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본부는 비정규센터를 통해 서울지역 비정규직 노동자조직화, 권익보호와 복지증진, 노동환경개선을 통한 노사관계 안정화, 노조설립 등을 지원하는 지역 센터를 구상하고 있다.
아직 계획이 구체적으로 완성되진 않았지만, 서울본부 회의 등에 공개된 초안에 따르면 상근 인력 10여명을 채용하고, 시민 노동법률학교, 노동인권교육, 노동상담 및 법률구조사업, 비정규직 근로조건 개선사업, 비정규직 노조 설립 지원 및 자문 사업, 저소득층 노동조합원 주거환경개선 사업, 비정규직 노동자 자녀 장학금 사업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서울본부의 비정규지원센터 사업계획을 두고 ‘서울지역운동 강화를 위한 모임’(서울모임)은 15일 민주노총 게시판 등에 성명서를 내고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서울모임이 제기한 서울본부의 비정규센터 지원금 수령 계획의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지자체 보조금 수령이 민주노총 방침에 정면으로 위배 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2001년 대의원대회에서 “건물, 토지 등 부동산과 최소한의 관리유지비를 포함한 비용으로 제한한다”는 원칙을 정한 바 있는데다 비슷한 사례를 추진한 민주노총 경남본부에 대해 민주노총 중앙위원회가 ‘방침위반’이라며 불승인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모임은 “당시에도 이재웅 현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민주노총 중앙위원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민주노총의 결정에 대해 모를 리가 없다”며 “그럼에도 지자체로부터 20억에 달하는 예산을 받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은 민주노총의 방침과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 |
▲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이재웅 민주노총 서울본부장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서울모임,“서울시 직접 교섭 노조들 투쟁에 영향 미칠 것”
서울 모임은 이어 20억 지자체 예산 보조금 수령이 민주노총 서울본부 뿐 아니라 민주노총의 자주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위험성이 있다고 봤다.
민주노총 서울본부의 2013년 예산이 6억 6천 만 원 수준인 상황에서 서울본부가 서울시로부터 20억 원을 지원받으면 서울시와 직접 교섭이 필요한 여러 노조들의 투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울 모임은 “‘돈은 받아도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필요하면 돈을 준 지자체와 투쟁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싶은가?”라며 “직고용 전환에서 배제되어 투쟁중인 다산콜 노동자들, 서울시의 일방적 정년방침으로 조합원 40%가 집단해고 될 위기에 처한 서울시립대 청소노동자들, 버스준공영제 감사 및 제도개선을 요구하며 싸우는 민주버스 서경지부 투쟁에 대해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어떠한 투쟁을 계획하고 있으며, 서울시와 어떻게 투쟁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서울모임은 또 사업이 음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웅 본부장이 지난 3월 서울본부 대의원대회에서 서울시 예산지원 관련 한 대의원의 질문에 “그런 계획은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했는데도 ‘20억 예산지원’을 근거로 한 센터 설립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모임은 “서울시 예산이 상반기 중 갑자기 잡혔을 리 만무하고, 이미 지난해부터 서울본부와 서울시가 교감하고 예산을 배정하고 있었으면서도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서울모임은 “민주노총의 방침을 어겨가면서 지자체 보조금을 지원받아야 가능한 사업을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 집행한다는 것은 서울본부의 규정에도 위배되는 행태”라며 “게다가 지역비정규센터 설립과 관련한 서울본부 현 집행부의 사업추진방식은 지난해부터 여러 곳에서 해당지역 단체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서울본부 내부뿐 아니라 서울본부와 함께 해온 여러 단위들과의 소통과 토론없이 독선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비정규센터 설립계획은 연대세력들을 등 돌리게 하는 참담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웅, “박원순 시장과 직접 운영 논의...예산 책정돼 있어”
하지만 이재웅 서울본부장은 박원순 시장 당선 당시 야권연대 공약사항인데다 자신의 공약사항이라 비정규센터 추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웅 본부장은 <참세상>과 통화에서 “선거 과정에서 노동복지 센터를 통해 비정규직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기본입장이었다. 사업이 진행되면 운영위를 통해 조직적으로 결정하면 된다”며 “이미 서울본부 전체 지구협과 합동운영위에서 결의하고, 운영위 간담회에서 내용을 공유했다”고 반박했다.
이재웅 본부장은 “원래 야권연대 과정에서 합의된 것은 매년 75억을 비정규직 사업에 배정하기로 했지만, 지난 해 각 지역 센터 건설 과정에서 서울본부 직접 운영을 부정하고 여기저기 조직들이 자기들이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서울본부가 그 사업을 하지 못했다”며 “이 문제를 놓고 (박원순) 시장과 오랫동안 얘기를 해왔다. 서울본부가 다시 직접 운영을 한다는 요구를 한거고 올해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구체적인 사업추진 시기를 두고는 “이미 서울시 예산이 책정된 상황이며, 서울본부 내 추진단이 꾸려져 있어 추진단이 매달 셋째 주 수요일(이달은 7월 17일)로 예정된 운영위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통과되면 바로 추진할 수 있다”며 “그동안 간담회도 하고 연맹별로 토론회도 해서 정리는 거의 다 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민주노총의 자주성 훼손 우려 제기에 대해선 “원론적인 제기”라며 “자체적으로 운영에 대한 투명성이나 민주성을 담보해야할 문제가 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사회 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심각한데 누구도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이에 대한 조직적인 반성이 있지 않고는 비정규직 조직화는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이 본부장은 또 “서울시가 비정규직 문제에 가장 우선적으로 행정을 집행하려고 하는 거고, 서울본부가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 통로가 아니면 지금은 비정규 문제 해결이 어렵다. 서울시로부터 재정이 확보되면 인력을 배치해 본격적으로 비정규직을 조직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서울본부가 비정규 노동자를 위해 한 사람도 사업을 배치할 역량이 안 되는 상황에서 비정규직 운동에 전망이 있느냐의 문제”라며 “이번 기회에 서울시를 통해 직접 해보자는 결의를 모아 우리가 요구한 것이며, 시간이 너무 흘러 결정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어 드러내지 못했는데 지금 결실을 내고 있다. 그동안 회의과정에 누누이 확인된 내용이라 색다른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제를 제기한 서울모임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이런 문제를 제기하려면 공개적으로 떳떳하게 해야 하는데 토론이나 문제제기도 숨어서 하니 비겁하다“며 ”삼성전자서비스의 현실을 봐서 알겠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건들기만 하면 터지는 상황인데 그걸 우리가 접근 못한다는 것은 반성할 부분이다. 문제제기하는 사람들이 먼저 열심히 해서 비정규직 조직화 성과라도 가져오고 우린 이렇게 하고 있다고 해야 하는데 자기들이 배부르니까 이 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서울모임은 이재웅 본부장의 생각과는 차이가 많이 났다. 서울모임은 성명서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과 투쟁을 책임지는 사업에 돈을 논하기 전에 서울본부의 계획과 현실 투쟁에 얼마나 복무하고 있는지를 먼저 돌이켜 봐야 한다”며 “2000년대 초반보다 예산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서울본부가 그때보다 비정규직 투쟁을 더욱 가열 차게 조직하고 있는지 스스로 평가해 본다면 무엇이 우선인지는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