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버스 파업 이후 정치권에서 시내버스 운송사업을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나오자, 공공운수노조가 “파업의 원인을 외면한 채 노동권을 제한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했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23일 성명을 내고 “손봐야 할 것은 필수공익사업이 아니라 버스 준공영제”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서울시내버스 파업 직후 ‘준공영제 시내버스 운송사업’을 필수공익사업에 포함하는 내용의 노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서울시 역시 같은 취지의 건의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지만, 정부는 이미 2024년 “노동3권 보장”을 이유로 이를 거절한 바 있다.
출처 :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는 필수공익사업 지정의 취지가 쟁의행위 예방과 분쟁의 신속한 해결에 있으며, 생명이나 생활 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로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수공익사업 지정이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자유위원회 역시 필수공익사업은 ‘엄격하게 필요한 운영으로 한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고려하라고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는 필수공익사업 확대는 공공부문 노동자를 억압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덮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파업의 직접적인 원인이 2024년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 이후 버스 사업주들이 임금 상승분 지급을 회피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주지 않기 위해 임금체계 변경이라는 꼼수를 시도했고, 그 결과 시민 불편이 발생했다”며 “이 경우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은 자본이지 노동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공공운수노조는 시내버스가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버스 면허와 노선, 차량 소유는 모두 운수업체에 있지만, 준공영제 아래에서 적자와 이윤을 서울시가 보전하면서 매년 수천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공공서비스라는 명목으로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지만, 실질적인 이익은 운수업체에 집중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준공영제 시행 직전 서울시 버스회사들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133억 원 적자였지만, 제도 시행 20년이 지난 시점에는 894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 같은 구조가 사모펀드의 버스업계 진입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운수노조는 “준공영제 구조상 모든 이익은 사업주에게 몰리고, 노동자는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며 시민은 세금 낭비와 요금 인상 압박이라는 이중의 피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정책적 모순을 해결하는 방식이 필수공익사업 지정이라면 누가 이를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노조는 서울시에 대해 “노동자를 억누르며 정책 실패를 감추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준공영제 운영 책임을 직시하라”고 요구하고, 또 국회에는 “서울시의 행정 실패를 덮기 위한 필수공익사업 지정 법안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