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국민당 압승...“신자유주의·국제 갈등 격화 예고”

친기업주의 친 미일 정책 구도...외자 유치 위해 종교 분쟁 나서지 않을 것

인도 총선에서 압승한 인도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친기업적인 시장 자유화 정책이 가속화되는 한편 미일 중심의 대외정책으로 국제적인 갈등도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개표 결과 인도국민당이 단독으로 연방하원 과반(272석)을 뛰어넘은 282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BJP가 차지한 282석은 1984년 총선에서 국민회의당(INC)이 기록한 404석 이래 최다 기록이다. BJP의 동맹 의석수까지 합하면 모두 337석으로 압도적인 결과를 낳았다.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 주지사는 오는 21일 차기 총리로 취임할 예정이다. 그는 애초 2002년 인도 구자라트주에서의 무슬림 집단학살에 개입했다고 알려지며 세계적인 악명을 떨친 이다.

[출처: indiatimes.com 화면캡처]

국민회의의 참패, 4반세기 신자유주의 정책의 결과

BJP의 승리는 4반세기 동안 친자본 정책을 펴온 현 여당에 대한 폭넓은 실망의 결과라고 평가받고 있다.

독립 후 인도는 꾸준한 경제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 성과는 소수의 자본가, 특권층이 독점했으며 인구의 4분의 3 이상은 하루에 2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어린이의 절반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인도 국민회의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있다.

19일 WSWS에 따르면, 1991년 소련 붕괴 후, 국민회의는 값싼 노동력을 세계 자본주의 국가들로 이전하는, 인도 부르주아지의 '새경제 정책'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1991-1996년 사이 나라시마 라오 국민회의 정부는 ‘뉴델리 컨센서스’를 통해 수출주도 성장과 외국자본 유치를 위한 자유시장 정책을 펴며 규제철폐에 앞장 섰다.

국민회의는 지난 10년 간 계속해서 시장 개방 정책을 확대해 왔고 현 만모한 총리도 2012년 9월 국영 티비에서 보다 많은 외자유치를 위해서는 ‘허리띠를 조여야 한다’고 방송하는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행했다.

6년 간의 야권 집권 후 2004년 재집권한 국민회의는 ‘인간의 얼굴을 한 개혁’을 약속했지만 이 또한 가짜였다. 교육과 건강 서비스 지원예산이 GDP의 4% 미만이었으며 수백억 달러 수준의 공공 자산을 헐값으로 인도 대기업에 팔아넘겼다.

특히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인도 성장률이 반토막이 된 2010년 쌍둥이 위기 후 실업은 급증하고 물가는 두 자릿수로 치솟으며 국민회의는 급속한 위기로 빠져들었다.

차악에 잇따른 최악, 인도국민당(BJP)

그러나 국민회의에 실망한 인도 국민들이 BJP를 전폭적으로 지지한 것은 아니다. WSWS에 따르면, BJP에 대한 지지기반은 압도적인 승리에 비하면 그리 폭넓지 못하다. BJP는 12억의 인구 중 유권자의 31%인 1억710만 표를 얻었다.

BJP를 선택한 표심은 우리로 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시켰던, 경제성장에 있다.

정호영 인도 자다푸르대학 박사는 “BJP는 연 7-8%의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는데 인도 국민들에게는 BJP가 집권할 경우 자신에게도 혜택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비판 진영에서는 이러한 경제성장을 위해 BJP가 공세적으로 내건 정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신자유주의 정책이 대부분이라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19일 WSWS에 따르면, BJP의 정당정책은 식료품, 에너지와 비료 보조금 등 사회복지비 삭감을 비롯해 국영기업 민영화, 외국자본 투자제한 폐지, 노동자에 대한 세금인상, 은행에 대한 대규모 국가지원 등 신자유주의 정책이 주를 이룬다. BTP는 영양실조와 기아 속에서 고통당하는 수억 명의 인도인들에 대한 지원도 삭감할 계획이다.

15일 <타임스오브인디아>에 인도의 소설가이자 시민운동가인 아룬다티 로이는 이러한 나렌드라 모디의 승리에 대해 “그는 기업에 편향된 후보이며 BJP의 모든 후보들은 서민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도와 초국적 기업은 이러한 BJP가 인도인들에게 비대중적인 시장개방 정책과 친 미국정책에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국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인도 진출 국내 법인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인도의 신정부가 인도 경영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이 62.7%, ‘변화 없음’이라는 답변은 37.3%로 나타났다. ‘악화될 것’이라고 보는 법인은 전무했다.

시장주의 정책을 위해 일명 ‘힌두-민족주의’ 정당을 표방하는 BJP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사실 종교갈등은 부차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호영 박사는 “BJP의 지지기반인 힌두 민족주의 단체 RSS(Rashtriya Swayamsevak Sangh)의 종파주의는 계속되겠지만, BJP가 앞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BJP는 시장 자유화와 외자유치 시장개방 정책 때문에 마치 남 일인 것처럼 치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적 갈등 심화 우려

WSWS는 이러한 상황에서 “BJP 정부는 심각한 위기의 정권이 될 것”이라며 “이는 파시즘, 힌두 민족주의 단체 RSS(Rashtriya Swayamsevak Sangh), 치안부대와 대기업의 가장 탐욕스러운 집단을 이용해 신자유주의를 격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러나 BJP는 미국과 일본에 편향의 대외정책 방향으로 국제 사회의 긴장과 갈등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사실 국민회의 또한 지난 10년 간 미국과의 관계를 좁히며 침략정책을 지원해 왔다. WSWS에 따르면, 인도는 2000년 이래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 리비아를 포함해 일련의 국가들을 침공한 미국과 ‘글로벌 전략 파트너쉽’을 구축하고 기지 등을 제공해 왔다. 이는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아시아로의 중심 이동’ 조치의 일환이다.

그러나 BJP는 친미, 친일의 제국주의 정책을 격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은 중동과 아시아를 잇는 길목에 큰 아군을 만난 셈이다.

17일 WSWS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와 중국 등 인도 주변국들은 모두 모디 정부와 기꺼이 함께하겠다는 성명을 냈지만 사실 이들의 염려는 깊다”고 논평한다. 모디의 강한 이미지는 파키스탄과의 갈등을 무마하고 중국에 온화한 국민회의의 반대급부로 형성됐다. 선거운동 기간 그는 반복적으로 방글라데시로부터의 무슬림 이주노동자 확대 등 민족주의적 발언을 해왔다. 오바마는 대 중국정책을 위해 이런 모디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크다. 시장개방과 외자유치를 확대하려는 모디가 이런 미국과 손잡지 않을 이유는 거의 없다.

중국 대 일본과의 관계도 긴밀해질 전망이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디와 아베 일본 총리는 오랫동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두 사람 모두 중국에 반감을 갖고 있다.

19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모디는 미국 티파티에 가담하는 동료가 있으며 이스라엘에 호의적이며, 기업친화적이다. 적어도 이스라엘 투자자들에게는 그럴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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