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바첼레트 대통령 취임...“기대반 우려반”

“조세 개혁, 무상대학교육 실현”...“공약 배반 인사, 불통과 권력집중 우려”

11일(현지 시간) 칠레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취임해 2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11일 <메르코프레스> 등에 따르면 바첼레트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4년 간 사회 불평등 해소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칠레에는 거대한 적이 있다. 그의 이름은 불평등”이라며 “함께 할 때만 우리는 이와 대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http://en.mercopress.com/ 화면캡처]

바첼레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조세 개혁, 무상교육 등 취임 100일 간 추진할 50대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자신의 대표 공약인 조세 개혁을 통한 무상 대학교육 실현을 위해 세수 82억 달러(GDP 3%)를 확보하여 교육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5일 보수연합 에벨린 마테이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해 사회 개혁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전임 피녜라 대통령 시절 칠레 백만장자 14명 재산의 국내총생산 비중이 12%에서 22%로 증가하는 등 사회적 불평등이 확대된 상황에서 학생들의 위력적인 대정부 투쟁과 야권연대를 기반으로 집권한 바첼레트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높았다.

그러나 향후 바첼레트의 정치 개혁은 어려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당선 직후 바첼레트의 행보에 대해서도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미 전문 언론 <아메리카21>는 11일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국민의 26% 만이 투표에 참여했다는 것은 정치적 위기 속에 빠진 칠레의 현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에 대한 낮은 신뢰 뿐 아니라 헌법 개정, 교육과 세금 및 선거제도에 대한 포괄적인 개혁 등 공약 실현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이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의회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이는 집권 연정의 규모를 능가하기 때문이다.

<아메리카21>은 집권 연정(누에바 마요리아) 내부에서 정당 간 정책 차이가 이미 문제가 되고 있으며, 새 정부가 좌파 진영 뿐 아니라 연정 내 친기업 세력을 만족시킬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누에바 마요리아는 중도좌파연합 콘세르타시온에서 확대된 중도좌파연합으로 칠레 기독민주당, 민주당, 시민좌파당, 사회당, 공산당 등 8개 정당이 참여하고 있다

공약 배반하는 인사

바첼레트 대통령은 또한 내각 인사부터 자신의 약속과는 어긋나는 태도를 보여 문제가 되고 있다.

바첼레트 대통령이 취임 전 지명한 교육, 교통 및 농업 장관 3명은 논란 속에서 사퇴했으며 이외 어업, 광업, 보건과 국방 장관 4명도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된 니콜라스 에사께레는 바첼레트 정부 1기 재정장관으로 학자금 대출 제도 도입에 참여한 이다. 이 조치는 은행 이윤 증대에 기여하지만, 학생 부채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시 이자율은 부분적으로 6%에 달했다.

교육부 장관에 다시 임명된 클라우스 페이라노는 지난달 4일 학생운동 대표들이 강하게 비판하자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학교 국가보조금에 대한 상담회사를 운영하며 높은 수익을 거둬들였으며 최근에는 무상교육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해 문제가 됐다.

내무 장관에 임명된 로드리고 페냐일릴로스도 문제다. 바첼레트와 가까운 그는 정치적 경험이 전혀 없고 이에 필요한 네트워크도 의회와의 관계도 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사 논란은 정책적 전문성이 아닌 개인적인 신뢰와 충성도에 기초해 일어난 문제라고 본다.

바첼레트 새정부의 불통과 권력 집중

연정 파트너와 국민에 대한 소통도 문제가 되고 있다.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들은 정부 인사에 어떠한 결정권도 갖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정당 대표들은 신문을 통해서 내정자들을 확인했다고 알려졌다. 대통령은 취임 약 1달 전까지 대변인을 세우지 않고 연정 내 타 정당에 답변을 미루는 한편 국민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지 않아 불통으로 이견을 무마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권력을 자신에 집중시키는 것도 문제다. <아메리카21>은 지난 1기 당시 바첼레트와 콘세르타시온 사이에는 상대적으로 균형이 존재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첼레트가 우세하다. 그는 자신이 야권에 승리를 안겼다는 이유로 보다 많은 자유를 행사하고 있다. 바첼레트가 콘세르타시온의 상층부에 속하지 않았으며 1기에 많은 역풍을 받았다는 점도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연정 파트너 사이에 의사소통과 결정사항을 논의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없다는 것도 문제며, 새 정부의 핵심 인물인 내무 장관이 의회와 관계가 별로 없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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