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법원, 글리벡 복제약 허용...한국은?

한미FTA와 소극적 정부 태도로 복제약 이용 제한

인도 대법원이 초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제기한 특허권 소송을 기각했다. 국경없는 의사회와 세계 비정부단체들은 전세계 환자들의 손을 들어 준 역사적인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인도 대법원은 1일(현지 시간) 제약회사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특허권에 대해 “참신성이나 독창성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노바티스 글리벡이 이전 제품 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해석이며, 이 때문에 그 동안 초국적 제약사들이 기존 의약품을 조금 바꿔 특허기간을 연장하는 “에버그리닝” 전략도 견제받게 됐다.

  인도 대법원 관계자가 노바티스 특허권 기각 판결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http://timesofindia.indiatimes.com/ 화면 캡처]

이번 판결은 지난해 11월 초 스위스 다국적 제약회사 로슈의 C형 간염치료제 ‘페가시스’ 특허 무효, 화이자의 항암제 수텐트에 대한 특허권 상실 결정에 이은 행보로 값싼 복제약을 이용해 온 전세계 환자들의 건강권을 지킨 역사적인 판결이라고 평가된다.

백혈병 환자들은 노바티스의 글리벡을 복용할 경우 한 달에 450만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인도의 복제약을 구입하면 약 50배 저렴한 9만원 미만으로 복용할 수 있다.

전체 12억 인구 중 40%가 하루에 1 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계를 꾸리는 인도인의 90%는 인도 제약회사에서 의약품을 구매한다.

다른 지역의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세계 8백만명의 HIV 감염인 중 80%는 인도에서 생산된 복제약을 복용하고 있다. 인도 대법원은 이번 판결로 세계 도처 특히 개발도상국 환자들의 권리를 보호했다”고 밝혔다.

세계의 약국이라 불리는 인도에는 2만개 이상의 중소 제약회사들이 존재한다. 이들 다수는 국제제약회사들의 복제약을 생산하며 세계 복제약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환자들은 최대 95%까지 저렴하게 의약품을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초국적 제약회사들은 복제약 생산 판매를 허용하는 인도의 제도를 공격해 왔다. 인도는 2005년 초국적 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WTO 가입한 후 특허에 관해 국제기준에 따르라는 압력을 받고 있기도 하다.

2006년 인도 법원에서 특허분쟁을 시작한 노바티스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질병에 대한 의학적인 진보를 제한하기 때문에 환자에 대해서는 퇴보”라고 밝혔다.

국내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등 건강권 보장을 위한 시민사회단체도 2일 성명을 내고 이번 판결이 초국적 제약회사에 맞선 “전 세계 환자들과 활동가들의 연대투쟁의 승리”라고 환영했다.

단체들은 초국적 제약회사들의 특허권 남용을 제한하는 인도 모델은 이제 아르헨티나와 필리핀 등 다른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한미FTA와 사실상 제약회사 편에선 한국 정부 때문에 제한되고 있다고 지목했다.

이들은 한미FTA가 특허에 대한 사전이의신청금지, 허가-특허 연계, 투자자국가소송 등 초국적 제약회사에게 유리한 조건을 허용하는 한편 한국 정부는 복제약 출시를 막으려는 특허권자의 불공정한 행위에 소극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에서는 2012년에만 노바티사 글리벡 구매에 건강보험재정이 1천억 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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