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마약, 그리고 2026년에 대한 희망

핵심 요점

△트럼프는 과장된 사기 주장을 이용해 추방을 정당화하고 각종 스캔들에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약값 인하 정책은 대부분 상징적 수준에 머물렀고 전체 비용을 낮추지는 못했다.

△청정에너지와 전기차는 비용이 더 낮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의 동력 회복과 MAGA 진영 내부의 분열은 2026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2025년은 도널드 트럼프가 정치 무대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끝나고 있다노골적이고 거리낌 없는 인종주의다트럼프 진영은 반소말리(anti-Somali) 캠페인을 세 가지 큰 이유에서 밀어붙이고 있다.

첫째이것이 성공할수록 대규모 추방 정책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트럼프는 소말리인을 집단으로 공격했고이들의 입국을 제한하는 새로운 금지 조치도 도입했다직접적인 계기는 일부 소말리계 인사들이 정부 프로그램을 상대로 사기를 저질렀다는 점이다이는 백인들도 흔히 저지르는 범죄와 다르지 않다늘 말하듯트럼프는 사기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처한다어쨌든 미네소타에서 일부 소말리계 인사들이 저지른 실제 사기를 부각하고 과장함으로써트럼프는 자신의 추방 정책을 정당화하려 하고 있다.

둘째 이유는 이것이 미네소타 주지사 팀 월즈(Tim Walz)를 공격하는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월즈는 두 차례 연임한 인기 있는 주지사로, 11월 재선을 앞두고 있으며 2028년 대선 후보로도 거론된다트럼프는 이 사기의 책임을 월즈와 바이든에게 돌림으로써민주당이 정부 보조금을 통해 이민자들을 부패하게 감싸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실제로 이 사기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적발되고 기소되었다.

이런 주장은 일론 머스크와 다른 괴짜들이 자주 떠들어대지만현실적 근거는 거의 없다이민자가 입국한 뒤 선거에서 투표하기까지는 큰 간극이 있다머스크가 계속 주장하듯시민권을 취득하기 전에 이민자가 투표하는 사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민자들이 시민권을 얻고 투표에 참여할 때상당수는 공화당에 투표한다. 2024년 선거 직전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귀화 시민들 사이에서 해리스는 트럼프를 15%p 차로 앞섰다그러나 주요 주들에서는 그 격차가 훨씬 작았다플로리다에서는 12%p 미만이었고텍사스에서는 10%p 미만미시간에서는 불과 1.4%p였다민주당의 전략이 이민자를 받아들인 뒤 10년쯤 지나 약간의 표 차이를 얻는 것이라면그다지 영리한 전략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민자들이 저지른 사기를 민주당과 연결시키는 것은 공화당의 주요 선거 전략이다공화당은 가능한 한 자주 이 선율을 반복해서 연주할 것이다.

셋째 이유는 소말리 사기 이야기가 트럼프–엡스타인 스캔들을 1면에서 밀어내기 때문이다엡스타인 사건은 트럼프에게 치명적이었다미국인 대부분은 이미 그가 추잡한 성범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엡스타인 이야기는 민주당이 아동 성매매범을 보호한다는 서사로 그의 지지층 내부에서 무기화되어 왔다.

이제 트럼프가 엡스타인과 가까운 사이였으며이를 입증하는 문서와 사진의 공개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이는 강경한 MAGA 지지자들조차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트럼프에게는 화제를 돌릴 수 있는 어떤 수단이든 절실하며소말리인을 상대로 인종주의 카드를 꺼내는 것은 가장 손쉬운 선택이다.

사건의 실체를 보자면소말리계 인사들 가운데 일부가 사기를 저질렀다는 점은 분명하며이 사안은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 수사와 기소가 진행되고 있었다보호받은 것이 아니었다동시에 트럼프 진영이 사기의 규모를 극도로 과장하고 있다는 점도 거의 확실하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임명한 미네소타 연방 검찰 제1보좌관 조 톰프슨(Joe Thompson)은 2018년 이후 메디케이드 지출 가운데 180억 달러 이상즉 현재 연간 메디케이드 예산에 맞먹는 금액이 사기였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이는 단순한 이유에서 설득력이 없다미네소타의 1인당 메디케이드 지출은 다른 주들과 비교해 특별히 비정상적인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1인당 메디케이드 지출>

미네소타는 오하이오나 미주리 같은 공화당 주들보다는 다소 더 많이 지출하지만매사추세츠나 뉴욕 같은 민주당 주들보다는 훨씬 적게 지출한다상대적인 의료비 수준과 인구의 연령 분포를 함께 분석하지 않고서는 지출 규모나 사기의 잠재적 영향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그러나 단순한 총액 수치만으로는 광범위한 사기가 있었다는 주장을 뚜렷하게 뒷받침하지 못한다.

미네소타에서 소말리인들이 사기를 저질렀다는 주장과 관련해 법무부의 신뢰성을 따져본다면팸 본디가 지난 2월 엡스타인 파일이 자신의 책상 위에 있다고 말했던 사실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그 문서는 지금까지 520만 쪽에 달한다.

