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울산저널] |
2003년 비정규직투쟁위원회, 비정규직노조 결성
노동부 불법파견 판정으로 2005, 2006년 파업
추위와 배고픔 견디며 벌인 25일 점거 파업
신규 채용안 맞서 296일 송전철탑 고공 농성
수십억 원 손해배상 15건...“소리 없는 살인”
“10년 동안 많이 맞았다. 힘들지만 꼭 이길 것”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의 전신은 10년 전인 2003년 5월 결성된 현대차 비정규직투쟁위원회(비투위)다. 비투위는 그해 7월 현대차비정규직노동조합으로 전환했다. 이듬해 현대차 비정규직노조와 정규직 노조는 노동부에 사내하청업체들을 불법파견으로 진정했다. 노동부는 노조가 진정한 업체 대부분이 파견법을 위반했다고 판정했다.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에 따라 현대차비정규직노조 5공장사업부 조합원들이 2005년 1월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5공장 노동자들의 파업 농성은 그해 9월 하순까지 이어졌다. 이 농성으로 100여명이 해고됐다.
2005년 9월 4일 부경기업 해고자 류기혁 조합원이 공장 밖에 있던 노조 사무실 옥상에서 목을 매 숨졌다. 이튿날 새벽 노조 간부와 해고자 등 4명이 승용3공장 베타엔진공장 앞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그해 10월 정규직 노사와 현대차비정규직노조는 두 차례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벌였다.
2006년 울산지방검찰청은 노동부가 고발한 현대차의 파견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혐의 판정을 내렸다. 중앙노동위원회는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이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기각했다. 노조는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로 전환하고 파업을 벌였다.
2007년 부산고등법원은 노동부의 고발에 대해 원심과 마찬가지로 불법파견 혐의가 없다고 판결했다.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도 패소했다. 이듬해 서울고등법원도 사건을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0년 7월 22일 상고심에서 "2년 이상 근무한 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판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 판결에 따라 2010년 11월 15일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승용1공장 CTS(도어 탈착 작업장)를 점거하고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5일 동안 파업 농성을 벌였다. 첫날 1,000여명이 일하다 작업조끼를 입은 채로 CTS에 올라왔기 때문에 먹을 것도 없었고 추위를 막을 채비도 하지 못했다. 장소도 비좁았다. 이튿날 500여명을 내려 보냈다.
당시 1공장 대의원이었던 비정규직지회 김성욱(사진) 지회장은 추위와 배고픔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 침낭이 턱없이 모자라 비닐을 덮고 잤다. 처음 며칠은 하루 한 끼라도 김밥 같은 먹을거리가 올라왔지만 그마저도 끊겨 어떤 날은 초코바 한 개로 떼웠다. 화장실이 두 칸밖에 없어 수백 명이 한 시간씩 줄을 서야 했다. 현대차 회사는 전기와 물 공급을 끊고, H빔으로 창문을 부수며 농성장 진압을 시도했다. 농성 조합원들 가족에게 연락해 농성을 풀지 않으면 징계하겠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25일 동안 농성을 풀지 않았다. 농성 기간 중에 결혼해 신혼여행 갔다 와서 농성장에 다시 돌아온 조합원도 있었다. 황인화 조합원은 11월 20일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영남권대회에서 분신했다.
이 파업 농성으로 6명이 구속됐다. 김성욱 지회장도 이때 구속돼 울산구치소에서 석 달 동안 징역을 살고 보석으로 석방됐다. 100여 명이 해고되고 1,500여 명이 징계를 받았다. 조합비 유용 건으로 집행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하던 노조는 2012년 박현제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정상화됐고, 8월과 12월 현장 파업을 다시 벌였다.
2012년 2월 대법원은 2년 이상 근무한 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는 정규직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최종 확정 판결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 판결이 소송을 낸 최병승 씨 개인에 대한 판결이라며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는 대신 2015년까지 사내협력업체 노동자 3,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지회는 반발했지만 현대차 회사는 지난해 7월부터 2,000명 가까이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새로 채용했다.
지난해 10월 17일 밤 지회 최병승 조합원과 천의봉 사무국장이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 주차장 송전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이 농성은 지난 8월 8일까지 296일 동안 계속됐다. 김성욱 지회장은 철탑 농성으로 침체해 있던 지회가 다시 투쟁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고 평가했다. 철탑 농성을 풀고 나서 노사는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다시 열었다. 지회는 16 차례 본교섭과 12 차례 실무교섭을 통해 조합원을 우선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안을 냈지만 교섭은 성과 없이 끝났다.
현대차 회사가 낸 손해배상도 15건에 수십억 원이다. 김 지회장은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는 소리 없는 살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항소 비용만 1억 2,000만원이다. 지회는 1만 5,000원이던 조합비를 4만 5,000원으로 올려 해고자 40여 명의 생계비와 법률 비용을 대고 있다. 하지만 한 달에 60만~80만원 지급하는 활동비는 턱없이 모자라다.
지난 10월 당선된 김성욱 지회장은 상무집행위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내년 1월 중에 대의원선거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정규직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판결이 내년 1월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당장은 현장을 추스르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당선되고 나서 2주일 동안 전 사업부 조별 간담회도 마쳤다. 김 지회장은 “10년 동안 많이 맞아가면서 싸웠는데 대법원 판결을 신규 채용과 바꾸기는 억울하다”면서 “법을 지키라고 투쟁해왔고, 힘들지만 꼭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욱 지회장은 울산저널이 비정규직 문제를 늘 알려내고, 현대차에 유리하게만 보도하는 보수언론의 편향된 논조에 맞서 균형을 잡아달라고 주문했다.(기사제휴=울산저널)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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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기자는 울산저널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울산저널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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