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무력화’ 교육부, 국정 전환도 내비쳐

서 장관 “2015년경 교육과정 개정 과정서 공론화”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포함한 8종의 한국사 교과서를 최종 승인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최대현 [출처: 교육희망]

고교 <한국사>교과서에 대한 수정명령으로 검정 제도 취지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사는 교육부가 오는 2015년경에는 국정 전환을 공론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라이트 성향의 교학사 <한국사> 사태를 기회로 국정교과서로 바꿔 국가의 개입과 통제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역사학계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10일 <한국사>교과서 최종 승인 내용 브리핑 자리에서 “교과서 검정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밝혔다. 그 시점은 2015년경으로 제시했다.

서남수 장관은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이미 착수됐다. 이 개정을 하게 되면 오는 2015년경에 모든 과목에 대해서 총론부터 각론까지 새롭게 개정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여기에 따라서 교과서가 개발이 돼 2018학년도부터 사용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이 과정에서 검정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보완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검정 체제 개편에는 국정으로의 전환도 포함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서 장관은 국정교과서 전환 논의에 대해 “장관이 일방으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서 장관은 “전체적으로 교과서 체제나 교육과정 총론이나 평가나 이런 부분에 대해 종합으로 어떻게 시스템을 개선할 것인가 하는 것을 논의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정책 결정을 하게 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들과 정호원 국무총리가 “국정 교과서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논란을 일으킨 문제를 주무부처인 장관이 비교적 상세한 밑그림을 제시한 것이다.

역사학계와 시민단체는 “교학사 <한국사> 검정 취소가 아닌 다른 교과서에도 수정명령을 내려 교과서 검정 제도를 훼손한 장본인이 더 나아가 검정 제도 자체도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강만길 전 고려대 교수와 이만열 전 숙명여대 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 서중석 전 성균관대 교수 등 원로급 한국사 교수들은 지난 달 21일 국정 전환 시동 조짐이 보이자 “시대착오적 망발”이라고 규정하며 “정권의 입맛에 맞는 한 가지 역사해석만을 획일적으로 주입시키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준식 역사정의실천연대 정책위원장(연세대 교수)은 “교학사 교과서를 구하려고 검정을 거친 지 3개월 만에 수정명령을 발동한 것이 교육부가 직접 검정제를 무력화한 뒤 이를 이유로 국정으로 가겠다는 작업이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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