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정몽준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퇴촉구’ 압박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소에서 두 달간 8명 사망...정몽준 ‘자격논란’ 시달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당내 경선을 치르기도 전에 사퇴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정몽준 예비후보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에서 최근 6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조선소에서 두 달간 8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한 까닭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에 대한 막내아들의 경솔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정 후보는 현대중공업 산재사망 참사로 또 한 번 시장 자격 논란에 시달리게 됐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30일 오후 2시, 여의도 정몽준 예비후보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산재사망 대책 수립은 외면하고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정몽준은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는 최근 50일간 4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6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달 25일에는 족장이 붕괴해 노동자 1명이 바다에 추락해 사망했으며, 이달 21일에는 LNG선 용접작업 중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26일에는 특수선 건조현장 샌딩작업 중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사망했으며, 이틀 뒤인 28일에는 제4안병 트랜스포트 신호작업 중 노동자 1명이 바다에 추락해 사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소인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지난달 6일 노동자 1명이 철판에 깔려 사망했고, 같은 달 20일에는 족장작업 중 추락한 노동자가 사망했다. 현대미포조선에서도 지난 7일 1명의 하청노동자가 추락사했다. 최근 50일간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에서 8명의 하청노동자가 사망한 셈이다.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서울시장 예비후보로서는 사업장 안전조치 미실시에 대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정 후보가 출마 당시 슬로건으로 내놓은 것도 ‘시민 안전’이라 후보 자격 논란까지도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도 정몽준 예비후보 사무실 건물에는 ‘시민의 안전을 시정의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대형 현수막이 붙어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 후보는 29일 오후에 진행된 당내 경선 토론에서 “현대중공업은 나쁜 기업이 아니다. 회사를 매도하고 두들기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밝혀 비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은 “금속노조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연속적인 중대재해 책임을 묻고 정몽준의 대국민 사과와 그룹차원의 근본적 예방책을 촉구했다”며 “하지만 고용노동지청의 특별근로감독이 시작된 26일과 28일에도 또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전 위원장은 “중대재해의 원인은 현대중공업이 전 조선소에 확산시킨 다단계 하도급 계약과 공기단축, 단가후려치기 등에 있다. 조선소의 중대재해의 원죄가 있는 정몽준은 즉각 서울시장 후보를 사퇴하고, 그룹차원에서 이를 금지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창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 역시 “두 달 사이에 하청노동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추락방지 안전펜스와 구명조끼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 감독만 있었더라도 구할 수 있는 목숨이었다”며 “하지만 이 죽음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심지어 현대중공업은 26일 사망한 노동자에 대해 아무 근거 없이 자살이라고 몰아가며 유족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 지회장은 “현대중공업은 사고 당시부터 그의 죽음을 자살로 몰아가려 준비하고 있었다. 사고 발생 24시간 내에 노동청에 사고재해 사실을 신고해야 하지만 이 조차도 하지 않았다”며 “이런 사람이 서울시장으로 출마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의 실질적 대주주로 천문학적 배당금을 받아가는 정몽준 후보는 당장 후보직을 사퇴하고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정몽준은 예비후보로 출마해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며 시민을 조롱하고 있다. 우선 정 후보가 해야 할 것은 아들 교육부터 잘 시키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현장에 안전대책을 세워야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조선소에서 연이은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노동계도 전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금속노조 소속 전국의 조선소 노동자들은 오는 22일과 23일 1박 2일 서울 상경투쟁에 돌입한다. 이들은 상경투쟁을 통해 조선업 노동자의 중대재해 문제와 산재은폐 등을 알려내고 정몽준 후보에 대한 사퇴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정몽준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하지 않고 계속 선거에 임한다면 금속노조와 더불어 총력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정부에 △현대중공업 산재사망에 대해 기업의 최고 책임자를 강력 처벌할 것 △현대중공업에 전면 작업중지권을 발동할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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