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새 정부, 신흥재벌 주지사 임명 논란

올리가르히, 새 정부에 재사유화 요구할 것

우크라이나 새 정부의 신흥 재벌(올리가르히) 기용이 새 시대를 바랬던 시위대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8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최근 우크라이나 새 정부가 크림반도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후 동부 전선에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에 의지하고 있지만, 각 방면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지사로 최근 임명된 우크라이나 최대 철강그룹 ISD의 세르게이 타루타 이사회 의장 [출처: http://www.theguardian.com/ 화면캡처]

우크라이나 기존 야권이 정국을 장악한 후 동부 도네츠크에서는 러시아계 시위대가 의회와 행정관청을 점거하는 등 갈등이 확대됐다. 그러나 새 정부는 동부에 영향력이 큰 우크라이나 최대 철강그룹 ISD의 세르게이 타루타 이사회 의장을 도네츠크 주지사로, 유대계 재벌이자 프리바트 은행 창립자인 이고르 콜로모이스키를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 주지사로 임명하는 한편 시위대를 해산시키며 상황을 진정시키고 있다. 개혁민주동맹당 지도자 비탈리 클리츠코가 9일 도네츠크 방문 계획을 세운 것도 동부가 상대적으로 안정화됐다는 증거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키예프 마이단에서 적극 활동한 이들은 재벌 인사는 자신들이 꿈꿨던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수십년 간 우크라이나 기업과 정치 지배집단을 분석해온 우크라이나 일간 프라우다(Pravda) 부편집장 세르게이 레셴코는 “이는 새 정부의 가장 논쟁적인 조치”며 “위험한 도박”이라고 혹평했다.

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는 소비에트연합의 몰락 후 부를 축적한 열댓 명의 신흥재벌로 알려졌다. 천연 자원이 풍부한 우크라이나 동부는 이들 신흥재벌에 수익성이 좋은 공장과 석탄 및 철광산을 둘러싼 이권 다툼의 전쟁터였다.

<가디언>은 이러한 올리가르히는 지난 20년 간 우크라이나에서의 정치적 혼란으로 이득을 취했지만 그들은 이제 안정에 보다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올리가르히는 또한, 동부가 러시아의 영향권에 들어갈 경우, 러시아 재벌에 당할 것이라고 우려해 동부에 힘을 싣고 있다는 지적이다.

레셴코는 “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는 푸틴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이 없다”며 “동부가 분리된다면, 그들은 러시아 한 지방의 작은 기업가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한다. 우크라이나 최고 부자인 리나트 아흐메토프도 우크라이나 분리를 반대하며 평화적인 해법을 촉구하고 배수진을 친 바 있다.

올리가르히, 재사유화 요구할 것

이러한 올리가르히는 새 정부에 대한 뚜렷한 지지를 밝히고 있다. 올리가르히 중 2명은 동부 주요 도시의 주지사로 임명됐으며, 아흐메토프는 구 정부에 등을 돌렸다. 또한, 초콜릿 재벌 페트로 포로셴코는 애초 노골적인 친 유럽파였고, 미디어 재벌이며 레오니드 쿠츠마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위인 빅토르 핀은 저울질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올리가르히에는 이들외에도 티모셴코와 가스 이권을 놓고 싸웠던 경쟁자이자 야누코비치 실각 때까지 후원했던 드미트리 피르타쉬, 야누코비치 가족의 친구로 유럽 제재 명단에 포함돼 벨라루스로 도피한 세르게이 쿠르셴코 등이 있다.

한편, <가디언>은 올리가르히는 동부 분리를 견제, 새 정부에 힘을 실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재사유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보았다.

올리가르히는 우크라이나 새 정부가 2004년 오렌지혁명 후 추진되었던 재사유화 감독 조치를 반복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현재도 ‘마이단 출신’ 정치인 일부는 재사유화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조국당 출신 새 총리 아르세니 야체뉵은 이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양 측 간 갈등의 소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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