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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12월 장애인권 활동가들은 장애장애인활동지원법의 올바른 제정과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인권위를 점거했다. |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2010년 인권위 점거농성 과정에서 장애인권 활동가들이 인권위 업무를 방해하고 폭행했으며, 중증장애인활동가 우동민 열사의 죽음에도 책임이 없다는 등의 보고서를 지난 10일 유엔인권이사회에 발표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인권위는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25차 세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했다.
장애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지난 2010년 12월 장애인활동지원법의 올바른 제정과 현병철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인권위 점거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이들은 당시 농성 과정에서 인권위가 △직원들을 동원해 장애인권 활동가들에게 폭력행사 △전기, 난방, 엘리베이터 차단 △활동보조인 출입 제한 등 장애인권 활동가 인권을 침해한 사실을 폭로했으며, 이 과정에서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우동민 활동가가 2011년 1월 초 폐렴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5월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아래 인권위공동행동)을 비롯한 장애인·인권단체 활동가들은 당시 한국을 방문한 마거릿 세카쟈 유엔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에게 인권위가 농성 과정에서 장애인권 활동가를 탄압한 사실 등을 알렸다.
이에 대해 유엔인권이사회는 인권위에 장애인권 활동가 인권침해, 인권침해 사안 진정 기각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보고서를 요청했으며, 인권위는 지난 10일 해명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권위는 보고서 C절 6항에서 ‘장애인권 활동가들은 인권위 직원들에게 물리적인 힘을 사용해 (직원들의) 부상과 재산상의 손해를 초래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인권위는 ‘인권위는 전기와 난방을 중단하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인권위가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임대이고 중앙난방이라 가열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부인했다.
인권위는 활동가들의 출입을 제한한 내용에 대해서도 ‘활동가들이 사무실을 점거한 것이 불법이었기 때문에 활동가들의 출입을 막은 것은 혼란의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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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월 급성폐렴으로 숨진 우동민 열사 |
인권위는 ‘2011년 1월 2일 그의 죽음은 건강이 나빠져 폐렴이 발병한 결과로, 그는 2010년 12월 8일 국회 앞 도로에 다른 연좌시위에 참가했다.’라며 우동민 활동가에 대한 인권위의 책임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번 인권위의 주장에 대해 장애인·인권단체들은 인권위가 당시 점거 투쟁의 의미를 외면한 채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인권위의 사과를 촉구했다.
우동민열사추모사업회 이원교 회장은 “당시 인권위를 점거하고 투쟁했던 중증장애인 활동가를 비롯해 인권위가 인권침해를 저지른 것을 증명할 증인들은 얼마든지 있다”라면서 “한 국가의 인권을 책임지고 보장해야 할 국가 기관에서 장애인 활동가들이 왜 점거를 했었는지 고려하기보다 변명과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는데 분노를 느낀다”라고 성토했다.
이 회장은 “우동민 열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는 인권위의 모습은 우리나라 인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동민 열사의 죽음은 우리나라 인권을 대표하는 기관에서 저지른 잘못에서 비롯됐다. 인권위 위원장뿐 아니라 정부도 함께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장애해방열사_단 박김영희 대표는 “진실이 무엇인지 장애인 당사자들은 다 알고 있다. 인권위의 행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면서 “인권위가 그 당시 활동가들이 왜 인권위에 들어갔는지 잊어버린 것 같다. 당시 활동가들이 인권위가 인권위답게 인권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는데, 정작 인권위는 자신들이 한 행동에 대해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박김 대표는 “우동민 열사는 건강이 나빠서 죽은 것이 아니다. 인권위 점거농성 투쟁 당시 추위에 떨면서 폐렴 증세가 급속히 악화돼 응급차로 호송됐다.”라면서 “인권위는 난방을 끊어 우동민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것에 대해 잘못을 뉘우쳐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번 인권위의 보고서 파문에 대해 인권위공동행동은 11일 성명을 발표해 “인권이라는 명함을 내건 국가인권위원회가 어찌 사실을 왜곡하고 장애인권 활동가들을 모욕할 수 있단 말인가”라면서 “3월 10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25차 세션에서도 인권위는 정부보다 더 심하게 사실을 왜곡했다”라고 지적했다.
인권위공동행동은 “현재 인권위가 정부 눈치를 보며 국가권력의 인권침해나 차별을 외면하여 시민사회로부터 비판받고 있다”라면서 “그런데 그러한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국제사회에서 거짓답변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현병철 인권위원장을 비롯한 무자격 인권위원들은 즉각 사퇴하고 인권위는 이에 대해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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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2월 농성 당시 경찰이 인권위를 봉쇄하고 활동가들의 출입을 막는 모습 |
한편 인권위가 보고서에서 진정을 기각한 일부 사안에 대한 해명에서 사실을 은폐·왜곡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인권위는 진정사건 해결 사례로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위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하던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 긴급구제 요청에 대해 ‘인권위에서 직원을 파견해 사측과 중재해 사건을 해결했으므로 긴급구제 요청을 기각했다’(보고서 부록)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공동행동은 “우리 인권단체가 제기한 것은 두 번째 긴급구제인데 인권위는 보고서에서 이를 밝히지 않았다”라면서 “당시 두 번째 긴급구제는 장향숙 위원을 비롯한 인권위원 3명이 한진중공업 사측이 합의한 사항을 지키지 않아 전원위원회에 상정한 것인데 표결을 통해 부결된 바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월 경찰이 밀양시청에서 집회를 방해하고 송전탑까지 통행을 제한한 사안에 대해 긴급구제를 요청한 사례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조사위원의 중재로 경찰이 집회 무대를 설치하는 데 동의했다. 사건이 해결돼 진정인이 진정을 철회했기에 (긴급구제를) 기각했다’(보고서 부록)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서도 인권위공동행동은 “인권위가 밀양 송전탑 사건에 대해 수차례 긴급구제나 진정을 요청했지만,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시간을 끌다가 기각하는 사례가 많았다”라면서 “현재 밀양 송전탑반대 대책위에서 인권위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데도 인권위는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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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는 비마이너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비마이너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