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노사정 소위(노사정 사회적 논의 촉진을 위한 소위원회) 지원단에서 낸 안과 경영계, 정부가 요구하는 내용 모두 현행 법률 기준인 연 2600시간보다 더 많은 근로시간 안을 제시했다는 비판이 나와, 노동시간 단축 공감대조차 도마에 올랐다. 또 제시된 안들이 과로사 인정 기준 수준의 노동시간을 하자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법 개정 논의는 노동부가 근로시간의 기준이 되는 ‘1주일’의 정의를 ‘주말 휴일을 제외한 5일’로 행정해석을 내려왔다가, 대법원에서 ‘주말 휴일을 포함한 7일’로 바로잡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사정 소위 지원단, 재계, 정부 모두 노동부가 행정해석으로 제외시켜왔던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기본취지엔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기업 부담을 들어 이에 대한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예외규정과 처벌 면제 등을 주장해 쟁점이 형성됐다. 법원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당장 근로시간을 줄일 수 없으니 유예하고, 예외를 많이 주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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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1주일은 7일, 잔업시간 한도 12시간을 20시간으로 역행할 수 없다”
노사정 소위원회 지원단 대표로 근로시간 단축 관련 법 개정안 1안과 2안을 설명한 이철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다는 취지를 분명히 하자는 점은 1안과 2안 모두 공통이지만, 1안은 6개월 동안 주 8시간까지 추가연장근로를 허용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철수 교수는 또 “1안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현행 2주 내지 3개월에서 1개월 및 6개월로 연장하며 근로시간 특례업종 정비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안도 1안과 취지는 같지만 휴일연장근로 가산임금 중복할증 문제의 해석상 논란을 없애기 위해 법률에 명시하자는 제안”이라며 “다만 휴일 연장근로가 법에 정한 이상이 됐을 경우 처벌 규정이 있는데 이것을 면제함으로써 잠정적으로 문제해결을 제안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2안도 1안과 마찬가지로 근로시간 특례업종을 재조정하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추가연장근로시간의 상한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의 문제를 검토해야하고, 이 제도가 매우 잠정적이고 일회적이라 법에서 일정한 절차를 정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단은 현실적인 사정을 감안해 이런 잠정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반면 진술인으로 나온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2010년 노사정위원회는 2020년까지 실 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인 1800시간으로 단축한다는 합의를 존중해야한다”며 “따라서 단계적 점진적 시행이나 유연성 확대 조치는 노동시간 단축과 역행하며 법적 안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1, 2안 모두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정식 처장은 “휴일노동의 잔업시간 한도 포함이라는 법원판결과 상식은 존중해야한다. 1주일은 7일이고, 잔업시간 한도 12시간을 20시간으로 역행할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도 “2020년까지 노동시간을 1800시간으로 한다는 원칙하에 연장근로를 제한하고, 포괄임금에 대한 법적규제 등이 필요하다”며 “1안과 2안의 내용은 탈법을 4년간 연장하자는 입장이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1안은 추가연장 12시간에 이어 특별근로시간제도로 6개월 동안 주 8시간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안이라 오히려 휴일근로를 그대로 연장해 받아들이기 어려우며, 오히려 특례업종 폐지로 연장근로를 제한하고 충분한 휴게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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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대선공약, 국정과제는 1800시간 아닌 1800시간대”
하지만 임무송 노동부 근로개선정책관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키되 최소 2년 정도의 준비기간을 부여해야 한다”며 단축 일정도 기업규모별 단계적 시행을 주장했다. 또 기업부담 완화를 위한 유연근로시간제와 탄력적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무송 정책관은 또 야당 의원들과 노동계가 대통령 공약이나 국정과제에 1800시간 단축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계속 상기시키자 “공약이나 국정과제는 1800시간대로 돼 있다. 딱 1800시간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렇게 정부 입장이 노동시간 단축 유예, 기업부담 완화를 중심으로 제시되자 야당 의원들은 강하게 질타했다.
은수미 새정치연합 의원은 “1주일이 7일이라는 것을 모든 시민이 다 안다. 1주일이 5일인 적은 없다”며 “1주 7일 법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근로시간과 관련한 법적 범위는 연 2600시간 범위인데 이것에 혼란을 고용부가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은수미 의원은 “고용부가 갑자기 1주일이 5일이라는 행정해석을 내려놓고, 2600시간 법을 2700시간, 심지어 2800시간 법, 더 나아가 3000시간 법으로 해석될 여지를 만들었다”며 “고용부가 이런 행정해석을 해 놓자 법원이 2600시간을 판례로 바로잡고 행정해석을 바꾸라니까 고용부는 사과 한마다 없이 2700-2800시간 법을 국회에 들이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수미, “노동권과 건강권 후퇴시키는 입법 하라는 말”
은 의원은 “정부여당 안 혹은 경영계 안은 2700시간이나 2800시간 법을 만들어달라는 요구다. 대법 판례가 그냥 나와도 2600시간인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며 “실 근로시간을 1800시간으로 줄이자는 논의에 최소한 줄이는 법을 가져와야한다. 최소한 2300시간법, 2400시간법 이런 걸 가져오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2700-2800시간 입법을 받아들여야 한다면 이는 한국 노동 입법사에서 최초로 국회가 일하는 시민의 노동권과 생활권, 건강권을 후퇴시키는 입법을 한다는 선언이다. 노동역사에서 사변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원 판례에 입각한 1주일은 7일이다. 현행 2600시간에서 단 한 시간도 올리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과로사 기준이 발병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인데...”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임무송 정책관에게 “연장근로에 휴일근로가 포함되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전 행정해석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임 정책관은 “저희 행정해석과 관련해 논란이 되는 것에 송구스럽다”면서도 “다만 대법원 판결이 안 나온 상태에서, 해석 방향의 수정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어 “노동시간 기준이 40시간인데도, 지금 논의는 52시간이냐 60시간이냐를 가지고 얘기를 하고 있다”며 “과로사 기준이 발병된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인데, 6개월 범위 내에서 60시간을 허용하자는 것은 과로사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사 간 합의로 8시간 연장근로 허용 안을 두고도 “노조 조직률이 10%에 불과한 현실에서 기업이 연장을 하자고 하면, 노조가 없는 곳은 거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경협 새정치연합 의원은 “1800시간으로 줄인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에는 단계적 실시 조건이 없었고, 작년 6월 고용률 70% 로드맵에도 연장근로에 휴일근로를 포함한다고 했다. 그런데 방하남 장관이 올 2월에 일방적인 담화를 하면서 단계적 유예를 발표했다”며 “대통령 공약위반 사항이고, 고용율 70% 로드맵에서도 완전히 벗어난 내용을 장관이 일방적으로 담화하는 것은 장관 월권인가. 청와대와 노동부가 안 맞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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