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앞 CCTV 군부대와 고엽제전우회·향군이 맡아”

영상자료 정치적 목적 이용 우려...‘군부대 연동’ 불법 논란

전국 101곳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CCTV 통합관제센터 중 일부 업무를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고엽제전우회),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 등이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합관제센터가 사실상 법적 조건 없이 설치되어 운영되는 상황에서 정치 성향이 뚜렷한 이들 단체가 업무를 맡게 되면 영상자료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경찰이 법적 근거 없이 통합관제센터를 사실상 지휘하는 가운데 관제센터가 군부대와 연동되어 상시 공동 관제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장하나 의원실과 진보네트워크는 전국 통합관제센터 101곳 중 76곳에서 경찰이 지휘권을 갖고 관제 업무를 민간에 위탁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 가운데 충남 태안군과 경기도 용인시 통합관제센터는 각각 고엽제전우회와 향군이 위탁받아 관제하고 있다.

충남 태안군은 고엽제전우회에게 지난해 4월부터 CCTV 통합관제 업무를 맡기면서 월 2천900만원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태안군 ‘CCTV통합관제센터 관제업무 위·수탁 특수조건’을 보면 위탁자는 태안군수(갑)이고, 수탁자는 고엽제전우회(을)로 되어 있다. 고엽제전우회는 직원 16명을 고용해 관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용인시는 2013년 1월 1일부터 2014년 말일까지 향군과 수의계약을 맺고 통합관제센터 운영을 맡겼다. 용인시에서 제출한 ‘통합관제센터 용역·위탁 업체 명’ 자료에 따르면 용인시는 향군에 수의계약 비용으로 2년 간 3억8천만원 가량 지급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CCTV가 집회시위에도 악용되는 사례가 드러나는데 특정 정치 성향이 뚜렷한 단체가 통합관제센터 업무를 위탁·운영해 우려스럽다”며 “관제센터 운영에 대한 전문성과 관련법이 엄격히 적용·검토되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이런 측면에서 적합한 단체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장하나 의원은 관련해 “영상자료가 엉뚱한 곳에 쓰이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어도 기록된 당사자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제어할 만한 구조가 전무한 실정이어서 심각한 문제이다”고 밝혔다.

반면 태안군 관계자는 “관제센터 운영을 정치적 측면에서 따지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며 고엽제전우회가 운영하는 것에 대해 “문제없다”고 일축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공공기관이 영상정보 처리를 민간에 위탁할 때 ‘민간 사업자’의 자격을 따로 제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탁 선정과정에 대해 “2곳에서 지원했는데 고엽제전우회가 관제센터를 운영하려는 의지가 있어 선정했다”고 말해 공정성과 형평성 부분에서는 의문이다.

또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와 경남 함양군은 군·관·경의 합동 통합관제를 업무협약으로 명시해놓았다. 종로구의 경우 ‘평시’와 ‘전시’ 모두 ‘군·관·경의 합동 통합관제와 사단 지휘통제실에서의 CCTV영상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적극 협조’하도록 협약을 맺었다.

장하나 의원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2012년 ‘군부대와 상시연계 불가’를 의결한 바 있다”며 “국가안전보장과 직접 관련 없는 단순 훈련을 목적으로 통합관제를 하는 것은 개인정보 3자 제공으로 정보유출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법이다”고 말했다.

장하나 의원은 “CCTV 통합관제센터 전수조사 결과는 국민의 정보인권 침해가 공공기관에 의해 얼마나 지속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는지 드러내는 지표”라며 “안행부는 개인정보보호 의무를 소홀히 하고 인권침해의 위험에 노출시킨 만큼 국민에게 사과하고, 모든 개인정보보호 업무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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