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이들은 7일 쌍용차 평택공장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평택구치소에 수감 중인 쌍용차 노동자들을 면회하고 6일 오후 4시 30분경 평택공장으로 왔다. 그러나 방문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쌍용차 구사대와 용역이 공장에 진입할 26일 당시 사복 체포조에 의해 연행돼 구속된 김정욱 기획부장을 검찰 조사로 인해 만나지 못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정문을 사이에 두고 국적이 다른 노동자들은 악수로 반가운 인사를 나눴고, 프랑스 노동자들은 CGT라 적힌 배지를 나눠주며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 지지 의미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고맙다'는 인사로 답했다. 쌍용차 파업 투쟁의 의미를 A4 용지에 직접 적어 전해주기도 했다.
프랑스 금속노조 관계자들은 주한 프랑스대사관을 방문해 '쌍용차 파업'에 대한 의견을 전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쌍용차에 공권력을 투입하지 말라”는 편지를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해 의해 출입을 제지당한 채, 쌍용차 노동자들과 인사를 나누던 크리스티앙 필로쵸스키 국제부장, 자비엘 페트라치 남서지역 지부장을 만나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 크리스티앙 필로쵸스키 국제부장(왼쪽), 자비엘 페트라치 남서지역 지부장(오른쪽) |
먼 걸음 했다. 쌍용차 평택공장을 찾은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쌍용자동차에서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싸우는 노동자에게 '연대'를 전달하기 위해 찾아왔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위기라고 하는데 우리가 판단하건데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아니다. 노동자 ‘고용’의 위기다. 경제위기를 활용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상황을 보면 자동차 산업, 즉 자본은 과잉생산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경제위기는 노동자의 책임도, 노동자의 탓도 아니다. 노동자에게 부담을 지우고 책임을 전가하려고 하고 있다. 프랑스도 자동차 산업에서 노동자들의 해고가 빈번하고, 특히 경제위기를 활용해 비정규직의 해고가 많다.
경찰에 의해 출입을 거부당했다. 한국에서는 파업 중이거나 투쟁하는 노동자를 경찰이 막는 일이 빈번하다. 프랑스는 어떤가
프랑스도 가끔가다 경찰이 막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것이다.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 엄포를 놓기 위해 있다가 가버린다. 그러나 가족들 가방을 다 조사하고 담배를 막고… 이곳이 어느 나라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쌍용차 방문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경찰병력이 공장 주위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충격이 크다. 프랑스인 생각에 경찰은 시민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공무원으로 고용되어 있다. 쌍용차에 와서 보니 경찰이 자본가를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공장 농성장의 안전, 치안을 위해 경찰이 있는 것이 아니라 농성자에게 위압감을 주기 위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쌍용차 사태에 나설 것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옳은 것이다. 정부의 역할이 납세자인 국민의 세금으로 경찰을 배치하는 것뿐이라는 현실이 슬프다.
쌍용차 사측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를 ‘외부세력’이라 규정하고 출입을 막고 고소했다. 경찰은 금속노조 간부들을 포함해 쌍용차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62명을 소환할 방침이다. 프랑스에서도 파업을 지지하는 노동자들을 ‘외부세력’이라 규정하는가
그런 일 없다. 프랑스에서는 기업별 노조든 지역노조든, 전국금속노조 간부라도 어떠한 차별이 없다. 수시로 공장을 출입하고, ‘외부 세력’으로 찍히지 않는다.
6월 26~27일 쌍용차 사측 직원들은 구사대로 둔갑하고 용역을 동원해 공장진입을 했다. 프랑스에서 사측이 용역을 동원하기도 하는가
프랑스에서는 용역업체 직원들을 고용해서 조합원을 막거나 폭행하는 이런 일은 없다. 2년전 프랑스 르노 자동차 생산직 노동자들이 파업할 당시 ‘사무직 노동자’들이 구사대 역할을 했었다. 사용자는 사무직 노동자를 구사대로 만들어 임의적으로 노동자간의 충돌을 일으킨다. 그 사건으로 5명의 노동자가 폭력행위로 해고 되었다. 5명은 복직투쟁을 벌였고, 그 중 현재까지 2명이 복직되었다. 반대로 다른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사용자가 교섭을 성실하게 하지 않자 성실교섭을 요구하며 48시간 감금한 적이 있었다.
▲ 쌍용차 노동자가 쌍용차 사측이 구사대로 둔갑하고 용역을 동원해 공장진입을 하는 사진을 내밀었다. 사진을 보는 프랑스 노동자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
한국정부, 쌍용차 사측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단체교섭권은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권리이며 핵심적인 권리로 간주되었다. 자신의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싸우는 것은 정의로운 싸움이다. 국제사회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은 OECD가 정하는 다국적기업 운영 가이드라인을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가이드라인에는 단체교섭 등이 명문화 되어 있다.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프랑스로 돌아가 한국의 노동자들이 힘들게 싸우고 있다는 것을 전달할 것이다. 또한 노동자의 단결을 다지는 투쟁을 통해 더욱 강하게 단결하는 노동자가 되길 바란다.
* 통역/ 금속노조 정혜원 국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