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소위, ‘정리해고 법’ 물타기? 노동계 반발

“‘경영상의 필요’ 부분 제외 시도, 정리해고 남용 허용하는 것”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하 노사정소위원회가 정리해고법 개정과 관련해 노동계의 요구보다 낮은 수준의 ‘절충안’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당초 노사정소위는 14일,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노사관계법 등 주요 노동 현안에 대한 노사정 최종 합의를 도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당한 진통 끝에 결론에 이르지 못했고, 최종 합의안 도출은 오는 17일로 미뤄진 상태다.

현재 노사정은 근로시간 단축 논의와 △정리해고 △손배가압류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등 노사관계법 논의를 패키지로 묶어 논의를 진행 중이다. 그 과정에서 노사정소위는 정리해고 문제와 관련해 노동계의 요구보다 수위가 낮은 ‘절충안’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해고 문제의 경우,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노사(노정) 관계 개선에 관한’ 입법 공청회 자리에서도 가장 쟁점이 됐던 의제 중 하나였다. 당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현재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경영악화로 사업을 계속 할 수 없는 경우’로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경총은 정리해고 요건을 ‘경영합리화’ 수준으로 대폭 완화해야 한다며 대립한 바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정리해고사업장 대표자회의 등은 15일 오전 9시 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정소위에 ‘실체적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의 정리해고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환노위 노사정소위는 근로기준법 24조 1항, ‘경영상 필요’를 제한하는 법안 논의를 향후 과제로 넘기고 약간의 정리해고 절차와 재고용 의무만 강화하는 선에서 무마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며 “결국 쌍용차나 포레시아 같이 명백히 부당한 경우라도 정리해고가 남용되도록 허용하자는 안이나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근 들어 (국회가) 정리해고 법안의 핵심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부분을 제외하고, 절차적 요건만 일부 강화하는 식으로 물타기하고 있다”며 “자본의 손을 들어주는 정리해고 법안에 동의할 수 없다. 강력한 저항으로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득중 쌍용차지부 지부장은 “현 정리해고법이 자본에 의해 얼마나 악용되고 있는 지는 쌍용차의 사례로 알 수 있다. 정리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를 불법으로 해고하고 구속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악순환을 이제 끊어야 한다”며 “악용되고 있는 정리해고 법 문제를 환노위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 달라. 더 이상 해고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이 없도록 노동자의 요구를 담은 정리해고법 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리해고 사업장인 풍산마이크로텍의 문영섭 지회장 역시 “포레시아 해고자들은 4년 10개월 만에 대법원으로부터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다. 그동안 공장 앞 컨테이너 천막에서 생활했다”며 “대법원 확정까지는 최소 5년이 걸린다. 그 시간 동안 노동자들은 한 푼의 수입 없이 버텨야 한다. 풍산마이크로텍은 지금 3년이 지났다. 지금의 정리해고법이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을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근로기준법 21조 1항을 포함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와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절차와 재고용 의무를 강화하는 법이 아닌,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는 절충안으로 논의가 진행된다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정리해고 노동자들은 이를 막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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