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 여성탈의실 훔쳐 봤나?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 인권유린 심각…10대 카메라로 현장 감시

일방 공장이전과 통근버스 중단 등 노조탄압을 저질러 온 레이테크코리아가 여성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과 탈의실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3월6일 고용노동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감시카메라 즉각 철거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

3월3일 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레이테크코리아분회는 작업 현장에 감시카메라가 추가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 분회에 따르면 현장에 4개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회사는 감시카메라를 포장부 2대, 생산부에 1대 추가 설치했다.

  3월6일 고용노동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노조가 레이테크코리아의 불법 감시카메라 설치를 규탄하고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강정주 [출처: 금속노동자]

조합원들이 감시카메라 철거를 요구했지만 대표이사는 거부했다. 조합원들이 감시카메라를 가리고 일을 하자 회사는 다음날 추가 설치했다. 현재 현장에 총 10대의 카메라가 조합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분회는 “회사가 도난을 막기 위해 설치했다고 핑계대고 있지만 정작 출고부에는 설치하지 않고 조합원들이 있는 포장, 생산 부서에만 카메라를 설치했다”며 “명백한 노조탄압이자 인권유린”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회사는 여성조합원들이 휴게실 겸 탈의실로 사용하는 컨테이너 안에 감시카메라 두 대를 설치했다. 회사는 공장을 서울 신당동에서 경기도 안성으로 이전하면서 휴게실과 탈의실을 제공하지 않았다. 분회가 요구한 끝에 컨테이너 하나를 설치하고 그 안 일부 공간에 커텐을 쳐 탈의실로 쓰도록 했다. 회사는 자신들이 ‘탈의실’이라고 써놨던 곳에도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김선희 분회 여성부장은 “현장을 이중, 삼중으로 감옥처럼 만들었다. 노동자를 도둑으로 생각하는 거냐”며 “그나마 제대로 된 휴게실도 없어 작은 컨테이너에서 30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이 밥을 먹고 옷을 갈아입는데 그 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우리는 맘 편히 쉴 곳도 없이 불안해하며 일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3월6일 기자회견에서 김선희 레이테크코리아분회 여성부장이 “현장을 이중, 삼중으로 감옥처럼 만들었다. 그나마 제대로 된 휴게실도 없어 작은 컨테이너에서 30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이 밥을 먹고 옷을 갈아입는데 그 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고 발언하고 있다. 강정주 [출처: 금속노동자]

이 곳 노동자들은 지난해 6월 노조에 가입하기 전에도 감시카메라로 인한 감시, 통제에 시달려왔다. 회사 전 대표이사는 현장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본인 휴대폰에 프로그램을 설치해 하루종일 현장을 감시했다. 조합원들은 이 때문에 수치심을 느끼고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분회는 첫 교섭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고, 노사는 ‘회사는 조합원들이 근무하는 장소에 설치한 모든 CCTV에 대해 그 운영을 노조와 합의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회사는 노조에 감시카메라 설치에 대한 어떠한 협의도 요청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신애자 서울지부 하이텍알씨디코리아분회장도 참석해 현장 감시카메라로 인한 노동자들의 고통을 호소했다. 신 분회장은 “회사는 2003년 조합원들을 감시할 목적으로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조합원들은 매일 출근하면 제일 먼저 감시카메라를 가렸다. 모두 불안감과 고통을 호소했고 지금도 현장에 몰래카메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곳 조합원 13명은 전원 ‘우울증을 수반한 만성적응장애’ 판정을 받기도 했다.

  3월6일 기자회견에서 이경자 노조 부위원장이 레이테크코리아의 여성노동자 탄압을 규탄하며 노동부가 즉각 조치에 나서라고 발언하고 있다. 강정주 [출처: 금속노동자]

조이현주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회사의 감시카메라 설치의 불법성을 지적했다. 조이현주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은 사생활 침해할 수 있는 곳은 원칙적으로 감시카메라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여성탈의실은 이를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다”라며 “조합원들이 탈의하는 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누군가 내 몸을 볼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성폭력특별법을 위반한 중대 범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조이현주 변호사는 “사업장에 설치하더라도 노동자들의 동의와 개인정보활용 방안 마련 등 일정한 요건이 필요하다. 회사는 명백한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회사의 불법 감시카메라 설치를 비롯한 불법노동탄압에 대해 노동부가 즉각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회사의 불법행위를 알고도 방조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심각한 인권유린과 성범죄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만큼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들의 감시카메라 철거 요구를 거부했던 회사는 이날 기자회견 이후에야 현장에 설치했던 감시카메라 일부를 철거했다. (기사제휴=금속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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