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에 복귀하지만 투쟁은 계속될 것"

아시아나조종사노조 민주노총 결의대회 참석 후 해산식


민주노총이 11일 오후 2시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노무현 정부를 규탄했다.

이날 오전 속리산 파업집결지에서 버스를 나눠타고 광화문으로 이동해온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을 비롯 천여 명이 참석한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은 "금호자본에 대한 규탄투쟁과 김대환 노동부장관 퇴진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대회사에 나선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제 새로운 싸움터로 가는 아시아나조종사 동지들을 격려한다"며 "긴급조정권 발동은 처음부터 금호그룹이 원했던 것이고 정권이 결국 발동함으로써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렸지만 계속 투쟁한다면 최후의 승리는 동지들의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동운동의 탄압을 위해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만큼 민주노조 전체가 투쟁의 과제를 안게 됐다"며 "앞으로 진행될 투쟁에 공공연맹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양경규 공공연맹 위원장은 "국민의 안전에 절대 심대한 위협을 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한 것은 결국 자본의 앞잡이임을 시인한 것"이라며 "사측이 여러 번 양보안을 냈던 것처럼 강조하지만 사실은 노조 무력화 이외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정부와 아시아나항공 사측을 성토했다. 더불어 "아시아나항공 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닌 70만 조합원 전체에 대한 선전포고인 만큼 단결 투쟁으로 돌파하자"고 주문했다.

  김영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
김영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도 연단에 올라 "안전 운항만을 위한 것이었던 우리의 요구가 무참히 짓밟혔다"면서 "이제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할 것이지만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와 아시아나항공노조의 투쟁에 대해서도 "끝까지 지지하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영근 위원장은 연설 시작과 마무리 즈음에 "함께 투쟁한 동지들께 감사한다"며 모자를 벗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기도 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45일째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해태제과노조 조합원들이 대거 참석하여 아시아나조종사노조와 서로 박수를 보내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강욱 화학섬유연맹 위원장은 "해태제과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제시하기로 해 파업 마무리 채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시아나조종사노조에 대한 긴급조정권 발동 소식을 듣고 이를 철회했다"고 전하고 "정부가 과자회사에도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려고 하냐"며 비판했다.

그밖에 대한항공조종사노조와 9일 쟁의행위를 결의한 아시아나항공노조가 결의대회에 참석했지만 지하철노조, 화물연대 등 당초 연대투쟁을 결의했던 운수연대 소속의 노동자들은 몇몇 간부를 제외하곤 참석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은 결의대회를 마친후 버스로 김포공항까지 이동한뒤 해산식을 가졌다. 업무 복귀는 12일부터 실시하며 긴급조정권 발동 이후 주어진 시한 동안 합법적인 절차 내에서 이번 사태에 최대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