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고노 담화 조사팀 신설 표명...정대협, “용납할 수 없다”

“불완전한 고노 담화, 정권 따라 흔들...한국 정부도 책임 크다”

일본 정부가 고노 담화 조사팀을 신설하겠다고 표명해 역사를 20년 전으로 후퇴시키고 있다. 아물지 않은 상처 속의 한국 위안부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는 한편, 한국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단호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8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구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군 관여와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의 작성 경위를 조사하는 팀을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정식으로 표명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고노 담화의 근거가 된 구 위안부의 증언내용 검증에 관해 “비밀리에 검토팀을 만들어 다시 한 번 (경위를) 파악하겠다”며 “매우 어려우나, 어떤 상황이었는지 비밀이 유지되는 가운데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토 뒤에 새로운 담화를 발표할 가능성에 관해서는 “어떻게 할지는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고노 담화에 대한 정부 내 검토팀을 만들겠다고 28일 밝혔다고 아시히신문이 보도하고 있다. [출처: 아사히신문 화면캡처]

고노 담화는 1993년 8월 미야자와 개조내각의 고노 요헤이 내각관방장관이 1년 8개월동안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고 이 내용을 토대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처음으로 공식 표명한 입장이다. 오랫동안 부정됐던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일본정부의 공식 책임을 인정한 첫 번째 공식 문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일본 우익은 이를 부정해 왔으며, 아베 1기 정부도 이를 뒤집으려다 야권과 미국의 반발로 성사시키지 못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유신회 야마다 히로시 의원의 집중적인 재검토 질의 후 “학술적인 관점에서 더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운을 떼며 논란이 점화됐다. 이후 24일에는 야마다 의원이 아베 총리가 자신에게 “시기를 놓치지 말고 논의를 진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공개하며 재검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이러한 가운데 산케이신문의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58.6%가 고노 담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한편, 유신회는 재검토 이유와 방식까지 정하고 고노 담화 재검토 여론화를 벌여온 것으로 확인돼 재검토 작업은 속도감 있게 진행될 전망이다.

28일 일본 언론 <착착>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유신회 야마다 히로시 의원은 고노 담화 재검토 필요성에 대해 “여성들을 강제로 (위안부에) 참여 시켰다는 종류의 문서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고노 담화 작성 및 발표 즈음에 한국 측의 강한 요청이 있었다고 보도되고 있다”고 밝히고 “청취 조사 보고서 등을 다시 확인하고, 한일 양국 정부 간 어떤 상호 작용이 체결되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완전한 고노담화, 정권 따라 흔들...한국 정부도 책임 크다”

일본 정부의 고노 담화 재검토 입장에 한국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단체는 강력하게 반발하는 한편, 한국 정부에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다.

안선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팀장은 “(일본 정부의 입장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아베 정부가 본색을 드러내면서 범죄를 부인하며 피해자들에게 다시 명백하게 상처를 주고 있다”며 “대응을 준비해가겠다”고 밝혔다.

안 팀장은 특히 “고노 담화 자체도 불안정한 수준이었는데, 이마저 철회하겠다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것”이라며 “고노 담화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부분적인 강제성을 인정한 부분이 있지만, 여성 동원은 민간업자 책임으로 떠넘겼고, 사실 조사나 피해자 여성들에 대한 전후 처리, 그리고 앞으로 이행조치 등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문제를 짚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불완전한 내용 때문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 담화를 넘어서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정권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뿐 아니라 이를 방치한 한국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안선미 팀장은 “2011년 8월 헌법재판소는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제대로 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는데 그 이후에도 한국 정부는 시기에 대한 이유로 저울질을 하며 대응을 차일피일 미뤄 왔다”며 “아베 정권 이후에는 특히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심각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너무 조용한 외교를 하고 있다”라고 제기했다.

안 팀장은 “한국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민간단체의 성과가 있고 국제사회도 우호적인 분위기이므로 이를 토대로 한국 정부가 단호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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