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저녁을 준비하는 희망의 노래 꽃다지

[노래여 날아가라 : 문화활동가 인터뷰](2) - 민정연 꽃다지 대표

희망의 노래 꽃다지의 희망 찾기가 또 한번의 정기공연으로 시작된다. 13∼15일 홍대 앞 롤링홀에서 열리는 '평온한 저녁을 위해'라는 제목을 단 이번 봄 콘서트는 평온한 저녁, 어쩌면 너무 멀게 만 느껴지는 그 꿈의 시간을 꿈이 아니라 우리 삶의 소중한 일상일 수 있게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의 평온한 저녁을 위한 꽃다지의 목소리가 가득 담긴다.


공연 준비를 위해 여념이 없는 꽃다지를 만나기 위해 구로동에 있는 꽃다지 사무실을 방문했다. 사무실에 살고 있는 강아지의 힘찬 인사를 받으며 들어선 사무실에는 꽃다지 식구들의 바쁜 움직임이 가득했다. 그곳에서 꽃다지의 전체 살림을 맡고 있는 민정연 대표를 만났다. 민정연 대표는 집회현장에서 두려움에 떨던 마음을 잡아준 꽃다지의 노래를 듣고, 그 노래들을 함께 만들기 위해 꽃다지와 동고동락하고 있다. 꽃다지 가수들이 합창연습을 하는 연습실에서 짧지만 의미있는 대화를 시작했다.

낯설지만 일대일로 대화하기

봄 콘서트를 소개하는 말을 부탁하자 민정연 대표는 꽃다지 식구들이 준비해 놨던 선물 꾸러미를 풀어놓 듯 "이번 콘서트는 가을에 나올 예정인 정규앨범의 노래들을 먼저 선보이는 의미있는 자리예요"라며 말을 시작했다. 가을에 나올 꽃다지 정규앨범 4집에는 도종환 시인의 시에 가수 이태수가 가락을 붙힌 '멀리가는 물', 우리의 삶을 꽃에 비유한 가수 정혜윤의 '못생긴 꽃',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담은 작곡가 유인혁의 '이 얼음장 같은 세상을 깨고', 정윤경의 '평온한 저녁을 위하여2'. '친구에게', '노래의 꿈', 작곡가 이희진의 '벗하나 있었으면' 등 꽃다지가 걸어오는 잔잔한 대화가 담긴다.

  민정연 꽃다지 대표

"꽃다지는 계속 변화하려고 노력해요. 봄 콘서트에서도 이전의 꽃다지 공연을 생각하고 오신다면 낯설게 느낄지도 모르겠어요. 꽃다지 공연하면 땀을 뻘뻘 흘리며, 그동안 가슴 속에 가지고 있었던 응어리들을 털어놓고 가는 느낌이잖아요. 하지만 이번 공연은 이전과는 다르게 조용히 서로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우리 이렇게 하자!'로 접근하기보다는 너 어떻게 사니, 난 이렇게 사는데 넌 어떠니... 일대일로 만나 서로의 삶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하게 될 거예요" 이번 공연의 컨셉은 '낯설게 하기'다.

꽃다지는 끊임없이 낯설지만 민중의 이야기와 감수성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세상을 바꾸자는 노래가 있었잖아요. 그 노래가 대선 때 나왔었는데, 저는 대선 때만 부르고 못 부를 줄 알았어요. 내용도 그렇고... 근데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것은 꽃다지의 새로움을 넘어 민중가요의 폭을 확대하고, 민중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낯설음의 두려움을 넘어 민중과 호흡하려 순간 순간 노력하는 꽃다지의 모습이다.

노래와 함께 성숙해 가는 꽃다지

꽃다지의 소극장 공연은 이런 낯설음의 연장이다. 민중가요를 부르는 가수들을 폐쇄된 극장에서 만나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우리들의 기억 속에는 민중가요는 거리라는 열린 공간에서의 함성이다. "꽃다지는 거리 공연 뿐만 아니라 매년 소극장에서 정기공연을 해왔어요. 거리공연은 그 당시의 정세에 따른 이슈를 가지고 대중과 만나는 자리예요. 97년 IMF 직후에 거리로 쫓겨 나온 실업자, 노숙인들과의 대화부터 시기마다 아픔을 함께 느끼는 민중들과 함께 거리공연을 진행했죠. 거리공연이 더욱 힘들다는 생각을 해요. 단순히 기술적인 것을 넘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수많은 생각들을 함께 느끼고 노래로 부른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잖아요. 그곳에서 꽃다지가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하는 과정이 바로 소극장 공연이예요" 꽃다지는 정기공연을 통해서 현장에서 느꼈던 많은 것들을 노래로 정리하고 매듭 짖는다.

이러한 정기공연은 다양한 공연 중 하나다. "꽃다지는 다양한 활동들 속에서 더 많은 대중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해요. 민중가요의 최대 장점은 노래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 일 텐데요. 운동도 많은 대중들과 이야기하고, 그 이야기가 넓게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거리에서의 꽃다지, 소극장에서의 꽃다지, 라디오에서의 꽃다지... 이런 과정을 통해 노래가 널리 널리 날아가서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연히 만났지만 마음을 움직이고, 바꿀 수 있는 작은 감동을 꽃다지는 원한다.

함께 갈 수 있기에 쌓여 가는 소중한 이야기들

"이런 꽃다지에게도 어려움이 있을 텐데"라는 기자의 질문에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꽃다지는 6명이다. 4명의 가수와 2명의 기획자, 이들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이곳에 있어야 한다는 고민을 한다. "가장 어려운 점은 활동을 하겠다는 삶이 없다는 것 이예요. 운동이 전반적으로 어렵다 보니까 민중가요를 즐기는 수 자체가 줄었고, 그렇다 보니까 실력도 많이 떨어지고요. 이 공간에서 무언가 해보겠다고 눈이 반짝 반짝 한 사람을 찾아보기가 너무 어려워졌어요" 꽃다지는 민중가요의 어려움을 함께 이해하고 함께 헤쳐나갈 사람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경제적인 구조를 고려하지 않았어요. 관심이 없었죠. 하지만 최소한 경제적 이유로 이 공간을 떠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해요" 민정연 대표는 함께 운동하고, 이것들이 쌓여서, 같이 나이 먹고 노래도 함께 늙어 가는 과정을 만들고 싶다. 그녀는 이런 어려움에도 꽃다지의 노래를 사랑하고, 함께 느끼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어려운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제안한다.


"꽃다지도 이제 나이를 많이 먹었어요. 멤버들도 다들 서른 살이 넘었고요. 지금의 시기는 20대의 혈기를 넘어서 새로운 삶을 설계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내가 지금까지 해온 운동, 그리고 삶이라는 것, 함께 이야기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 돌아보고 다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이제 중간점검 하는 거죠" 이번 공연에서는 꽃다지 한 사람 한사람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또다시 희망을 찾아가기 위한 발걸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과거에 사로잡혀 있지 않고 그것을 밟고 일어 설 수 있는 과정이에요" 꽃다지는 이런 마음을 가지고 이번 공연을 준비한다. 아침부터 하루 종일 진행되는 개인연습, 합창, 합주연습 등 힘든 작업이지만 소극장에서 만날 대중들의 빛나는 눈, 그 마음 속의 희망을 꿈꾸며 준비한다. 꽃다지 한 명 한 명의 개성과 이것을 잃지 않으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화음은 꽃다지와 새로운 대화를 나눌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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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지 , 희망의 노래 , 정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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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끄적이

    민정연 동지의 이름이 계속 민연정으로 되어있음..-.-

  • 참세상

    수정하였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