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최종 판단, 헌재 손에

대법원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보류 징계, 위법”

대법원이 학교폭력 관련 징계 처분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라는 교육부의 조치를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보류한 교사 등에 대한 징계 요구는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학생부 기재를 보류한 교육감의 지시를 교육부 장관이 직권으로 취소한 것은 정당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학교폭력 관련한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정부의 조치 자체가 헌법을 어겼는가를 놓고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됐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은 27일 오전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학생부 기재를 보류한 교사를 징계하라는 교육부의 조치를 취소해 달라며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직무이행명령취소소송에서 김 교육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생활기록부 작성에 관한 사무가 국가사무인지, 자치사무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사무의 성질이 자치사무라고 보고 직무상 상관인 교육감의 방침에 따라 일을 처리했다면, 사후적으로 사법절차를 통해 국가사무임이 밝혀지고 결과적으로 기존의 사무가 법령 위반으로 평가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기도의 지역교육지원청 교육장 25명이 학생부 기재를 반대하는 호소문을 발표한 행위도 징계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치활동에 해당한다거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만한 직접적인 위험을 초해하는 행위에 해당하기 보다는 교육자적 양심에 기초한 의사표현행위”라며 “징계사유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 교육부 장관의 직무이행명령은 위법”이라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김 교육감이 교육부에 맞서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를 보류토록 한 지침에 대해 교육부 장관이 직권으로 취소한 행정조치가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또 하나의 판결 “학생부 기재 관련 업무는 국가사무”

같은 날 오후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김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직권취소 처분 취소소송을 각하했다. “생활기록부는 학생지도에는 물론 상급학교 진학시 입학전형자료로 활용되기에 학생부 작성에 관한 사무는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통일적으로 처리돼야 할 국가사무”라며 “소를 제기할 수 있는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각하 이유를 밝혔다.

경기교육청은 징계요구 직무이행명령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직권취소 처분 취소소송을 각하한 판결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기교육청은 이날 오후 내놓은 논평에서 “중앙정부의 징계지시 자체가 부당하다는 점을 적시했다. 우리는 학생부 기재를 보류한 교사들의 양심이 옳았음을 다시 확인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직권취소 인정 판결에 대해서는 경기교육청은 “아쉽다”고 짧게 평한 뒤 “학생부 기재의 위헌 여부라는 핵심적인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지난 2012년 7월 “학생의 인격권, 사생활의 자유, 개인정보통제권 등을 침해한다”며 교육부의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지침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전교조는 이날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교사 징계요구 조치 위법 판결에 대한 논평에서 “교육청 지침에 따라 기재를 보류한 것은 징계가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며 “교육부가 반인권적, 비교육적인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방침을 철회하고 학교현장에 혼란과 상처를 주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각하 판결을 존중하고 학생부 기재가 국가사무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 기존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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