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예술가, 학생 등록금 5억 달러 채권 절도 후 소각

‘부채 노예 해방 프로젝트’...“가난으로 인한 두려움 버리자”

칠레의 한 예술가가 5억 달러 어치의 학생 등록금 채무증서를 훔쳐 소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칠레 <산티아고타임스>에 따르면, 칠레 미술작가이자 활동가인 파파스 프리타스는 지난 16일 등록금 부채는 불법이라며 수도 산티아고에 위치한 델마르 사립대학에서 5억 달러 어치의 학생 등록금 채무증서를 훔쳐 소각했다. 프리타스는 이후 소각된 채무 증서의 재를 플라스틱 통에 담아 예술품의 일환으로 산티아고 중앙문화센터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에 전시했다.

  소각된 5억 달러 상당의 학생 채무증서의 재 [출처: <산티아고타임스> 화면캡처]

프리타스가 이번 작품을 구상한 것은 최근 학생들의 델마르 사립대학 점거에 동참했을 때다. 그는 등록금 채무증서 소각 행위는 부채에 죄수 같이 붙들려 있는 학생들에 대한 해방 행위라고 설명한다.

프리타스는 자체 제작한 동영상을 통해 “끝났다”고 선언하는 한편, “당신은 (등록금 빚 때문에)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며 “우리는 두려움을, 우리가 가난하기 때문에 범죄자로 생각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나는 잿더미 같은 생활을 살아가는, 바로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라며 “이것은 당신을 위한 내 사랑의 행동이다”라고 소개했다.

<산티아고 타임즈>에 따르면, 델마르 사립대는 현재 체납한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부채규모를 확인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잘못된 부채는 불법이기 때문에 지불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리타스는 문서 절도죄로 1년에서 5년 사이의 징역형에 처해질 예정이다. 칠레 경찰은 산티아고 중앙문화센터에 전시된 그의 작품인, 회색 잿더미가 담긴 흰색 통 또한 철거했다.

  5월초 칠레 학생 시위 장면...“무상교육 공약 이행하라” [출처: <산티아고타임스> 화면캡처]

한편, 바첼레트 정부가 칠레 교육 및 보건서비스 재원 마련을 위해 의회에 제출한 조세개혁안은 지난 15일 하원에서 통과됐으며 상원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칠레 정부는 이 조세개혁을 통해 대학 무상교육 정책을 실현하고자 한다.

칠레 대학생들은, 대학 사유화를 목적으로 1973년 피노체트 독재 막바지 시기 제정된 사립대학법으로 인해 한국을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등록금을 지불해 왔다.

그러나 2006년, 2011년을 계기로 칠레 초중고교 및 대학생들은 ‘모두를 위한 질 좋은 무상교육’을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이는 전 피녜라 보수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대선에서 범야권연대로 등장한 바첼레트 현 대통령은 ‘대학까지의 무상교육’을 약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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