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김승환 부부, “혼인신고 불수리, 인정할 수 없다”

변호인단 “민법 어디에도 동성 혼인 금지 조항 없다”

  김조광수 감독과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 대표는 21일 이른 10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와 함께 서대문구청장의 동성부부 혼인신고 불수리에 대해 불복 소송을 제기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혼인신고 불수리에 대해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가 동성부부 혼인신고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김조광수 감독과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 대표는 21일 이른 10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아래 네트워크)와 함께 동성부부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조광수 감독과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 대표는 작년 9월 7일 청계광장에서 공개결혼식을 하고 12월 10일 서대문구청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서대문구청장은 12월 13일 “당사자 간의 혼인 합의가 없다”라며 불수리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의 소송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은 “서대문구청장의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은 민법 조항을 오해하여 위법하고 부당한 것으로 법원은 혼인의 예식을 올렸고 혼인 의사의 합치가 있는 이들 부부의 혼인신고를 수리해야 한다”라며 “편견과 차별이 가해지는 성소수자에 대한 보호는 법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변호인단은 “민법 어디에도 동성 간 혼인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라며 “혼인의 자유와 평등을 규정하는 헌법 제36조 제1항은 문언 그대로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남성과 여성 양성이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지 혼인이 성립하려면 두 당사자가 이성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네트워크 또한 “낡은 가족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을 박탈당한 반면 외국에서는 동성혼을 도입한 국가들이 늘고 있고, 일부 동성혼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듯 이 나라들에서 가족과 사회가 무너지는 일은 없었다”라면서 “법원과 우리 사회는 평등하고 다양한 성소수자의 가족구성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성부부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소송을 제기하는 레인보우팩토리 김승환 대표(왼쪽), 김조광수 감독(오른쪽)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조광수 감독은 “우리 결혼에 대해 한국 정부와 법원이 쉽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리라고 생각진 않았다. 소송에서 지더라도 다른 방법을 통해 성소수자 평등권이 보장되도록 풀어나갈 것”이라며 “그러나 이 문제가 김조광수, 김승환의 혼인 수리 여부에만 한정되길 원치 않는다. 성소수자들이 처한 현실도 같이 논의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승환 대표는 “결혼 이후 김조광수 씨와 부부임을 매일 느끼고 있다”라며 “미국 역시 과거엔 동성애 혐오가 강했으나 현재는 동성애 혐오 세력이 힘을 잃었다.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면서 동성애 혐오 발언이 지지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또한 동성애 혐오 세력의 편견을 깨기 위해 행복하게 살겠다. 이보다 쉬운 투쟁은 없다.”라고 말했다.

인권중심 사람 박래군 소장은 “차별금지법 제정이 세 번에 걸쳐 무산됐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성적지향을 근거로 한 차별이었다. 제정에 반발한 일부 보수 기독교 세력은 성적 지향에 근거한 차별을 당연하게 보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러한 차별의 벽을 깨나가는 행동이 이어질 때 현실의 강고한 벽이 무너진다.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가 힘든 길을 가지만 사실 가장 행복한 길을 가는 거라 생각한다.”라고 지지를 표했다.

사회를 맡은 동성애자인권연대 곽이경 활동가는 “‘친구사이’가 진행한 한국 성소수자 욕구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87%가 파트너와의 결혼·관계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은 의료과정에서 가족으로서의 권리 행사로 국민건강보험에서 피부양자 등록을 하는 것”이라며 “이성애자 가족에겐 권리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당연한 것이 성소수자에게는 가장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불수리 불복 소송에 참여하는 50여 명의 변호인단은 혼인신고 불수리 위법성을 입증함과 동시에 헌법 소원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늦은 7시 서울시청 시민청에서는 동성커플 당사자들이 참여한 ‘사랑과 전쟁’ 토크콘서트가 진행된다. (기사제휴=비마이너)

  기자회견 뒤 "응답하라, 법원"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김조광수·김승환 부부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평등하고 다양한 가족구성권 보장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피케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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