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 3주년 집회, “더 참을 수 없는 한계에 도달”

원전 폐지와 이재민 지원 요구...독일에서는 “풍차 시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3주년을 앞둔 8일, 후쿠시마 현 주민들이 3년의 고통을 호소하며 원전 폐지와 이재민 지원을 요구하는 대중 집회를 열었다.

9일 일본 <아카하타> 등에 따르면, 11일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사고 3주년을 앞두고 주요 재해지 후쿠시마 현 코리야마, 후쿠시마, 이와키 3개 각 지역에 모두 5,300여명이 모여 “핵 발전소 없는 후쿠시마를! 현민 대집회”를 진행했다.

[출처: 일본 <레이버넷>]

후쿠시마 주민들은 집회에서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원전이 낳은 현실을 고발하며 원전 폐쇄, 모든 이재민 생활 재건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정부와 도쿄전력에 요구했다.

후쿠시마현 동부 나미에정에 살다 고리야마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는 한 중학교 교사는 이날 집회에 참여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 3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생각”이라며 정부에 분노를 표현했다. 그는 또, “사이타마(도쿄) 현에서 피난 생활을 하며 빠르게 늙고 있는 부모님을 어서 맞이하고 싶다”며 “고향을 버리는 것은 괴로운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고리야마에서 중학생 2학년 딸과 피난 생활 중인 한 여성은 “지킬 것은 딸의 건강이고 목숨이라고 생각해 피난을 결단했다”며 차별없는 지원을 요구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나카노 미즈호는 “도쿄전력뿐 아니라 원전에 반대하지 않거나 무관심 했던 어른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후쿠시마 원전은 필요없다”고 밝혔다.

8일 <마이니치>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원전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서온 오에 겐자부로는 “일본인은 사고 후 (원전 정책에 대해) 매우 반성했으며 여론 조사에서도 90%가 원전 폐지에 찬성했다”며 “그러나 안전을 강조하며 재가동을 추진하는 아베 정권에 스스로 속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3년 전에 비해 원전 문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든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원전 없이는 일본의 번영도 없다며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전쟁 때 많은 국민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당시 정부를 믿었던 것처럼 다시 우리가 그런 이야기를 믿는다면 일본의 다음 세대에 미래는 없다”고 호소했다.

<아카하타>는 이날, 주고쿠전력의 가미노세키 원전 계획이 추진되는 야마구치현에서도 7,000여 명이 모여 후쿠시마에 연대하며 원전 계획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30년이 넘게 이 핵발전소 계획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이와이시마 섬 주민 대표는 “풍부하고 둘도 없는 바다를 다음 세대에 이어 가기 위해 32년 간 우와세키 원자력 발전 건설에 반대해 왔다”며 “건설이 백지 철회될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베를린에서도 이날 약 1,000명이 부란덴부르크에서 원전반대 시위를 개최, 후쿠시마에 연대하며 일본 대사관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의 상징으로 풍차 그림을 들고 “후쿠시마 사고는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으며, 독일에 사는 일본 출신 주민들도 이날 시위에 함께 했다.

집회에서 3명의 아이를 둔 한 여성은 “안전한 원전은 세계에 하나도 없다”며 “일본 정부는 원전의 재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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