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위기 5년, 극우 돌풍 속 어두운 유럽 예고

유럽의회 선거...자유무역 확대, 유럽연합군 창설, 인권·노동권 후퇴 우려

유럽 경제위기 5년, 유럽연합의 새로운 미래를 선택하는 유럽의회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유럽의 경제 위기와 긴축, 중동과 북아프리카 내전 심화 속에서 진행되는 유럽의회 선거, 과연 유럽인들은 어떤 전망을 선택할까? 불행하게도 부유한 유럽 북서부 극우정당의 돌풍 속에서 진행되는 이번 선거는 유럽연합에 어두운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은 22일부터 25일까지 유럽의회 751석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8대 유럽의회 선거에는 모두 13개 정파 그리고 이중 5개 정파가 집행위원장 후보를 내고 경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럽국민당 그룹(EPP)의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 사회당 그룹(PES) 독일 사민당 출신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 그리고 좌파당 그룹(EuropeanLEFT)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시리자 당수가 가장 관심을 끌고 있다.

[출처: http://www.theglobeandmail.com/ 화면캡처]

극우정당들은 이번 선거에서는 연합에 실패했지만 최대 25-30%까지에 이르는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선거 후에는 사상 처음으로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조직적인 활동에 나설 전망이어서 더욱 위력적이다.

최근 각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극우 독립당(Ukip)은 35%, (2위 노동당24%, 보수당22%), 프랑스 국민전선은 24%(대중운동연합22%, 사회당20%) 등 모두 1위를 달리는 한편, 덴마크, 오스트리아와 핀란드에서도 1, 2위를 기록했다. 독일대안당(AfD)도 6%(기사/기민당38%, 사민당27%, 녹색당11%, 좌파당8%), 그리스 황금새벽당 등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극우 세력이 약진할 태세다.

이 때문에 전후 복지 사회의 세계적인 대명사였던 ‘사회적 유럽’이라는 구호는 사라지고 다시 전쟁으로 치닫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전쟁을 피해가더라도 그 비용은 “긴축이 노동자에 대한 제3차 대전이었다”는 표현처럼, 노동자민중은 더욱 가혹한 유럽을 앞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유럽 최대 정파인 중도보수 EPP 그리고 비교적 부유한 북서부 유럽 내 극우정당 간 타협 속에서 유럽내 지역적, 계급적 양극화가 확대되고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동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의 국제적 갈등도 확대될 공산이다.

TTIP 등 자유무역 확대...은행연합 등 금융 통제 미지수

선거의 핵심 쟁점은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등 자유무역 확대, 유럽연합군 창설, 반이주자 조치 강화 등이며 이는 중도우파 유럽국민당과 극우정당의 타협 속에서 적극 추진될 개연성이 크다.

우선 EPP는 국제적 자유무역을 심화하고 시장 개방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과의 TTIP를 통해 소비자 또는 정보와 환경 보호와 관한 기본 규정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이유로 핵심 산업 외에 대한 보조금 폐지도 앞두고 있다.

반EU를 표방하는 각국 극우정당은 TTIP에 적극적인 반대를 나타내고 있지 않다. 일례로, 영국 독립당, 프랑스 국민전선 모두 찬성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반대 입장도 나타내지 않았다. 영국 극우당은 영국의 보편적인 국민보건의료서비스를 민영화한다는 방침이기도해 극우 세력은 EPP와 이해타산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TTIP에 대해 독일의 경우, SPD(사민당)는 사실상 찬성 입장이며, 좌파당과 녹색당은 강력하게 반대하지만 세가 적다.

EPP가 추진하는 두 번째 핵심 정책은 유럽연합 가입국에 대한 재정 통제 강화다. EPP는 우선 이제까지처럼 위기국 지원에 대해 개혁 및 부채 삭감 등 양해조치 이행과 트로이카(IMF, ECB, EU)의 감독을 전제한다. 그러나 이의 지원 대상국은 대게 남동부이고 북서부 유럽 극우의 이해와도 일치해 쟁점이 아니다. 문제는 EPP가 추진하는 유럽내 모든 은행에 대한 단일 규정을 통해 은행 분야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은행연합’ 조치인데, 지금까지처럼 합의에 난항을 빚을 개연성이 커 유럽 부채 위기의 주요 문제인 금융에 대한 통제는 사실상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군 창설, 국경 경계 강화...인종주의 심화

안보 분야는 현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8기 유럽의회가 노정한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다.

EPP는 유럽연합군 창설과 함께 나토군과의 긴밀한 협의를 계획하고 있다. 파병에 대해선 유럽 내 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까지 포함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와 같은 동유럽, 북아프리카와 중동까지 파병 대상지로 거론될 수 있으며 이럴 경우 유럽연합은 보다 쉽게 내전 등에 개입할 수 있게 된다. 안보 강화는 독일 메르켈 대연정이 의욕을 보여 왔고, 반이민, 공격적 대외 정책을 표방하는 극우정당과도 일치된 입장을 가져 쉽게 추진될 우려가 크다.

이주 정책 악화는 극우정당 득세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사항이다. EPP는 자격을 갖춘 이주자에 대한 제한적 이주에는 찬성하지만 ‘빈곤이주’에는 반대한다. 이러한 제한적 이민정책은 극우정당에 의해 훨씬 보수화될 가능성이 크다. EPP는 프론텍스(유럽 국경감시 기구) 활성화 등으로 유럽 경계 통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며 이 또한 극우세력과의 합종에 의해 쉽게 악화될 여지가 크다.

노동권·인권 후퇴

유럽경제위기 4-5년 간 남유럽 실업률은 그리스 26.5%, 포르투갈 15.1%, 스페인 25.9%이며 이들 국가의 청년실업률은 평균실업률의 2배가 넘고, 해고 규제 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화 등 각종 반노동 조치가 추진된 상황이지만 노동권은 더욱 악화될 공산이다.

EPP는 기본적으로 동일노동에 동일임금을 적용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공약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반노동자, 반소수자를 표방하는 극우 세력과 더불어 EPP는 보편적인 노동권을 개악하는 한편 이주민,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노동권과 인권을 후퇴시킬 가능성이 크다.

한편, 독일에서 SPD, 녹색당과 좌파당은 유럽 일반 최저임금제 도입을 제안한다. 특히 좌파당은 구속력 있는 최장 노동시간은 40시간으로 확정돼야 한다고 보며, 유럽 수준 단체협상 기본규정도 도입하고자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얼마나 큰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유럽의회 선거는 25일까지 진행되며 선출된 의원과 임원은 오는 2019년까지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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