. 지도자들이 우리를 제외시킨다면, 우리는 그들과도 맞서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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