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통상임금 공개변론 앞두고 변론권 제한 논란

박근혜 대통령 관련 PPT자료 쓰지 마라?...최종변론 중 30초 부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오는 5일 통상임금 소송 공개변론을 여는 가운데 대법원이 노동계쪽 변호인단의 변론권을 부당하게 제한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공개변론 당일 사용할 PPT(프레젠테이션) 자료 중 박근혜 대통령이 통상임금 소송을 언급하는 부분에 대한 자료를 대법원이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공동변호인단에 따르면 대법원이 문제 삼고 있는 PPT 자료의 변론 내용은 “재계 및 박근혜 정부의 압력으로 벗어나 대법원이 법리적인 판단을 해 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반론”이다. 최종변론 중 30초가량 진행된다.

노동계 공동변호인단 소속 변호사 A씨에 의하면 변호인단은 공개변론 당일 사용할 PPT를 지난 8월 30일 대법원에 제출했다. 먼저 대법원은 PPT 자료 중 최후변론에 사용될 ‘한겨례 신문기사’와 ‘뉴스타파 캡처화면’을 문제 삼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상임금 소송에 대하여 언급하는 부분으로, 이것을 공개변론 내용에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A씨는 “대법원이 PPT 자료의 내용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적절하고 이것은 부당한 변론권 제한이라고 반발했다”면서 “대법원이 한 발 물러서는 것으로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공개변론을 불과 이틀 앞둔 9월 3일,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이날 오후 3시 30분경 대법정에서 변호인단의 공개변론 연습이 있었다. A씨에 의하면 법원직원들은 대법정에서 나가지 않은 채 공개변론 연습장면을 촬영했고, PPT 화면을 다시 문제 삼았다. 그는 같은 날 저녁 대법원 쪽에서 관련 내용 삭제를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다.

A씨는 “공개변론 연습 때 대법정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가달라고 했지만 나가지 않았다”면서 “이미 PPT 자료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 최종변론도 문제 삼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 변론연습이 약간 망설여졌지만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개변론 연습이 끝나고 대법원에서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대법원에서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문제가 되는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PPT 화면뿐만 아니라 변론내용까지 문제가 있으니 영상뿐만 아니라 발언도 하지 말라고 했다”며 “결국 공개변론 연습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고 대법원은 자체 검열을 통해 부적절하다고 판단된 부분을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대법원에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하자 대법원측은 최종 변론 때 PPT 화면을 활용할 수 없다고 했다. 내용삭제에 동의하지 않자 관련 기구 사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부당한 변론권 제한이다”고 비판했다.

노동계쪽 공동변호인단 변호사 B씨는 “재판에서 통상임금과 관련된 사항은 자유롭게 다둘 수 있어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변호인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지만, 최소한의 협의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대법원이 다시 내용삭제 등을 통보했다”면서 “변론권이 제한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충청>은 대법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3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편 민주노총은 통상임금 소송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 대한 정계, 재계의 부당한 압력을 규탄하고, 사법부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하며 4일 오후 1시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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