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대법원 판결, 노동계 사실상 패소”

갑을오토텍 노동자 반발 거세...“재계 입장 반영한 정치적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가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최종 판결했지만 노동계가 사실상 패소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법원이 과거 복리후생비가 통상임금이라고 한 판결을 뒤집은 데다, 경영계가 가장 부담스러워했던 정기상여금의 3년치 소급분에 대한 임금 청구도 제한했기 때문이다.

소송 당사자인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은 이번 판결로 “현장은 대혼란”, “뒤집어엎고 싶은 판결” 등으로 평하며 실망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갑을오토텍 노동자 K씨는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했지만 내용적으로 사용자에게 면죄부를 준 정치적 판결”이라며 “하지만 어디에서도 문제제기 하지 않고 대법원이 노동계의 손을 들어준 것처럼 언론에 도배됐다”고 꼬집었다.

대법원은 18일 갑을오토텍 노동자 및 퇴직자 296명이 상여금과 여름휴가비 등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며 회사를 상대로 낸 2건의 통상임금 소송 사건 상고심에서 원고승소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판결의 관심사였던 정기상여금에 대해 대법원은 근속기간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지만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한 반면 생일축하금, 휴가비, 김장보너스 등 복리후생비는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한 노사합의는 ‘무효’라면서도 추가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을 때 기업 경영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청구할 수 없다고 정했다. 노사합의 이후 노동자들이 추가임금 소송을 청구하는 것은 기업이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지게 되고, 신의성실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다.

노동자들은 이번 판결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는 것보다는 오히려 ‘애매한 결론’이라고 일축했다. 특정 시점 재직자에게만 주는 임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한정우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부지회장은 “고정성 부분에서 상여금이던 복리후생비던 ‘재직’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여 통상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까다롭게 재직요건이라는 새로운 법리를 추가한 것으로 결국 개별 사안으로 판단해야 하는 등 논란만 남겼다”고 말했다.

특히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졌다는 일부 평가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누락된 3년치 임금 소급액을 못 받는다. 갑을오토텍 노동자들이 제기한 소송가액은 23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한국GM을 포함해 160여개에 이르는 사업장 노동자들이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 경총,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는 일제히 ‘과거 3년치 소급분에 대해 추가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다행’이라고 환영하고 나선 상황이다.

갑을오토텍 노동자 안 모 씨는 “3년 동안 싸웠는데 3년치 임금 소급분도 받지 못하고, 고법으로 파기환송해 다시 기약 없는 법적 공방을 하게 됐다”며 “말도 안 되는 노사 신의성실 원칙을 들어 추가 임금 소급분 청구를 막는 등 대법원이 자본의 손을 들어줬다. 노동자들이 모두 패소했다”고 주장했다.

한 부지회장은 “이번 판결은 3년치 임금 소급분을 주지 않는다는 판결을 넘어 앞으로도 노동자들이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말라는 의미의 판결이다”며 “실익이 없는 상황에서 회사 경영상태까지 대법원이 고려해줬는데, 어느 노동자가 소송비용까지 감당하며 나서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번 판결로 과거 3년치 임금 소급분 소송을 막고자 한 것”이라고 덧붙이며 민법상 임금채권의 소멸 시효는 3년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자 이 모 씨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노동자들에게 결국 대법원이 ‘떼먹힌 돈 받지 말라’고 판결한 것”이라며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로 향후 임금이 일부 오른다고 해도, 자본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성과급제 도입을 비롯해 하도급, 시간제 근무자 배치 등 노동유연화 전략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 씨는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동안 대법원이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해 온 판결을 제대로 재확인하지도 못했다”며 “대법원은 이미 2012년 3월 금아리무진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결했다”고 강조했다.

한 부지회장은 이번 판결에 대한 총평으로 “대법원이 노동계에 명분을 주고 재계에 실익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대법원은 장시간 저임금 등 불안정노동이 만연한 현실을 외면하고 재계의 입장을 반영한 정치적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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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빵이

    현상을 제대로 파악한 제대로 된 기사

  • 안녕하십니까?

    우리나라 노동자들 정말불쌍하다 일은 12시간 주야2교대 뺑이치는데 월급은 최저임금에 대법원까지 노동자들 죽이네