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절차 개입한 경찰, 노조112신고는 문자만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간부 ‘시신탈취’ 대응과 너무 달라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염호석 양산분회장의 장례절차에 개입해 ‘공권력 남용’ 비판을 받는 경찰이, 경찰병력 투입 중단을 요청한 노조 측의 112신고는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유족의 시신 인도 요청 112 신고로 10분 만에 200여명의 기동대를 투입해 ‘시신탈취’ 논란을 불러온 경찰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노조 측은 염 분회장의 부친조차 병력이 투입되자 장례식장에서 경찰에 병력 투입 중단을 요구했다고 말해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강남경찰서 측은 18일 오후 6시10분 접수된 112신고로 6시20분에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장례식장에 경찰병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염호석 분회장의 장례와 관련해 노조 측은 유족의 위임을 받은 상태에서 당시 상주 역할을 하고 있었다.

상복 입고 병력 투입 중단 112신고...경찰 안 와
경찰, 출동 여부 “답변 어렵다...포괄적 수사 사안”


노조 양산분회 염태원 대의원은 18일 장례식장에 경찰병력이 갑자기 투입되자 “경찰이 고인의 시신을 빼돌리려고 한다”, “병력투입 중단을 요청한다”는 내용으로 오후 7시24분경 112에 신고했다. 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는 3분 뒤인 7시27분에 신고가 접수되어 경찰관이 출동 중이라고 염 대의원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하지만 염 대의원은 경찰이 관련 문자메시지만 보냈을 뿐, 현장에 출동해 신고자인 자신을 만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출처: 미디어충청]


[출처: 미디어충청]

염 대의원은 “경찰이 장례식장에 기동대를 배치했다가 투입하면서 방패를 휘두르고, 캡사이신을 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때리고 연행했다”며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행동을 장례식장에서 저질러 112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부친도 경찰에게 병력 투입을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동료들도 염 분회장의 아버님이 경찰에게 병력투입을 ‘그만두라’고 한 말을 들었다”며 “하지만 경찰은 아버님의 말까지 무시하고 무리하게 병력을 투입했다”고 비판했다.

염 대의원은 재차 “경찰은 아버님이 112신고를 했다는 말만 하고 병력 투입을 중단하라는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고, 아버님을 빙 둘러싸고 모시고 갔다”며 “내가 112신고한 것은 문자만 딸랑 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상복을 입고 빈소에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쳐 하늘이 노랬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손발이 떨렸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염 분회장의 시신은 이날 경찰의 개입으로 오후 7시50분경 장례식장을 빠져나가 이틀 뒤인 20일에 경남 밀양 공설화장장에서 화장됐다. 이날 350여명 가량의 경찰병력이 투입해 장례절차를 위임받은 노조와 염 분회장의 친모의 참여를 배제하는 등 ‘유골함 탈취 논란’이 일었다.

경찰 측은 염 대의원의 112신고는 인정하면서도 출동 여부 관련 답변은 거부했다.

서울경찰청 112신고센터 관계자는 “18일 오후 7시25분에 112 신고가 접수돼 7시27분에 출동 문자를 보냈다. 출동 조치했다”면서도 “같은 사안으로 이보다 먼저 112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장 출동 여부는 해당 파출소 소관”이라고 공을 넘겼다.

관할지역 삼성1파출소 관계자는 노조의 112 신고 관련 출동 여부에 대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남경찰서도 관련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의 112신고는 노조원의 장례방해 등 형법 위반으로 현재 수사 중인 사건과 다르지 않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포괄적 수사 사안”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시신 탈취’ 논란 당일, 장례방해죄,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로 노조원 24명을 연행했다 노조 간부 3명을 구속한 바 있다.

고인의 부친이 장례식장 현장에서 경찰병력 투입 중단을 다시 요청한 일에 대해서도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그런 일 없다. 112 신고에 따라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했다”고 잘라 말했다.

민변의 류하경 변호사는 “112 신고자인 노조측이, 경찰이 출동한 사실이 없고 도움 요청을 거부했다며 항의하는 이번 사건과 장례방해죄가 적용된 사건은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전혀 다른 사건”이라며 “경찰은 관계없는 사건을 근거 없이 포괄적 수사라며 고의적으로 대답을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류하경 변호사는 “더욱이 상주역할을 하는 노조측의 112신고에 경찰이 출동하지 않은 것은 노조원이 아니라 경찰이 계획적으로 장례절차를 방해한 것을 인정한 꼴”이라고 꼬집으며 “결과적으로 경찰은 고인의 유언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삼성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뿌려주세요’라는 유서를 남긴 고인은 17일 오후 1시 30분경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해안도로 인근 지점 승용차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고인과 유족이 노조에 장례절차를 위임했지만 경찰은 유족 중에 부친이 112에 시신 인도를 요청했다며 병력을 투입해 시신탈취에 이어 유골함마저 빼돌렸다는 논란이 일었다.

관련해 법조계는 장례절차는 형사법이 아닌 민사법 영역이고 법원이 판단할 몫인데, 경찰이 자의적으로 판단해 “사적인 장례절차에 끼어들었다”며 비판하고 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한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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