트럼프의 처방약 정책은 약값을 크게 절감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약값을 500%, 600%, 800% 낮췄다고 자랑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제약회사들과의 협상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비용 절감을 가져다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는 안타까운 일이다우리는 약값으로 막대한 돈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이다올해 처방약과 기타 제약 제품에 지출한 금액은 7,300억 달러를 넘는다이는 가구당 5,800달러가 넘는 수준이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비극적인 부분은약이 거의 언제나 제조와 유통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우리가 이미 국립보건원(NIH)에 연간 500억 달러를 투입해 연구를 선행 지원하고 있는 만큼특허 독점이나 그와 유사한 보호 장치 없이도 약을 판매할 수 있다그렇게 한다면 자유시장 가격으로 연간 약 1,500억 달러만 지출해도 충분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의사들은 비용을 걱정하지 않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을 처방할 수 있다환자들도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고펀드미(GoFundMe, 개인이 의료비생활비재난 피해장례비학비사회운동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대중 모금(crowdfunding)을 하는 플랫폼)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다.

약을 자유시장에 맡기면제약회사들이 약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거짓말을 할 유인도 크게 줄어든다이 부패가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례가 오피오이드 위기였지만이런 문제는 언제나 존재해 왔다.

그런데도 제약 산업의 부패를 성토해 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RFK Jr.)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그는 정부 지원 연구를 축소하면서특허 독점에 의존한 연구에 국가를 더욱 종속시키고 있다.

트럼프의 제약회사 협상에 대한 평가는 대형 제약사들의 주가가 이미 내려주었다지난 6개월 동안 이들의 주가는 급등했다주식 투자자들이 종종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기는 하지만만약 앞으로 약값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면 이는 수익의 대폭 감소를 의미하며그런 기대는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을 것이다분명히 큰손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약값을 1,000% 낮췄다고 믿지 않는다.

실제로 트럼프는 보험이나 정부 지원 없이 약을 구매해야 하는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을 마련했다이는 나쁘지 않은 제스처이지만트럼프Rx(트럼프가 내세운 약값 인하 브랜드 이름)는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심지어 제약회사들이 직접 제공하는 할인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중요한 점은 트럼프가 자신의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2026년을 향한 기후 분야의 희망

지난달 브라질에서 열린 기후 정상회의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실질적인 약속을 이끌어 내지 못한 점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았다이는 실망스럽지만 놀랄 일은 아니다백악관의 심술궂은 열 살짜리 아이는 지구 온난화를 늦추려는 노력을 공격 행위로 간주하며 보복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명히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 정부 지도자들이 청정에너지 전환에 대해 과감한 약속을 내놓아 스스로 표적이 되려 하지 않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그러나 어차피 구속력도 없는 약속보다 중요한 것은 각국이 실제로 무엇을 하느냐다이 점에서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다.

<뉴욕타임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이 태양광 발전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는 대형 기사를 실었다이는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태양광이 이제 가장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었기 때문이다이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전기차도 마찬가지다중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거의 60%가 전기차이며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그 비중이 더 높다중국산 전기차는 이제 구매 비용과 운용 비용 모두에서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저렴하다비용을 절약하려는 사람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입장과 무관하게 전기차를 선택한다미국 시장에서 전기차가 확산되지 않는 이유는 높은 보호무역 장벽 때문이다.

미국이 청정에너지 전환을 선도했다면 더 좋았겠지만트럼프는 에너지 전환의 시대에 여전히 시대에 뒤떨어진 화석연료 산업에 매달리고 있다이는 미국 경제에는 나쁜 소식이지만중국이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솔직히 말해값싼 전기와 자동차는 기후 정상회의에서 나오는 모호하고 강제력 없는 약속보다 천 배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이 전환이 지구에 대한 심각한 피해를 막기에 충분히 빠르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최소한 방향은 옳은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는 2026년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것이 앞으로 한 해 동안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분명 희망적인 신호들도 있다. 2025년에 치러진 거의 모든 선거와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대규모 반등은 매우 중요한 변화다이런 흐름이 가을까지 이어진다면민주당은 하원에서 큰 차이로 다수당을 되찾고 상원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일리노이 주지사 프리츠커캘리포니아 주지사 뉴섬 같은 유력 민주당 정치인들뿐 아니라 스티븐 콜베어지미 키멀 같은 심야 코미디언들까지 트럼프의 광대극에 맞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노 킹스(No Kings)’ 행진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시위의 날들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MAGA 진영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단순히 감세만을 원하는 일부 사람들은 강경 MAGA 세력의 노골적인 인종주의반유대주의그리고 노골적인 광기에 점점 환멸을 느끼고 있다이것이 본격적인 분열로 이어질지는 아직 이르지만신호는 긍정적이다누구도 패배하는 팀에 속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내년 가을에 공정한 선거가 치러진다면트럼프 진영은 큰 패배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출처] Fraud, Drugs, and Hope for 2026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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