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코뮨이었다. 우리에게 유일했던 코뮨이었다.
우리끼리 함께 사는 삶의 가능성을 타진했던 코뮨이었다.
광주는 해방구였다. 시대의 한계를 한순간에 넘어선 해방구였다.
비극의 해방구였다. 하지만 반역과 혁명의 씨를 품은 해방구였다.
그 이후 우리는 해방구를 모른다. 우리끼리 함께 살자의 의미를 놓쳤다.
광주는 누군가에겐 능멸당하고, 누군가에는 영광을 위한 트로피가 되었다.
'함께 살자'는 공허한 구호로 남았거나, 좁은 ‘우리’만의 공동체로 변질되었다.
세월호에서 광주를 묻는다.
아니 광주가 세월호를 묻는다.
아니 광주의 죽음이 세월호의 죽음을 애도한다.
이 죽음들, 이 죽음들, 너희는 광주의 의미를 진정 몰랐구나!
착취와 압제는 가려진다고 가려지지 않는다.
그것은 언젠가 너희들을 덮친다, 너희들과 너희들의 사랑하는 이들을 덮친다.
너희는 광주를 잊었다. 너희는 광주를 기억한다고 하지만 잊었다.
이제 너희는 세월호도 잊을 것이다.
기억하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하지만,
너희들은 기억하고 가만히 잊지 않으면서, 세월호를 잊을 것이다.
잊는다는 것은 자의적인 것이다.
너희들의 기억을 향한 투쟁은 이제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5.18 광주를 잊듯이 세월호를 잊는다.
하지만 그것은 시대의 위선을 모른 채 하는 것일 뿐
그것은 결국 다시 시대의 한계에 무릎 꿇는 것일 뿐
그것은 결국 다시 너희들의 비겁한 일상으로 회귀하는 것일 뿐.
한순간의 양심은 싸구려다.
양심이 아닌 너희의 이해로 너희들의 공동체를 만들어라.
광주 코뮨의 정신을 아로새겨라.
세월호의 그 이름들에 하나씩 새겨라.
우리끼리 사는 세상,
코뮨의 첫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2014. 5.18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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