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사내하도급법, 대법 불법파견 판례 와해토록 설계”

은수미, 조목조목 비판...한노사연 포럼서 환노위 법안심사소위 위원들 토론

국회 환경노동위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한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사내하도급법)을 두고 “대법원이 불법 파견이라고 명백하게 판례로 구축한 조항이 모두 와해되도록 설계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5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국회 의정관 101호에서 주최한 100차 노동포럼 토론자로 참석한 은수미 의원은 함께 토론자로 참석한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에게 사내하도급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도 참석해 여야 3인의 환노위 법안심사소위 위원들이 장외에서 처음 얼굴을 맞대고 사내하도급법안 논쟁을 벌인 셈이 됐다.

사내하도급법안은 대법원이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한 후 사회적 문제가 되자 새누리당이 총선 1호 공약과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법안이다. 지난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사내하도급법을 법안심사소위 안건으로 상정해 여야가 격론을 벌였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은수미, “대법이 판례로 확립한 불법 규정 모두 사라져”

은수미 의원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대법원은 이러저러한 것은 불법파견이라고 명백히 판례로 구축했다”며 “그런데 사내하도급법은 이 판례를 전형 반영하지 않는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법이 판례로 불법이라고 확립한 모든 규정이 사라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판례를 통해 불법파견이라는 판단 기준을 제시했는데 사내하도급법안이 이런 기준을 무력화 시킨다는 것이다.

은수미 의원에 따르면 법안은 사내하도급을 원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자라고 정의해 근로자 파견과 유사한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수급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면서도 작업특성상 불가피한 경우 수급사업주의 협조를 받아 인사노무와 사용자책임에 개입해 인사노무 상 권한 등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원청사업주가 직무교육을 위한 시설편의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이런 내용은 모두 대법원이 불법이라고 규정한 것들이다.

은수미 의워은 “사내하도급법안의 수급사업주 조항은 대법원이 불법파견 증거로 제기한 부분인데 사내하도급의 정의나 개념으로 넣어 놨다”며 “원청사업주가 직접 직업훈련을 실시하여 원청 소속 근로자와 동일하게 직무능력관리를 수행할 수 있게 한 부분도 대법이 불법파견이라고 규정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은수미 의원은 또 사내하도급법안이 사용자의 책임을 대부분 노력의무로 규정해 실효성도 없는 입법이라고 비판했다.

은 의원은 “‘원청이 사내하도급 노동자의 고충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한 노력조항 자체도 대법이 불법파견의 징후로 판단한 부분”이라며 “새누리당의 사내하도급법은 대법이 불법파견이라고 한 모든 조항이 와해되도록 내부 설계가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법안은 정규직으로 직접고용 된 노동자나 현재 파견으로 제한 허용된 노동자를 불법파견으로 전환 할 수 있도록 열어놓은 법”이라며 “그런데 이런 법조차도 형사처벌 수준이 기간제법 등에 견줘 굉장히 낮다”고 덧붙였다.

은수미 의원은 이종훈 의원에게 “새누리당 스스로 사내하도급 대부분이 불법파견임을 공표한 것이나 다름이 없는 법”이라며 “법 논리상 불법파견을 사내하도급으로 만드는 것이다. 현실과 이상의 문제가 아니다. 반드시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종훈, “불법파견 늘어난다는 주장 동의 못 해”

은수미 의원에 앞서 토론을 벌인 이종훈 의원은 “현실과 이상에서 이상만 너무 추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종훈 의원은 “사내하도급법에는 나름 진정성이 있다”며 “새누리당은 규제의 사각지대 문제를 우려하고, 공정규제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2007년 박근혜 당시 의원이 차별시정 대상에 사내하도급근로자를 포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발언도 했다. 대통령도 굉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노동공약을 만든 당사자다.

이 의원은 “사내하도급법이 불법파견을 인정하는 몇몇 조항이 보인다는 비판이 있는 것을 안다. 저희도 당 내부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법안 심사소위 협상 과정에서도 그런 부분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면서도 “다만 이 법을 제정하면 불법파견이 도리어 늘어날 것이란 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만약 이 법이 없이 불법파견에 대해 강하게 규제하면 기업은 사내하도급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 법으로 차별을 금지시키고 다른 규제를 같이 할 때 그런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의원은 “불법파견 해결이 우선이라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미 대선 공약에서도 한명이라도 불법파견이 인정되면 동일한 업무에 속한 사람들을 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하고, 직접고용 하도록 하는 확대 적용 명령제를 이미 도입했고, 실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상시지속적 업무의 무기계약과 직접고용 원칙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면서도 “대선 공약을 개발하면서 어려운 점은 상시지속 업무를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였다. 법 한 줄로 수많은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서 (노동)유연성 문제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심상정, “불법파견 문제 해결 의지부터 보여야”

심상정 의원은 “이종훈 의원과는 말이 잘 통하고, 실제 노동문제 심각성 인식과 전향적 해결 의지 갖고 계신다. 진정성은 의심하지 않는다”면서도 “현재 노동현실이나 정치적 역학 관계를 볼 때 사내하도급법이 진정성을 인정받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심 의원은 “법안소위에서 얘기됐던 진성도급 노동자들의 차별시정이라는 진정성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논란이 되고 있는 불법파견 문제에 정부여당이 책임 있는 의지를 보여야한다”며 “사용자 개념 확대를 비롯해 하도급 노동자도 헌법상 노동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보장 되는 정도의 전제가 있어야 진정성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사내하도급이 전방위적으로 확대가 되는 이유는 비용 문제도 있지만, 기업들이 기본적으로 규제를 기피하기 때문”이라며 “근로기준법, 파견법, 직업안정법의 규제에서 원청이 자유롭기 위해 사내하도급을 선택하는 측면이 많다”고 강조했다.

심상정 의원은 “정규직 노조도 사내하도급을 경영상 구조조정의 완충장치로 활용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며 “정규직노조의 성찰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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